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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동남아나 유럽에서나 탈 수 있었던 저가항공이 많이 취항하였다. 우리나라 국적의 저가항공은 말만 저가이지 실제로는 기내식은 물론 수하물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가격도 그다지 저렴하지 않다. 해외 저가항공은 에어아시아(http://www.airasia.com )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취항하였다. 2012년에는 일본의 저가항공인 피치항공(Peach Aviation, http://www.flypeach.com )이 취항하였다. 피치항공은 수하물 비용은 물론 예약 수수료까지 따로 내야 하고 좋은 좌석을 지정하려면 역시 추가로 비용을 내야 한다. 물론 저렴한 요금은 환불이 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http://www.ftc.go.kr )의 시정 권고로 우리나라 출발 항공권에 한해서만 일부 환불이 가능해졌다. 대신에 대한민국 출발은 각종 비용이 그만큼 비싼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취항할 때에 비해서는 엔화 가치가 많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원화 수수료는 변하지 않고 있다.


   피치항공 이용시에 가장 긴장되는 부분은 국제선 50분 체크인이다. 국제선은 출발 50분 전까지만 체크인을 받고 1분이라도 늦으면 체크인을 받지 않는다. 비행기 출발 1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은 나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집에서 준비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예상보다 나오는 시간이 늦어져서 경기고속(http://www.buspia.co.kr )에서 운행하는 공항버스 7400번을 탔다. 일산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는 이외에도 명성운수 3300번(노선도 보기)이 있다. 명성운수 3300번과는 달리 짐을 아래에 따로 싣을 수 있고 좌석이 우등고속 방식으로 되어 있다. 다만 배차 간격이 15~20분인 3300번과는 달리 7400번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저녁 퇴근 시간대라서 김포대교에서 교통 체증이 있어서 레이크폴리스에서 인천공항까지 63분이 소요되었다. 인천공항에 버스가 도착한 시각은 19:34. 다행히 아직 여유가 있지만 조금 더 늦어서 다음 버스를 탔다면 피치항공 비행기를 탈 수 없겠다.

 


    바로 J구역에 있는 피치항공 체크인카운터로 향하였다. 피치항공의 체크인카운터는 고정되어 있는게 아니라 같은 날 항공편이라도 달라질 수 있기에 공항에 도착해서 전광판을 보고 찾아가야 한다. J32-J36을 자주 사용하는 듯 하다.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체크인을 하고 배낭을 수하물로 보냈다. 돌아오는 항공편은 피치항공이기는 하지만 별도로 예약을 했기 때문에 체크인을 할 때에 직원에게 보여주었다. 돌아오는 편이 없으면 일본 입국이 거절되거나 체크인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 체크인을 끝냈을 때가 19:40이었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간단히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를 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비싸게 사 먹어야 하고 좌석이 워낙 좁아서 먹기에도 좋지 않다.


   20:01에 보안 수속을 위하여 들어갔다. 저녁이 되면서 출발하는 비행기 수가 줄어들어서 보안 수속으로 들어가는 줄은 없고 안에도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금방 끝내고 출국 수속까지 마쳤다(20:10).

 


   인천공항은 워낙 크기 때문에 출국 수속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건 아니다. 외국 항공사는 대부분이 셔틀열차인 스타라인(Starline)를 타고 가야 하는 탑승동에 가야 한다. 지하로 내려가면 스타라인을 탈 수 있는 승강장이 있다.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 안내방송이 나온다. 원래 스타라인 열차는 2대가 운행하고 있지만 비행기 운행이 적은 저녁이라서 1대만 운행하고 있었다.

 


   스타라인은 부산도시철도 4호선이나 의정부경전철(http://www.ulrt.co.kr )처럼 차량의 바퀴는 타이어로 되어 있다. 여객터미널과 탑승동만 오가기 때문에 두 대가 각각의 단선에 왕복 운행을 하고 있다. 무인 운전이기는 하지만 입국하는 승객과 섞이는 걸 막기 위하여 출입문이 여닫는 건 직원들이 감시를 하고 있다. 20:14에 여객터미널을 출발하여 2분 뒤에 탑승동에 도착하였다. 스타라인은 전구간이 지하라서 특별히 볼 게 없다.

 


   탑승동에도 출발 안내 전광판이 별도로 있다. 탑승동에서 비행기를 타는 경우에는 시내나 인터넷 면세점에서 주문을 한 물건을 여기서 받는다. 먼저 면세품을 수령하고 나서 119번 탑승구로 가서 계류장을 보니 피치항공 비행기가 도착해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20:50에 출발할 예정인 비행기가 도착 지연으로 20:45에 탑승 개시를 한다고 나와 있었다. 5분만에 모든 승객이 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출발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출발이 늦어지만 도착도 늦어지고 막차를 놓치게 되면서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정녕 정시 출발과 정시 도착은 나의 꿈이었단 말인가?

 


   예정대로 20:45에 탑승이 시작되었다. 피치항공 비행기는 최대한 많이 태울 수 있도록 좌석 간격이 좁아서 타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예정보다 14분이 늦은 21:04에 비행기의 문을 닫고 탑승교에서 빠져나왔다. 피치항공 홈페이지에 나오는 운항 현황 안내(http://www.flypeach.com/kr/flightStatus.aspx )에서 표기되는 시각은 바로 이 시각이다.

 


   인천공항처럼 비행기가 많이 뜨고 내리는 공항은 탑승교에서 나와서 이륙하기까지도 시간이 꽤 걸린다. 다행히도 저녁 시간대라서 비행기 편수가 줄어들어서 10분이 지난 21:14에 활주로에서 이륙을 시작하였다. 인천공항 홈페이지에 나오는 운항 정보의 여객 출발 시각(http://www.airport.kr/airport/flightinfo/IhDepStatusList.iia )은 바로 이 시각이다. 비행기가 많은 낮 시간에는 탑승교에서 나와서 이륙까지 20분 이상 걸리기도 한다.

 


   늦게 출발했지만 기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비행기이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다. 편서풍이 강한지 비행기는 1,000km/h를 넘기면서까지 일본으로 날아갔다.

 

 

   다행히도 비행기는 예정 시각인 22:30에 칸사이국제공항[関西国際空港, http://www.kansai-airport.or.jp ]에 무사히 착륙하였다. 피치항공 비행기는 칸사이국제공항에서는 탑승교에 연결하지 않고 제2터미널 앞의 계류장에서 멈추었다(22:33). 내가 배정받은 자리는 뒤쪽 창측이라서 뒤쪽 출입문으로도 탑승계단이 연결되기를 기대하였으나 오늘은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 마지막 편이라서 그런지 앞쪽 출입문에만 탑승계단이 설치되어서 승객들이 내렸다.


   차례차례 내리다 보니 나는 도착 8분이 지난 22:41에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넓은 통로이니 전속력으로 뛰었다. 내린 승객들을 계속하여 앞질러서 2분만에 입국 심사장에 도착하였다. 외국인 입국 심사대에는 3명 정도만 기다리고 있어서 금방 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여권에 일본 입국 스티커가 워낙 많아서 이제는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는다.


   22:46에 입국 심사를 끝나고 보니 아직 수하물이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에 수하물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하였다. 배낭을 챙겨서 세관 서류를 내고 나왔다. 시계를 보니 22:51. 비행기가 인천공항에서 늦게 출발하였지만 제 시각에 나왔다.

 


   출발편은 없고 도착편만 남은 제2터미널 건물은 한산하였다. 코베산노미아[神戸三宮]로 가는 마지막 리무진버스 출발까지는 9분이나 남았다. 리무진버스에 화장실이 있기는 하지만 이용하려면 불편하므로 미리 화장실에 갔다왔다. 물론 제1터미널로 가면 오사카로 가는 기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코베까지 간다고 해도 페리를 탈 수 없다.

 


   리무진버스 승차권을 자동판매기에서 구입하고 탔다. 이 버스는 23시 정각에 제2터미널을 출발하여 제1터미널에 정차하였다. 여기서 많이 타면서 통로의 보조좌석까지 펴서 앉아야 할 정도였다.

 


   리무진버스는 고가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80km/h로 달렸다. 늦은 밤이니 교통체증은 없어서 예정보다 약간 빠른 0:16에 코베산노미야에 도착하였다. 버스는 고속버스 승강장에 정차하였다.

 


   나의 일정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신항제3수제(新港第三突堤, 신코다이산톳테이)에서 출발하는 점보페리(ジャンボフェリー, http://www.ferry.co.jp )를 타고 시코쿠[四国]의 타카마츠[高松]로 가야 한다. 산노미야 버스정류장에서 신항제3수제까지는 천천히 걸어가도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밤이어서 인적이 드물지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날씨가 춥지 않아서 좋았다.


   0:36에 점보페리를 탈 수 있는 신항제3수제에 도착하였다. 승선권을 구입하여서 리츠린2(りつりん2)에 승선하였다. 작년 가을 연휴에 탔을 때에는 마치 피난선처럼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평일이라서 한산하였다. 타카마츠까지는 4시간이 걸려서 누워서 잠시 눈을 붙이면 된다. 페리가 출발하면서 점보페리의 CM송인 '둘을 이어주는 점보페리(二人を結ぶジャンボフェリー)'가 선내에 울렸다.

 

 

   피치항공 비행기가 연착하여서 공항에서 노숙해야 할지도 모르는 나의 첫 날 일정은 다행히 거의 제 시간에 오사카에 도착하면서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 여행일 : 2014년 1월 28~29일

  작성일 : 2014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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