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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는 역과 지정된 장소(여행사, 위탁판매소 등)에서만 승차권을 판매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관청의 허가만 받으면 철도 회사에서의 승인과 관계없이 승차권을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일본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역 주변에는 할인승차권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있다. 킨켄샵[金券ショップ]이라고 하며 티켓샵(チケットショップ) 또는 킨켄야[金券屋]라도 부른다.


   주로 판매하는 것은 각종 승차권과 상품권(선불카드)이고 가게에 따라서는 환전이나 중고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철도승차권에 관해서만 언급을 하겠다.

 

   이러한 곳에서 철도승차권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일본의 철도회사에서는 1회만 사용할 수 있는 편도승차권 이외에도 정해진 구간을 11회(조건에 따라서는 그 이상인 경우도 있다)를 이용할 수 있으나 10회 가격으로 판매하는 회수권이 있으며 주식회사인 경우에는 주주우대권을 발행하고 있다. 이런 승차권들을 킨켄샵에서 대량으로 구입하여서 약간의 이익을 붙여서 1장씩 판매하고 있다. 물론 수요 문제가 있으므로 모든 구간을 판매하지는 않으며 보통 수요가 많은 구간에 한해서 판매한다. 회수권이나 주주우대권은 모두 유효기간이 있어서 그 기간 내에 사용하지 못하면 수수료를 내고 환불받아야 하므로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킨켄샵은 점포의 위치나 고객의 수요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4시간 영업하지는 않고 보통은 낮의 일과 시간에만 문을 여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일본답게 킨켄샵 앞에 설치된 자동판매기에서 원하는 할인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는 곳도 많다.


   아래 사진은 카케가와역[掛川駅] 앞의 킨켄샵이다. 별도의 단독 건물에 있다. 카케가와역에서는 신칸선도 탈 수 있기에 신칸선 승차권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츠쿠바익스프레스(つくばエクスプレス, http://www.mir.co.jp )와 칸토철도[関東鉄道, http://www.kantetsu.co.jp ]의 환승역인 모리야역[守谷駅] 부근에 있는 킨켄샵의 자동판매기이다. 조심해야 하는 건 이용하는 요일과 시간에 따라서 살 수 있는 할인승차권의 범위가 다르다. 가장 아래의 배경이 파란색으로 된 구역에서 파는 할인승차권은 같은 구간에서 가격은 가장 비싸지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그 위의 녹색으로 된 구역에서 파는 할인승차권은 시차(時差, 지사)권이라고 하는데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출발역의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다. 가장 위의 빨간색으로 된 구역에서 파는 할인승차권은 토휴일권으로 이름 그대로 주말과 공휴일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가격은 가장 저렴하다. 이렇게 이용하는 날짜나 시간에 따라서 할인승차권 가격이 다른 건 츠쿠바익스프레스에서 회수권을 그렇게 판매하기 때문이다.

 

 

   모리야부터 미나미센쥬[南千住]까지의 츠쿠바익스프레스의 편도 운임은 720엔이지만 여기서는 토휴일권을 620엔에 판매하여서 100엔을 절약할 수 있었다. 킨켄샵에서는 7,200엔에 14장을 구입하여서 1장당 원가가 514.3엔이므로 1장을 판매할 때마다 105.7엔의 이익을 남기게 된다.

 

 

   JR승차권도 킨켄샵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카시와[柏]에서 미나미센쥬까지의 할인승차권은 370엔에 판매하여서 구입하였다. 해당 구간 편도 운임은 승차권 구입시에는 390엔이고 IC카드를 사용하였을 때에는 388엔이므로 할인은 많이 되지 않는다. 해당 구간의 회수권은 10장 가격에 11장만 주기 때문이다.

 

 

   수도권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할인승차권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사철과 JR과의 경쟁이 치열한 칸사이 지역에서는 역의 대합실에 할인승차권 판매소가 버젓이 있어서 경쟁사의 승차권만 할인해서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외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난카이전철[南海電鉄, http://www.nankai.co.jp ] 역시 킨켄샵에서 할인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난카이전철에서 가장 이용하는 승객이 많은 난바역[難波駅] 근처에 킨켄샵이 밀집되어 있다.


   내가 갔던 곳은 난카이전철 난바역 서쪽에 있는 킨켄샵이었다. 고가도로 아래로 걸어가면 건물 벽에 철도회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고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자동판매기가 설치되어 있다. 난카이전철 난바역이 가장 가까워서 난카이전철의 할인승차권을 가장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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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바에서 칸사이공항[関西空港]까지의 운임은 920엔이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에 이용하는 경우에는 69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렇게 저렴하게 팔 수 있는 건 난바역의 승객이 많기도 하지만 위의 회수권과는 달리 승차할 수 있는 구간이 한정되어 있지 않고 난카이전철 모든 노선에서 920엔 구간을 탈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은 이유도 있다. 실제 나는 이걸 난바역에서 타지 않고 3일 후에 신이마미야역[新今宮駅]에서 승차하였다.

 

 

   일본어만 조금 이해할 수 있다면 이렇게 조금이나마 절약해서 이동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다.

 

   아쉬운 점은 교통카드 보급이 늘어나고 철도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지면서 회수권 발매가 중지되어서 이러한 할인승차권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 방문일 : 2014년 8월 11일, 2014년 9월 12일, 2015년 5월 2일
  작성일 : 2015년 5월 7일

  수정일 : 2024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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