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그러면 닌자박물관과 이가우에노성에 대한 여행기를 계속 연재합니다.
45. 1월 30일 - 이가류 닌자박물관[伊賀流忍者博物館]과 이가우에노성[伊賀上野城]
이가류 닌자박물관[伊賀流忍者博物館, http://iganinja.jp ]의 입장료는 700엔이다. 다른 곳에 비하여는 약간 비싼 감이 있지만 들어가서 구경을 하면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입구를 들어서면 기와집의 지붕에 초가를 씌우고 거기에 또 기와가 얹어져 있는 집에 들어간다. 여기에는 박물관 직원이 닌자 복장을 하고 맞이한다.
먼저 닌자[忍者]가 어떤 사람인지를 간단히 설명하여 보기로 하자. 한자로 보면 참는 사람이지만 사실 음만 따 왔을 뿐 실제 의미는 많이 다르다. 닌자는 전쟁 시에 적의 정보를 수집하는 첩보 활동과 파괴 공작 등을 하는 일종의 게릴라군이다. 이런 역할을 하여서 적을 혼란에 빠뜨려서 전력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닌자는 대규모의 병력이 아닌 소수에 의하여 이루어지므로 특수한 전술을 사용하게 된다. 이를 닌쥬츠[忍術]라고 한다. 닌쥬츠는 어떻게 보면 극한 환경에서 정보를 얻어서 전략을 얻는 방법인데 심리학, 주술, 점술, 약학, 의학, 천문학 지식 등이 응용된다. 이러한 닌자와 닌쥬츠의 기원은 기원전 4,000년전 인도로 중국 대륙과 한반도를 거쳐서 일본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지역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우리가 방문하고 있는 이곳 이가류[伊賀流] 닌자와 여기서 약간 북쪽에 있는 코가류[甲賀流] 닌자가 유명하다. 닌자의 기원은 인도 대륙이지만 일본에서 오랫동안 남아서 일본을 대표하는 것으로 바뀐 이유는 일본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중앙 집권 통일 국가를 늦게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다시 여행으로 돌아와서 이곳 박물관의 작은 집은 과거 닌자들이 살던 집을 그대로 복원하여 놓았다. 닌자들은 자신의 집에서 외부 사람들이 알 수 없게 몰래 대대로 닌쥬츠를 전승하면서 살아왔다. 직원은 직접 닌쥬츠를 시연을 하고 설명을 한다. 일본어로만 하지만 동작을 보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다. 관람객이 따라서 해 볼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사진 860은 벽 뒤에 숨기를 하는 장면이다.
이곳을 다 보면 이제 지하로 내려간다. 지하는 직원이 따라 가지 않고 일반 박물관과 같이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닌자가 사용한 여러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고 한쪽에서는 바로 옆에 있는 이가우에노성[伊賀上野城]을 닌자들이 침입하는 영화를 보여준다. 상인으로 위장하여 낮에 성 아래의 마을에 온 후에 밤에는 신발에 판자를 붙인 특수 도구를 이용하여 해자를 건너서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성벽을 타고 침투하여 의뢰받은 인물을 살해한 후 다시 탈출하는 과정을 영화로 보여준다.
지하에서 나오면 위로는 닌자 스테이지[忍者ステージ]가 있다. 닌자들의 닌쥬츠 중에서 무기를 다루는 기술들을 보여주는 곳인데 우리가 간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다. 이곳은 닌자박물관 입장료와는 달리 별도로 200엔이 필요하다. 공연을 보고 싶었지만 요일이 맞지 않으니 할 수 없다. 참고로 공연은 비수기인 12월에서 2월까지는 토, 일, 공휴일에만 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매일 11~15시에 한다. 물론 하지 않는 날이라도 단체 예약을 한 경우에는 가능하다고 한다. 1~2월은 관광에서는 비수기(삿포로 눈축제나 오호츠크해 유빙은 제외)이므로 이런 점에서는 좋지 않다.
한쪽으로는 따로 떨어진 닌자덴쇼칸[忍者伝承館]이 있다. 닌자의 여러 가지 생활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전시된 내용이 많았으나 기억나는 것으로는 고양이의 눈을 보고 시간을 알아내기, 별자리를 통한 위치 판별, 약초를 보고 어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의 판별, 닌자들이 사용한 암호, 독침 등의 제작 방법 등이 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닌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닌자들끼리 혼인을 하고 대대로 계승되었는데 덩치가 크면 잠입하는데 지장이 있으므로 키가 작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도록 스스로 관리를 하였고 평소 때에는 보통 농업에 종사하지만 남들이 알 수 없게 체력 단련과 무예 연습을 하고 적을 제압할 수 있는 독을 만드는 독초나 치료를 위한 약초를 키웠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닌자박물관 구경이 모두 끝났다. 닌자 공연을 볼 수 없었던 게 안타까웠지만 지금까지 이야기만 들은 닌자에 관한 실체를 공부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700엔이라는 비싼 입장료가 원망스러웠지만 나올 때에는 그만큼의 가치를 했다고 생각한다.
닌자박물관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향하였다. 중간에는 하이세이덴[俳聖殿]이라는 특이한 지붕을 가진 건물이 있다. 안에는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는데 에도 시대의 유명한 하이쿠[俳句] 시인인 마츠오 바쇼[松尾芭蕉]가 태어난 지 300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든 건물이다.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이자 건축사학자인 이토 츄타[伊東忠太]에 의하여 1942년에 완성되었다. 바쇼마츠리[芭蕉祭]가 열리는 매년 10월 12일에 건물의 안을 공개하는데 하이쿠가 적힌 그림이 벽 가득히 걸려 있다고 한다.
조금 더 가면 작은 성 하나가 보인다. 주변은 평지이고 나무가 심어져 있는 공원 가운데 있다. 이쪽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해자가 보이지 않는다. 성은 페인트를 칠한 듯 하얀색을 띠고 있다. 크기가 작다보니 입구를 찾기는 쉬웠다. 입구에는 나고야성과는 달리 금이 아닌 파란색으로 칠한 돌로 된 샤치호코[鯱]가 있었다. 여기서 왼쪽으로 보니 입장권 판매소가 있었다. 입장료는 500엔으로 규모에 비하여는 비싼 편이었다.
이가우에노성[伊賀上野城]은 이가[伊賀]를 생략하여 우에노성이라고도 부른다. 과거 이가노쿠니[伊賀国]에 있던 성이다. 성이 하얀 벽으로 되어 있어서 하쿠호성[白鳳城]이라고도 한다. 원래 이 성은 야마토고리야마[大和郡山]에서 옮겨온 츠츠이 사다츠구[筒井定次]에 의해서 1585년에 만들어졌다. 1608년 토쿠카와 이에야스[徳川家康]의 명에 따라서 성을 새로 짓게 되면서 여러 성을 만든 경험이 있는 토도 타카토라[藤堂高虎]가 여기에 참여하였다. 닌자의 침입을 어렵게 하기 위하여 해자에 있는 돌담의 높이가 30m로 일본에서 가장 높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1612년 폭우에 천수각이 파괴되어서 복구되지 않은 상태로 계속 유지되었다.
성이 복원은 메이지 유신 후에 이 지역의 사업가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당시 성은 구릉에 있고 마구 풀이 자란 상태로 방치되어 있어서 주민들은 휴식 공간인 공원으로 정비되기를 원하였다. 이렇게 하여 1896년 성 주변이 공원이 되었고 1935년에 이 지역 출신의 중의원의 기부로 천수각이 완성되었다. 목조 3층으로 지어져서 쇼와 시대의 최후의 목조건축물이 되었다. 그러므로 세계 제2차대전 이후에 복구된 성들은 나무가 아니라 콘크리트로 모두 재건하였다.
성에 들어갈 때에는 다른 성과는 달리 신발을 벗게 되어 있었다. 신발을 성 입구의 신발장에 넣었다. 눈은 오지 않지만 겨울이라서 마루 바닥은 얼음장 같았다. 성은 모두 3층으로 되어 있었다. 성의 1층과 2층에는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부분이 이곳 우에노시 지역에 관계되는 것들이었다. 3층이 천수각으로 주변의 경치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다른 성의 천수각과는 달리 천장에 여러 글자들과 그림이 있었다. 관람객이 우리 이외에는 전혀 없고 마루 바닥이므로 우리는 아예 바닥에 누워서 쉴 수 있었다. 비록 약간 춥기는 하였지만 바닥에서 올라오는 나무 냄새를 맡으면서 천장의 글자와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것들은 모두 미술가이자 화가인 요코야마 타이칸[横山大観]의 작품이다.
물론 이곳 천수각에서도 주변의 경치를 볼 수 있다. 성은 비록 3층으로 그 자체는 높지 않지만 주위보다 높은 구릉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꽤 멀리까지 볼 수 있다. 남쪽으로 우리가 열차에서 내린 우에노시[上野市]역 방향이 보인다. 철길은 단선이고 지상에 있어서 어디에 있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시가지에서 벗어나 있는 북쪽은 듬성듬성 건물이 있고 상대적으로 대형 점포들이 많이 있다. 특히 할인마트인 오쿠와(オークワ, http://www.okuwa.net )가 보였다. 아침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여서 배도 고프고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남아서 오쿠와가 있는 쪽으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이가우에노성을 구경을 끝내고 나왔다. 이곳에 올 때에는 비가 왔지만 이제는 흐리기만 하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 다시 신발을 신고 나왔다. 원래 관람객이 적은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완전 성을 전세내고 나온 기분이었다.
성에서 나와서는 오쿠와 방향으로 향하였다. 이곳은 공원으로 정비된 지역이 아니라 일종의 산길을 따라가야 한다. 나가는 방향이 달라지니 높이가 30m 돌담을 볼 수 있었다. 아찔하였다. 아래에는 해자가 있는데 짙은 녹색을 띠고 있었다. 다행히도 좁은 산길이 있어서 바로 오쿠와로 갈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마을 안의 작은 간이역인 니시오테역[西大手駅]'이 연재됩니다.
'철도 여행기 > 2006년 일본 사철(私鉄)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7 - 텐리교[天理敎]의 발상지여서 도시의 이름도 바뀐 텐리시[天理市] (0) | 2007.06.19 |
---|---|
46 - 마을 안의 작은 간이역인 니시오테역[西大手駅] (0) | 2007.06.18 |
44 - 비가 오는 날의 이가선[伊賀線]을 타고 우에노시[上野市]로 (0) | 2007.04.17 |
43 - 닌자[忍者] 마을로 가는 입구 이가캄베역[伊賀神戸駅] (0) | 2007.04.15 |
42 - 바닷물 위에 있는 메오토이와[夫婦岩]와 이를 모방한 JR역의 메오토이와 (0) | 2007.04.13 |
- Total
- Today
- Yesterday
- 영국
- 무궁화호
- 전라남도
- 고속철도
- 폐역
- 대만
- 강원도
- 경전선
- 부산
- 기차 여행
- 한국철도
- 타이완
- 유럽
- 일본
- 경상북도
- 복선전철화
- 무인역
- 시외버스
- JR니시니혼
- 철도
- 노르웨이
- KTX
- 동해남부선
- 철도공사
- 북유럽
- 경상남도
- 간이역
- Sweden
- 코레일
- 스웨덴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