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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역을 출발한 무궁화호는 속도를 내면서 달리다가 줄이더니 북송정삼각선에 진입하였다. 여기서부터는 단선이고 급곡선이 많아서 빠르게 달릴 수 없다. 주택가 사이를 달리다가 광주선분기점(동송정분기점)에서 분기되어서 광주선에 들어서면 약간 속도를 내다가 극락강역(極樂江驛)에 도착하였다. 광주선은 단선이지만 전철화가 되어서 KTX가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극락강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이고 길지 않아서 전기기관차는 승강장 밖에 멈추었다.

 


   비록 전철화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시멘트로 포장이 된 승강장과 선로 관리 차량이 머물고 있는 유치선을 보면 영락없는 경전선의 다른 역과 달라보이지 않는다. 사실 광주 시내 경전선이 이설되기 전까지는 극락강역은 경전선의 역이었다. 극락강역 구내는 시골의 작은역 같은 분위기이지만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이곳이 광주광역시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극락강역 이정표에는 인근 역으로 광주역과 북송정역으로 나와 있다. 북송정역에는 정차하는 열차가 없으므로 실제로는 장성역이나 광주송정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극락강이라는 강이 도대체 있는가? 극락강이라는 강은 사실 없고 광주천과 영산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부터 황룡강과 합류하는 지점까지의 영산강을 극락강이라고 부른다. 그런 관계로 극락강역 근처는 극락강이 아니고 오히려 경전선이 지나가는 철교는 극락강에 해당된다. 극락강역이 생겼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주택가가 많지 않았으니 주변의 잘 알려진 이름을 사용한 셈이다.

 

 

   극락강역에는 시멘트를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광주 방면으로 하나 있고 북송정 방면으로 또 하나가 있다. 시멘트 수송은 극락강역의 주요 업무였지만 2010년 9월 1일로 중지되어서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경전선의 작은 역답게 극락강역 건물은 단층이고 작다.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전라선 옛 율촌역이나 경전선 원창역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극락강역 건물은 1959년에 만들어졌다.

 

 

   극락강역 건물이 작으니 대합실도 작다. 대합실의 벽에는 나무로 만든 긴 의자가 있고 매표소 창구는 하나만 있다. 시각표와 운임표는 승강장으로 향하는 문 위에 붙어있는데 하루에 10회 열차가 정차한다. 이중에서 4회는 광주-목포 무궁화호이고 2회는 광주-대전 무궁화호, 나머지는 광주-용산 무궁화호이다. 장거리 무궁화호가 정차하게 되고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서 이전보다 극락강역을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났다. 그러나 열차가 없는 시간대에는 대합실은 아무도 없어서 한산하다.

 

 

   극락강역 앞에는 변변한 광장도 없고 골목길이 도로까지 이어진다.

 


   극락강역은 광주선의 유일한 중간 역이다. 그런데 광주선은 단선 전철화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KTX가 운행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KTX 열차가 교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역이다. 전라선에도 여천역여수역 구간이 단선이기는 하지만 중간에 역이 없기에 교행을 하지는 않는다. 극락강역의 선로는 길어보이지는 않지만 20량이나 되는 KTX-1끼리도 교행이 가능하다. 믿어지지 않아서 직원과 이야기를 했는데 KTX-1의 길이가 거의 딱 맞아서 차량의 끝이 분기기 바로 앞에 있어서 처음 보는 운전사들은 놀란다고 하였다. 지금은 시각표 변경으로 KTX-1끼리의 교행은 드문데 이전에는 자주 있었다고 하였다. 극락강역 근처 건널목에서 보니 무궁화호 관광열차가 기다리고 있고 KTX-산천이 지나갔다. KTX-산천은 KTX-1에 비하여 차량 길이가 훨씬 짧으니 여유있게 지나갈 수 있다.

 

 

   극락강역 주변에는 고가도로가 많아서 이렇게 구내와 철길을 볼 수 있다. 하루 동안 광주를 다니면서 보니 도로가 넓고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시내버스는 자주 운행하지 않아서 오래 기다려야했다. 광주에서 편하게 다니려면 자가용을 타는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넓은 도로 밑의 단선인 광주선 철길에는 건널목이 있어서 전철화가 되었지만 예전 경전선 시절 그대로이다. KTX 운행을 위하여 전철화만 하고 겨우 유지를 하고 있는 없앨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개량할 수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극락강역을 둘러보고 나니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극락강역에서 가장 가까운 극락역입구 버스정류장으로 향하였다. 우리말의 특성 때문인지 3글자가 발음하기에는 무척 편하기에 줄이는 경우가 많다. 정식 명칭은 극락강역이지만 버스정류장에는 극락역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광주송정역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광주에서는 송정역이라고도 부른다.

 


* 답사일 : 2012년 5월 5일
  작성일 : 2012년 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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