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 협궤에서 질주하는 대우에서 만든 EMC500型 전동차[電聯車](下)

   계속하여 대우중공업에서 만든 전동차를 타고 갑니다.

 

 

 

 

32. 5월 26일 - 협궤에서 질주하는 대우중공업에서 만든 EMC500型 전동차[電聯車](下)

   샨화[善化]역을 출발한 열차는 계속하여 달린다. 서부간선의 선형은 정말 좋다. 우리나라의 경부선보다는 더 좋고 호남선과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된다. 물론 북부 지역은 가보지 않아서 뭐라고 할 수 없지만 남부 지역은 산도 보기 힘들고 넓은 평지가 펼쳐져 있다. 반도가 아니라 섬이지만 우리나라의 지형과 비슷하다.

 

   논 사이를 달리다가 도심으로 들어가면 신시[新市]역에 도착한다. 이 역은 2면 3선 구조이다. 승강장 사이에는 통과선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상행선 통과 열차가 이용할 수 있다. 우리처럼 남쪽으로 가는 열차가 대피하기 위해서는 평면 교차로 하행선을 건너서 대피선으로 들어가야 된다.

 

 

   이 역에 정차한 후에 보니 바로 앞에 타이완고속철도 고가 구간이 있다. 물론 타이완고속철도의 정차역은 여기에 없기 때문에 환승은 불가능하다. 타이완고속철도의 짜이[嘉義]역과 타이난[台南]역은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서 이용에 불편한데 이런 기존선과 교차하는 곳에 역을 만들면 이동에 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타이완에서는 고속철도역과 시내를 연결하는 기존선을 새로 건설하거나 개량하고 있어서 접근성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예정이다.

 

   용캉[永康]역을 앞두고 열차는 평면교차로 상행선을 건너가서 대피선으로 들어간다. 단선 구간이 아니니 정차하고 있는 푸콰이춰[普快車]와 교행할 필요는 없으므로 쯔장하오[自强號]를 먼저 보내기 위함으로 생각할 수 있다.

 

   푸콰이춰는 우리나라의 비둘기호에 해당되는 등급의 열차이다. 처음 보았는데 하늘색으로 된 우리나라 통일호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차량이었다. 내부는 회전이 되지만 직각으로 된 좌석이었는데 인기가 없는지 차내는 한산하였다. 타이완 남부와 동부 지역에만 하루에 1~3왕복 정도만 운행하기 때문에 타기 힘든 열차이다.

 

   우리 열차가 용캉역에 정차하자 푸콰이춰는 천천히 출발하였다.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쯔장하오[自强號]가 통과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역에서는 승강장이 변경되어서인지 뭐라고 안내 방송을 하였다. 나는 물론 승강장으로 잠시 나왔다. 정차하는 사이에 운전사는 사온 도시락을 드신다. 우리나라도 정차하는 도중에 기관사가 식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곳 타이완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도시락을 짜이[嘉義]역에서 미리 사 오셔서 드신다는 차이가 있었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에서 운전사가 도시락을 들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있다.

 

   15량 편성의 E1000型 전후동력형 전동차가 통과하고 열차는 천천히 출발하였다. 다시 평면교차로 상행선을 건너서 하행선으로 들어갔다. 타이난[台南]이 가까워지면서 주변에 건물도 많아지고 높이도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건물도 있다.

 

동영상 691  다챠오[大橋]역에 진입하는 장면.

   중간에 정차하는 다챠오[大橋]역은 대피선이 없는 상대식 승강장을 가지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타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운전실 옆에 있어서 서서 가기는 하지만 여유있는 공간에 있지만 객실은 이미 승객들로 초만원이다. 2개 편성을 붙여서 8량으로 운행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겠다.

 

   도심을 통과하던 선로는 분기하여 여러 개로 나누어진다. 타이난역에 천천히 진입한다. 타이난역에도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이 많다. 물론 많이 내리기 때문에 이들이 타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나도 객실로 가서 가방을 챙겨서 열차에서 나왔다. 차내에서는 에어컨이 나와서 시원하였지만 나오자마자 엄청나게 덥다. 우리나라 여름은 이곳에 비하면 시원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다음으로는 '타이완의 고도인 타이난[台南]의 관문인 타이난역[台南車站]'이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