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야간페리는 다른 야간 교통수단과는 달리 누워서 갈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세토내해[瀬戸内海]는 섬들에 막혀서 파도가 높지 않아서 배는 흔들리지 않고 가지만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무사히 이 페리까지 탔다는 흥분감 때문일까?


   오전 4시 30분이 넘어가자 객실의 조명이 밝아지고 도착 안내 방송이 시작되었다. 창문으로 보니 아직 타카마츠[高松]는 보이지 않고 해도 뜨지 않아서 어두웠다. 오전 4시 50분 정도에 페리는 속도를 줄이더니 후진을 해서 타카마츠히가시항[高松東港, 타카마츠히가시코]에 진입하였다. 오전 5시 정각에 타카마츠히가시항에 도착하기는 하였으나 비행기에서 내릴 때처럼 탑승교가 연결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오전 5시 5분에 페리에서 하선하였다. 연결 통로로 이동하여 대합실을 지나서 나오니 타카마츠역[高松駅]로 가는 연결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추석 때에 왔을 때에는 승객이 워낙 많아서 임시로 미니버스가 추가로 투입되기도 하였지만 이번에는 일반 시내버스 한 대만 있었다. 그것도 좌석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였다.

 

 

   도로 역시 한산하기만 했다. 지난 추석 때에는 페리에서 나온 차량들로 항구 인근은 교통 체증으로 빠져나가기 어려웠다. 12분을 달려서 타카마츠역에 도착하였다. 본격적인 시코쿠 여행은 이번이 2번째이지만 혼슈와 쉽게 오갈 수 있는 타카마츠역은 자주 와서 밤에 와도 낯설지 않다. 타카마츠역은 기차로 시코쿠에 오는 경우에는 관문이다.

 


   타카마츠역의 첫차는 4:36에 있어서 창구는 4:20에 문을 연다. 일본에서도 창구가 가장 빨리 문을 여는 역 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이른 아침의 창구는 직원들만이 지키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구입한 시코쿠철도 공통 프리패스[四国鉄道共通フリーパス, http://shikoku-railwaytrip.com/kr/railpass.html ](영어로는 올시코쿠레일패스(ALL SHIKOKU Rail Pass))의 교환권을 보여주었다. 직원은 표지의 JR패스(JRパス, JR Pass, http://www.japanrailpass.net )를 보고 JR패스는 오전 10시부터 문을 여는 JR시코쿠의 여행사인 워프(ワープ, WARP)에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다. 직원의 말처럼 JR패스는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워프에서만 교환할 수 있다(http://www.japanrailpass.net/kr/exchange.html ). 그러나 올시코쿠레일패스는 타카마츠역의 매표소에서도 바꿀 수 있다. 안에 있는 교환권에서 JR패스가 아니라 올시코쿠레일패스라고 가리키자 직원이 패스를 가져오기 위하여 서류함을 뒤졌다.

 


   나중에 찾아보니 올시코쿠레일패스는 따로 표지가 있다. 여기에는 패스로 교환할 수 있는 장소와 영업시간이 표시되어 있다. 다른 패스와는 달리 쿠폰이 붙어 있어서 패스 교환 전에도 사용할 수 있다. 쿠폰으로는 시코쿠 내에 있는 공항을 연결하는 버스 요금이나 히로시마[広島]를 연결하는 선박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서류를 작성하고 진짜 패스를 받았다. 요즈음에는 패스라고 해도 단말기로 티켓을 뽑아서 이걸 비닐로 된 홀더에 넣어서 붙이는 방식이다. 타카마츠역에서는 둥근 모양의 회색 스티커를 붙여서 티켓을 패스에 고정시켰다.

 


   패스를 교환하는 사이에 내가 승차하려고 계획하였던 열차는 떠나버렸다. 타카마츠역에서 나와서 타카마츠칫코역[高松築港駅]으로 향하였다. 타카마츠역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이정표가 잘 나와 있고 비가 오는 경우를 대비하여 한참을 지붕이 있는 길이 이어진다.


   타카마츠칫코역은 간단히 코토덴(ことでん)이라고 부르는 타카마츠코토히라전기철도[高松琴平電気鉄道, http://www.kotoden.co.jp ]의 역이다.


   타카마츠역과는 달리 단층으로 된 작은 건물이다. 직원 1명이 지키고 있고 아직 첫차가 출발하지 않았다. 자동개집표기가 설치되어 있고 IC카드인 이루카(IruCA)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2개 역에만 자동개집표기가 설치되어 있고 자사 IC카드가 없고 JR서일본의 IC카드인 이코카를 판매할 예정인 JR시코쿠와는 차이가 있다.

 


   올시코쿠레일패스는 시코쿠 내에서는 케이블카를 제외한 모든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다른 패스들은 이용할 수 있는 철도 회사의 제약이 있다. 자동개집표기를 통과할 수 없기에 직원에게 패스를 보여주고 승강장으로 나갔다. 타카마츠칫코역 승강장은 선로 끝이 막혀 있어서 도착한 열차는 바로 되돌아간다. 승강장 바로 옆은 타카마츠성[高松城] 중 남아있는 일부인 타마모공원[玉藻公園](관련 글 보기)이지만 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볼 수 없었다.

 


   잠시 후에 첫차가 들어왔다. 열악한 환경의 지방 사철인지라 차량은 수도권에서 사용한 것을 중고로 구입하여서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보기 힘든 녹색 긴 의자가 놓여 있다. 시코쿠의 철도 여행이 시작되었다.

 

 

* 여행일 : 2014년 1월 29일

  작성일 : 2014년 2월 16일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