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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 속도가 워낙 늦어서 광역전철이 과연 개통될까 의심되었던 동해선이 2016년 12월 30일에 정말 개통되었다. 수도권이나 수도권과 연결되지 않은 최초의 지방의 광역전철 노선인 셈이다. 수도권에서는 광역전철이 1974년 8월 15일에 개통되었으니 거의 42년이 지나서야 지방에서 광역전철이 탄생한 셈이다. 이렇게 반세기 가까이 차이가 나게 된 것은 수도권전철은 처음부터 서울도시철도 1호선과 광역전철이 직결 운행을 하게 만들어졌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았기에 시간 차이가 크게 나게 되었다.


   개통한지 둘째날에 동해선 광역전철을 타기 위하여 부산으로 향하였다.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아서 승객이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기는 하였지만 부전역부터 많은 승객들이 타고 왔고 종점인 일광역까지도 입석이 있었다. 개통된 후 처음 맞는 주말이어서 동해선을 한 번 타 보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부전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정확히 37분이 걸려서 종착역인 일광역에 도착하였다. 일광역 승강장에도 되돌아가려는 승객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회차선에 들어가서 나오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 부산도시철도와는 달리 동해선은 종착역에서 바로 되돌아가는 방식으로 운행하고 있다. 내린 승객들은 기차와 역 사진을 찍으면서 부산도시철도와 다른 점을 즐기고 있었다. 부산도시철도보다 차량 폭이 넓다고 감탄하고 차량의 모양이 예쁘다고 하고 차내 모니터의 광고를 신기한 듯 감상하였다. 승객 입장에서는 땅 속으로 가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지하철보다는 지상으로 가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지상 철도가 훨씬 좋다.



   일광역은 과거에 비둘기호나 통일호가 정차한 시절에 방문한 적이 있다(관련 글 보기). 그렇지만 그 당시의 건물은 없어지고 승강장도 새로 만들어서 과거이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다. 승강장은 광역전철만 탈 수 있는 고상홈만 2면 4선으로 되어 있다. 현재는 태화강역까지 개통되지 않은 상태인 임시 종착역이라서 1면 2선만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승강장은 출입할 수 없다.



   일광역의 이정표는 수도권전철과 동일한 양식으로 되어 있다. 동해선이지만 코레일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영문자 D가 아니라 K로 역번호가 설정되어 있다. 일광역 다음은 좌천역이지만 승객들의 혼선을 막기 위하여 '당역종착'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과거와는 달리 일광역 건물은 승강장 위에 있다. 승강장 입구에는 전동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역들이 표시되어 있다. 현재 동해선 노선은 단순한데 역 이름을 크게 쓰고 소요시간까지 표시하면 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합실은 크지 않지만 필요한 것들은 잘 갖추고 있다. 동해선 광역전철은 사용할 수 있는 후불교통카드에 제한이 있어서 승차권자동발매기에는 사람들이 승차권을 구입하기 위하여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벽에는 동해선 전동차 시각표가 게시되어 있다. 동해선은 사실 광역전철 수요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기에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는 15분 간격이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낮 시간대에는 평일보다 주말에 배차가 약간 짧게 설정되어 있다. 동해선 연선인 기장군 지역은 주말에 쇼핑이나 관광 등으로 오가는 수요가 많다는 걸 감안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일광역 건물 밖으로 나가도 이전의 일광역과는 완전히 다르다. 자가용을 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다. 넓지는 않지만 주차장까지 완비되어 있다. 완전히 현대식 역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일광역 앞의 버스정류장에서는 기장군 마을버스, 부산시내버스, 시외버스를 탈 수 있다. 군 지역이라서 배차 간격은 긴 편이다. 동해선이 개통되기 전에는 대중교통으로는 이들 버스가 있기는 하였지만 기장과 해운대를 연결하는 도로가 상습정체구간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동해선 해운대역이 이설되어서 신해운대역이 되면서 바다와는 멀어졌지만 일광역은 조금만 걸어가면 일광해수욕장이 있는 바다를 볼 수 있다.



   한겨울이지만 해수욕장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안내가 잘 되어 있지 않고 상점은 많지 않아서 시골의 작은 해수욕장 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일광역에는 일광에 대한 안내책자나 관광안내소도 없었다. 앞으로 동해선 광역전철을 타고 일광에 오는 사람들이 많을 걸로 예상되기에 주말을 보내기 좋은 장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광면에서 신경을 더 써야하지 않을까? 해가 떠서 밝어진다는 일광의 한자 표기(日光)가 이제 이루어지고 있다.



* 방문일: 2016년 12월 31일
  작성일: 2017년 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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