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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원선은 이름 그대로 서울과 원산을 잇는 철길이다. 현재는 분단으로 인해 백마고지역까지만 선로가 연결되어 있다. 최근 연천역까지 수도권 전철 1호선 연장 및 전철화가 완료되었지만, 그 너머인 연천~백마고지 구간은 운행 차량 부재 등의 이유로 현재 열차 운행이 중단된 상태이다.

 

   언젠가 다시 달릴 날을 기다리며 정적에 쌓인 연천군 내 경원선 역들을 둘러보았다.

 

1. 고대산 아래 멈춘 종착역, 신탄리역(新炭里驛)

   오랫동안 경원선의 실질적인 종착역 역할을 했던 곳이다. 역 건물은 그대로 남아있고 대합실도 개방되어 있지만, 열차가 다니지 않는 역 특유의 쓸쓸함이 느껴졌다.

 

[사진 1] 뒤로는 고대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신탄리역 외관
[사진 2] 블라인더가 내려가고 버스 노선이 붙어있는 신탄리역 창구
[사진 3] 열쇠로 굳게 닫힌 승강장으로 나가는 문

 

   아직 찬 기운이 남은 3월이라 그런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승강장 통로의 앙상한 나무들이 더 적막해 보였다.

 

[사진 4] 유리로 된 문을 통해서 본 승강장으로 가는 통로

 

   현재 직원이 상주하지 않아 철도 기념 스탬프는 찍을 수 없지만, 역 앞 비치된 평화누리길 스탬프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그림 5] 신탄리역 평화누리길 스탬프

 

   인근 건널목에서 바라본 선로는 금방이라도 기차가 들어올 듯 깨끗했지만, 꺼져 있는 신호등만이 이곳의 멈춰버린 시간을 말해주고 있었다.

 

[사진 6] 인근 철도건널목에서 본 신탄리역 철길 및 승강장
[사진 7] 신호등이 꺼져 있는 백마고지역 방면 철길

 

2. 수소연료전지열차의 시험대가 된 쌍둥이 역, 대광리역(大光里驛)

   신탄리역에서 연천농어촌버스 39-2번로 6분이면 도착하는 대광리역은 신탄리역과 쌍둥이처럼 닮은 단층 건물이다.

 

[사진 8] 한적한 대광리역 앞 교차로 풍경
[사진 9] 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대광리역 건물

 

   이곳 역시 대합실은 열려 있으나 승강장 출입문은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사진 10] 텅 비어있는 대광리역 대합실
[사진 11] 왼쪽으로 단추가 있지만 쇠사슬로 승강장으로는 나갈 수 없게 굳게 닫힌 출입문

 

   담장이 낮아 밖에서도 승강장을 잘 볼 수 있었는데, 관리가 잘 된 신탄리역과 달리 이정표의 글자가 마모되거나 천막 지붕이 찢어지는 등 세월의 흔적이 보였다.

 

[사진 12] 대광리역 승강장 및 건물
[사진 13] 글자는 안 보이고 지붕은 찢어진 대광리역 승강장 위의 시설들

 

   특이한 점은 일부 선로의 자갈이 파헤쳐져 있었다. 현재 이곳에서 진행 중인 수소연료전지열차 실증 시험의 흔적이라고 한다.

 

[사진 14] 길게 만들어진 대광리역 승강장
[사진 15] 수소연료전지 열차 시운전을 위하여 파헤쳐놓은 자갈과 선로

 

3. 세월의 무게를 간직한 간이역, 신망리역(新望里驛)

   연천농어촌버스 39-2번이 20분 간격으로 운행해서 자주 오기는 하지만 같은 번호의 버스를 타면 환승 할인이 되지 않으므로 이번에는 연천직행좌석버스 G2001번을 승차하였다. 9분을 달려서 신망리역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였다. 도착한 신망리역은 앞선 역들과 달리 단선 승강장 구조의 소박한 역이다.

 

[사진 16] 역 바로 앞에 위치한 버스정류장
[사진 17] 길가에서 바로 연결되는 신망리역 입구

 

   다만 신망리역 건물은 1956년에 준공되었고 2021년에 재단장을 하였지만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는지 상태가 좋지 못해서 출입이 통제되어 있었다.

 

[사진 18] 나무로 지어진 단출한 신망리역 건물

 

   신망리역 정식 출입구는 건물 반대쪽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가 보았으나 나무로 막혔다. 다른 역과는 달리 철길 옆이 들어가는 입구인 셈이다.

 

[사진 19] 다른 역과는 달리 선로 반대편은 나무로 막힌 신망리역 건물

 

   승강장은 일부 공사 중이라서 막아놓기는 하였지만 이정표를 포함한 승강장은 아주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사진 20] 신망리역 승강장의 조형물과 이정표
[사진 21] 길게 이어지는 신망리역의 단선 승강장

 

   신망리역에서는 16분을 머물고 다시 다른 노선의 연천농어촌버스를 승차하고 연천역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4. 열차 재개인가, 버스의 효율성인가?

   이번 답사에서 느낀 점은 역설적이게도 '교통의 편리함'이었다. 버스 배차 간격이 20분 내외로 짧고, 노선 번호만 다르면 환승 할인까지 적용되어 이동이 매우 수월했다.

 

[그림 22] 3개 역을 둘러볼 때의 교통카드 이용내역

 

   만약 경원선 열차가 무궁화호급으로 재개된다면 별도 운임이 발생하고 배차 간격도 버스보다 길 가능성이 높다. 연천군 입장에서 재개 논의가 조용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반면, 철원군 쪽은 철원사랑상품권에 폐차된 평화생명관광열차(DMZ train)를 담을 정도로 열차 운행 재개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 온도 차가 컸다.

 

[그림 23] 평화생명관광열차(DMZ train)가 배경으로 나오는 철원사랑상품권 1천원권

 

   남북 관계의 획기적인 변화나, 수도권 통합 요금제가 적용되는 혁신적인 열차(수소연료전지전동차 등)가 도입되지 않는 한, 경원선 연천역 북단 구간의 정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답사일: 2026년 3월 13일

 작성일: 2026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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