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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안역(老安驛)은 호남선이 복선전철화가 되면서 마을 밖으로 옮겼지만 마을에는 아직도 이전에 있던 노안역의 흔적이 남아 있다. 공원이나 도로로 바뀌는 도심의 철길과는 차이가 있다.


   노안역으로 이어지던 호남선 철길이 있던 장소는 현재는 논으로 바뀌었다. 봄이 되면서 벼가 자라면서 이 자리에 철길이 있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노안역이 있던 장소에는 나무가 그대로 있어서 흔적이 남아 있다. 도시와는 달리 노안에서는 철길이 있던 터를 매각하여서 이렇게 논으로 되돌아갔다. 1914년에 철길이 생겨서 2001년까지 사용하였으니 거의 90년 가까이 사용한 셈이다.

 


   마을을 걸어서 이전 노안역 입구로 향하였다. 이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붐비던 장소였겠지만 현재는 도로 양옆에 자동차만 몇 대 주차하여 있을뿐 한산하다. 이미 노안역 건물은 철거되어서 그 모습도 알 수 없게 되어 버렸지만 나무는 베어지지 않고 그대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저 나무는 노안역의 역사를 알고 있을 터이다. 나무는 다른 용도가 하나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나무 밑에는 평상이 있어서 앉아서 편하게 있을 수 있다. 근처에 쇼파가 있어서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평상은 주민들이 만들었는데 쇼파는 밤에 누군가 몰래 와서 버렸다고 한다. 쓰레기 처리 비용을 아끼려고 여기까지 와서 버리는 걸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노안역으로 들어갔던 이전 호남선 철길은 논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전에 노안역이 있었던 터는 밭으로 사용되고 있다. 승강장의 턱만이 남아 있어서 이곳이 역이었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승객이 타고 내렸던 승강장뿐만 아니라 화물을 싣고 내렸던 승강장도 그대로 남아 있다. 턱만으로 본다면 과거의 노안역은 1면 2선에 선로가 하나 더 있었던 걸로 추정된다. 이전하기 전에 기차로 노안역을 지나간 적이 있는데 사진으로 남겨놓지 않은게 아쉽다. 물론 당시는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지 않아서 사진을 찍고 인화를 해야 볼 수 있던 시절이라서 사진 한 장도 훨씬 조심스럽게 찍었다. 나무 밑에 앉아서 쉬는데 동네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호남선 철길은 1914년에 만들어졌지만 노안역은 1939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르신은 노안역 공사장에서 일을 하셨는데 일본인들이 워낙 꼼꼼하게 공사를 해서 제대로 레일을 침목에 고정시키지 않으면 될 때까지 시켰다고 회상하셨다. 그래서인지 2001년 이후에 레일을 해체하는 공사도 무척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현재 기차가 다니는 복선전철화된 호남선 철길은 주변보다 높아서 여기서도 보인다. 그런데 근처에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산처럼 쌓여 있고 포크레인이 계속하여 작업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광주에서 발생한 산업폐기물로 여기에는 인화성 물질이 많아서 자주 화재가 발생하고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고 한다. 깨끗한 농촌 한 가운데에 이렇게 폐기물 처리장이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비록 노안역은 이전하였지만 역전 그룹은 아직도 볼 수 있다. 물론 사람이 적게 오가면서 쇠퇴한 건 어쩔 수 없다.

 

 


   쇠퇴한 역전 그룹의 영향일까? 이전 노안역에서 가장 가까운 구노안역 버스정류장도 낡아서 녹이 슨 기둥이 색은 이미 다 바랜 표지판을 지탱하고 있어서 금방이라서 넘어질 듯 하다. 여기서 나주시내버스 160번을 타고 나주나 영산포로 갈 수 있다. 참고로 광주 방면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려면 조금 더 걸어서 국도까지 나가야 한다.
 

 

* 방문일 : 2012년 5월 5일
  작성일 : 2012년 6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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