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 협궤에서 질주하는 대우에서 만든 EMC500型 전동차[電聯車](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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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5월 26일 - 협궤에서 질주하는 대우중공업에서 만든 EMC500型 전동차[電聯車](中)

   대우중공업에서 만든 EMC500型 전동차는 열심히 남쪽으로 달린다. 그렇지만 이 열차는 각역 정차인 추지엔춰[區間車]이다. 더 빠르고 정차역인 적은 쥐광하오[莒光號]나 쯔장하오[自强號]가 있으면 먼저 보내야 한다.

 

   예상처럼 린훵잉[林鳳營]역에 정차하여 6분간 정차한다. 앞질러 가는 열차는 없고 그냥 출발한다. 본선에 정차한 걸로 보아서 다른 이유가 있는 모양이다. 타이완은 자동 안내 방송 이외의 안내 방송을 해 주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 물론 해준다고 하여도 중국어를 알아들을 수 없으니 소용없기는 하지만. 나중에 시각표를 조사하여 보니 린훵잉역에서 쯔장하오가 앞질러가야 하지만 지연 운행하고 있어서 우리가 탄 열차는 시각표대로 정차하고 출발하였다.

   이곳에는 ‘營(우리나라:영, 중국:잉)’이 들어간 역이 3개가 연속으로 있다. 이 글자는 ‘경영하다’는 뜻이 있기는 하지만 군사가 주둔하는 장소도 의미한다. 주둔지, 숙영지라는 뜻이다. 지명에 들어간 이유는 이곳이 과거에 청나라 군사가 머물던 장소였기 때문이다. 과거 타이완은 원주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17세기말 청나라에서 점령하면서 군사들이 이곳에 있었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일본이 타이완을 차지하기 전까지는 수도가 중국 대륙과 가까운 남쪽 타이난[台南]이었고 근교인 이곳에 군대를 만들어서 수도를 보호하였다.

 

   다음 정차역인 룽티앤[隆田]에서는 열차가 왼쪽의 대피선으로 들어간다. 열차는 역 건물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승강장에 정차하였다. 분위기로 보아서는 약간 오래 정차할 것 같았다. 그러나 안내 방송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방심하면 안된다. 승강장에 잠시 나와서 열차 출발 안내를 보니 10:54에 출발한다고 나와 있다. 시계를 보니 10:44이다. 10분간 정차하게 된다.

 

   운전사는 피곤한지 의자에 몸을 붙이고 낮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오랜 정차 시간을 틈타서 승강장으로 나왔다. 룽티앤역의 승강장은 조금 특이하였다. 2면 4선인데 대부분의 열차가 역 건물에 가까운 1면을 사용한다. 대피하는 경우에만 우리 열차가 들어간 승강장으로 들어가게 한다. 그러다 보니 열차 출발 안내 LED에는 다음 열차가 오후에 있다.

 

   역 건물로 가기 위해서는 지하도를 이용해야 한다. 역 건물은 2층에 지붕이 있는 전형적인 형식이다. 물론 타이완도 새로 짓는 역들은 우리나라처럼 유리궁전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덥고 습하기 때문에 승객들은 대부분 시원한 차내에 있다. 승강장에는 승객들의 모습을 보기 힘들다. 역 건물 옆에는 시멘트 색이 그대로 보여주는 창고가 있다. 현대적이기보다는 오래된 세월의 흔적을 보여준다.

 

   15량 편성의 E1000型 전후동력형 전동차가 통과하였다. 잠시 후 신호가 바뀌고 우리 열차도 천천히 출발하였다. 다시 열차는 직선으로 된 철길을 질주한다. 철교를 지나는데 옆에서 새로운 노반과 철교를 만들고 있었다. 청웬시[曾文溪] 철교가 오래되어 교체하면서 선로를 고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에도 경부선 선형 개선 공사를 일부 구간에서 하였듯이 타이완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열차는 바림[拔林]역을 정차한 후 샨화[善化]역에 진입하고 있다. 샨화역은 1면 2선 구조이다. 물론 이외에도 선로가 여러 개 있다. 타이완에서는 철도를 위한 화물 수송도 활발하여 웬만한 역에는 유치선을 갖추고 있다. 이 역에서는 승강장을 높이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중상홈에서 고상홈 수준까지 높이고 있었는데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틈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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