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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편은 종교도시인 텐리시입니다. 나름대로 텐리교에 관해서 공부를 하였는데 요약하려니 쉽지가 않군요. 저는 텐리교와는 아무 관련이 없음을 먼저 밝힙니다.

 

 

 

 


47. 1월 30일 - 텐리교[天理敎]의 발상지여서 도시의 이름도 바뀐 텐리시[天理市]

 

   야마토야기역에서 갈아타는 노선은 당연 카시하라선[橿原線]이다. 카시하라선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고 여행기를 진행하기로 하자. 카시하라선은 나라현의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과 카시하라진구마에[橿原神宮前]역을 연결하는 23.8km의 노선이다. 표준궤이고 전노선이 복선전철화되어 있다. 야마토사이다이지역에서는 교토선[京都線]이나 나라선[奈良線]으로 갈아탈 수 있고 많은 열차들이 교토선과 직통 운행하고 있다. 카시하라진구마에역에서는 미나미오사카선[南大阪線]이나 요시노선[吉野線]으로 갈아탈 수 있다. 미나미오사카선과 요시노선은 모두 카시하라선과는 달리 협궤이므로 카시하라선 열차는 이 역까지만 운행할 수 있다. 중간 정도에 있는 히라하타[平端]역에서는 텐리선[天理線]으로 갈아탈 수 있다. 타와라모토[田原本]역에서는 타와라모토선[田原本線]으로 갈아탈 수 있는데 일단 개찰구를 빠져나간 후에 걸어서 200m 정도 가면 나오는 니시타와라모토[西田原本]역에서 타야 한다. 타라와모토선은 전노선이 나라현 내에 있고 킨테츠에서 운영을 하고 있지만 스룻토칸사이패스[スルッと関西パス]는 물론 제이스루카드[Jスルーカード]도 사용할 수 없다. 그렇지만 정액권에 해당되는 스룻토칸사이카드나 제이스루카드로 승차권을 구입하여 탈 수는 있어서 실제로는 패스를 제외하고는 이용할 수 있다.

 

   우리는 야마토야기역에서 열차를 타서 히라하타역까지 갈 예정이다. 탄 열차는 보통으로 교토까지 간다. 이 노선의 종점인 카시하라진구마에역에서 가까워서 빈 자리가 많이 있었다.

 


No. 58 철도편(킨테츠) : 야마토야기[大和八木] 15:31→히라하타[平端] 15:45
열차번호 및 종별 : 1582 普通, 거리 : 10.6km, 편성 : 8000系 4兩(4号車 8729)

 


   카시하라선은 노선의 위치에서 알 수 있듯이 교토선과 나라선과 동일한 차량을 사용한다. 이곳은 단거리 노선이 많아서 차량은 대부분이 롱시트이다. 우리가 탄 8000系 역시 롱시트 차량이고 4량 고정 편성이다. 카시하라선의 경우에는 수요가 적은 낮 시간대에는 대부분 4량으로 운행된다.

 

 

   열차는 야마토야기역을 출발하였다. 얼마 안 가서 오사카선과 연결되는 철길과 합류하고 바로 다음 역인 니노구치[新ノ口]역에 도착하였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비가 와서 전망을 보기에는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카시하라선은 선로는 거의 직선이었지만 우리가 타는 열차는 보통이라서 모든 역에 정차해야 하므로 속도를 낼 수는 없었다. 텐리로 가기 위한 환승역인 히라하타역에서 내렸다.

 

 

   히라하타역은 앞에서 잠시 설명하였지만 텐리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역이다. 텐리에서는 교토 방면은 직통 열차가 있고 환승이 편하게 되어 있지만 우리같이 야마토야기 방면에서 왔을 때에는 접속이 약간 좋지 못하여 조금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에 우리는 역 건물에 가서 스탬프를 찍었다. 킨테츠는 대부분 역사무실에 스탬프가 있다.

 

 

   이번에는 텐리선[天理線]을 타기 위하여 승강장으로 이동하였다. 텐리선 승강장은 역건물에서 가장 먼 역의 동쪽에 있는데 2면 2선 승강장인 관계로 승객들이 헛걸음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진 896에서 볼 수 있듯이 어느 승강장으로 가야 먼저 출발하는 열차를 탈 수 있는지를 안내하고 있다.

 

 

   텐리선 승강장으로 카시하라선 승강장과는 약간 떨어져 있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텐리 방면에서 온 열차는 카시하라진구마에 방면으로 가기는 힘들게 되어 있다. 실제로는 텐리교 행사가 있을 때에는 이세시마와 나고야 지역에서 텐리로 향하는 임시열차가 설정되어 있어서 이곳 히라하타역에서 두 노선이 합류하는 곳을 넘어서 간 후에 운전 방향을 바꾸어서 텐리로 들어간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텐리행 열차가 들어왔다. 텐리와 히라하타 간을 오가는 구간 열차로 보인다. 승객들이 내리고 나서 승차하였다.

 


No. 59 철도편(킨테츠) : 히라하타[平端] 15:59→텐리[天理] 16:05
열차번호 및 종별 : 1597 普通, 거리 : 4.5km, 편성 : 8400系 4兩(1号車 8307)
 

 

   열차는 잠시 후 천천히 히라하타역을 출발하였다. 짧은 구간이었지만 승객은 꽤 있었다. 좌석은 3/4 이상 승객들이 앉아 있었다. 비가 조금씩 계속 내리고 있어서 아직도 전망을 보기에는 좋지 않았다. 겨우 4.5km 밖에 되지 않는 노선이지만 텐리선에 관해서 설명하기로 한다. 텐리선은 카시하라선의 히라하타역과 텐리역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전구간 복선이고 전철화되어 있다. 표준궤이고 일부 열차는 카시하라선을 타고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 또는 교토[京都]까지 운행된다. 짧은 노선이지만 1시간에 4회 이상 열차가 다니고 있다. 물론 텐리교 행사가 있을 때에는 임시열차가 운행되고 그 중에는 장거리 특급열차도 있다. 전노선이 나라 분지에 있어서 선형은 괜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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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방 텐리역에 도착하였다. 텐리역은 승객은 많지 않았지만 규모는 매우 컸다. 4면 3선의 구조이므로 모든 선로가 양쪽으로 승강장이 있었다. 우리가 내렸을 때에는 한쪽 출입문만 열었지만 역시 텐리교 행사 때를 고려한 모양이다. 또한 선로 한쪽은 막혀 있어서 계단 없이 개찰구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우리는 중간에 역 사무소에 가서 스탬프를 찍었다.

 

 

   텐리역에는 우리가 타고 온 킨테츠도 있지만 JR서일본의 사쿠라이선[桜井線]도 있다. 킨테츠는 종착역이라 한쪽이 막힌 형태로 북쪽 1층에 역 시설이 있다. JR서일본의 경우에는 남쪽에 대합실과 매표소가 있었고 승강장은 2층에 있었다. JR이 킨테츠에 비하여 열차가 자주 다니지 않기 때문에 훨씬 한산하였다. 그래도 역에 가서 스탬프가 있는지 문의하니 없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사쿠라이선과 와카아먀선[和歌山線] 시각표를 주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JR서일본을 이용할 일은 없지만 고맙게 받았다. JR서일본의 경우에는 2면 4선 구조인데 승강장은 12량 열차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길다고 한다.

 

   텐리역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역에서부터 보라색 바탕의 텐리교의 마크가 있고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는 글이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있다. 일본의 종교 중의 하나인 텐리교에 관하여 간단히 설명한 후 여행기를 계속 진행하기로 하자. 텐리교[天理敎, http://www.tenrikyo.or.jp ]는 일본의 종교 구분에서 신종교[新宗教, 신슈쿄] 또는 신흥종교[新興宗教, 신코슈쿄]라고 한다. 에도 시대인 17세기 이후에 생긴 종교를 의미하며 최근에는 외국에서 전래된 경우까지 합하면 거의 100개 가까이 있다. 텐리교의 경우에는 여러 종교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텐리교보다 22년 후에 생긴 우리나라의 천도교와 비슷하게 여겨진다.

 

   텐리교는 도시 이름도 같은 텐리에서 나온 모든 것에 신이 있다고 하는 만유 내재신론(萬有內在神論)인 종교이다. 텐리교는 1838년 10월 26일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다는 나카야마 미키[中山みき]라는 가정주부에 의해서 생겼다. 텐리교 신자들은 그녀를 오야사마(おやさま)라고 부른다. 텐리교 신자는 전세계적으로 약 200만명이 있는데 그 중에서 150만명이 일본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반일감정 때문에 포교에 어려움이 있지만 38만명 정도 있다고 한다.

 

   텐리교의 교리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리(理)를 중요시 한다. ‘리’의 원리에 의하여 세상이 만들어졌고 인간은 모두 ‘리’에 의해서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리’의 원리에 맞게 세상을 창조한 신인 텐리오노미코토[天理王命, 주신님]를 받들고 죄악의 근원인 욕심을 제거하여 서로 사랑하며 신에게 노력(勞力)을 바칠 것을 교지(敎旨)로 삼고, 참다운 이상세계 곧, ‘감로대(甘露臺)’를 현세에 건설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상을 창조한 장소는 텐리교를 창시한 나카야마 미키가 살던 집이며 이곳은 현재 교회 본부 신전의 중앙으로 지바(ぢば)라고 부르며 당연 텐리교에서 가장 중요한 성스러운 장소로 신자들은 한 번이라도 이곳에 오기를 바란다.

 

   이런 관계로 원래는 작은 마을이었지만 이곳을 중심으로 텐리교에 관련된 시설들이 차차 들어서고 이들을 수송하기 위한 철도가 개통되면서 점점 인구도 늘어나고 규모가 커져서 1954년 시로 승격되었다. 시로 승격하면서 텐리교에 의하여 커졌으므로 텐리시[天理市]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종교도시로 도시 안에는 텐리교에 관련된 시설이 많이 있다. 심지어 텐리시에 있는 병원과 학교들도 텐리교의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텐리역 앞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되는데 그것도 텐리교 신도인 청년들이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기 때문이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여기에 온 목적은 종교도시의 모습을 구경하기 위함이다. 나와 친구는 모두 텐리교신자는 아님을 먼저 밝혀둔다. 지금 와서는 우리가 무사히 이 도시를 구경할 수 있음을 텐리교에 감사하고 싶다. 종교에 따라서는 성지 답사를 비신도에서는 불허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종교 중의 하나인 이슬람교의 성지인 메카(Mecca, مكة المكرمة)와 메디나(Medina, المدينة المنورة)는 무슬림만이 이슬람사원에서 방문 비자를 받아서 갈 수 있으며 비신자가 이들 도시에 들어간 경우에는 사형에 처한다고 한다.

 

 

   텐리시의 중심인 텐리교 교회 본부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시내 상가를 가로지르는 길을 따라 가는 게 좋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리모델링한 재래식 시장에는 지붕이 있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상가에는 지붕이 있는 아케이드 형식이어서 비를 맞지 않고 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종교도시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차분하였다. 상가에 있는 가게에서는 텐리교와 관계되는 물건들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었다.

 

 

   상가가 끝나는 지점에는 안내도가 있었다. 안내도 옆으로는 넓은 광장이 있었다. 광장의 한쪽 구석에는 신사에서 볼 수 있는 테미즈샤[手水舎]가 있었다. 우리도 이곳에서 손과 입을 물로 씻었다. 그리고 텐리교에서 가장 중요한 텐리교 교회 본부 건물이 있었다.

 

   텐리교 교회 본부 중앙에는 지바(ぢば)라고 부르며 이곳에서 이 세상을 창조하였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항상 많은 참배객들이 전세계에서 오기 때문에 무척 규모가 컸다. 일단 우리는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건물은 일본의 전통 신사와 비슷하게 생겼다. 물론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건물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건물에 들어가는 입구는 여러 군데가 있는데 신발을 벗고 가야 한다. 입구에서 신발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전부 나무 바닥으로 되어 있고 청소를 열심히 하여서 광이 날 정도이고 쓰레기는 당연 없다. 안에는 바로 기도하는 방이 있었다. 방에는 나무가 아닌 돗자리가 깔려 있었는데 아마도 타타미[畳]로 여겨진다. 방은 동서남북으로 있고 중앙에는 무엇이 있는지 비어 있었다. 불행히도 중앙 부분은 매우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많은 신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어서 접근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우리도 기도하는 척하면서 분위기를 살피었지만 굳이 위험한 행동을 할 이유는 없었다. 게다가 여기는 곳곳에 청년들이 만일의 사태를 위하여 서서 감시하고 있었다.

 

   방을 나와서 본부 건물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모두 나무로 된 이 건물은 통로를 따라서 한 바퀴 돌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나무 바닥을 신발을 신지 않고 다녀서 차가왔지만 건물은 매우 웅장하고 깨끗하였다.

 

 

   나갈 때에는 정문을 통하여 갔다. 약간 돌아서 가기는 하지만 정문의 위용을 볼 수가 있다. 정문 쪽에는 커다란 토리이[鳥居]가 있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도로 양쪽으로는 등이 있어서 역시 현대화된 신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텐리교의 역사 상에는 2차 세계대전 때 군국주의가 팽창하면서 신토 이외에는 다른 종교를 금지하고 있어서 신토 계열로 들어간 적이 있었다. 물론 이후에는 신토와는 다른 별개의 종교로 빠져나왔다.

 

 

   토리이 밖으로는 텐리교의 행정과 교육 등을 담당하는 건물들이 있다. 별개의 종교라고는 하지만 역시 일본의 전통이 가미된 현대화된 건물이었다. 빨간 창문을 사용하고 있고 지붕에도 빨간 색이 있어서 흡사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목욕탕 같았다. 건물은 사이에 도로가 있어서 그 부분은 뚫려있었다.

 

 

   이 건물 바깥에는 일반 주택가였다. 물론 일부는 텐리교와 관련되는 곳도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텐리고등학교인데 텐리대학에서 운영한다. 당연 텐리교 종교학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은 선택권이 없이 추첨선발로 가게 되어서 타종교를 믿는 학생들의 반발이 많은데 이곳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다음으로는 '나라[奈良]에서 먹는 모스버거(モスバーガー)'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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