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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르웨탄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르웨탄에서 새벽에 주산에서 일출을 보기 위하여 아침잠을 자지 못한 피로를 풀었습니다.

 

 

 

 

 

28. 5월 25일 - 서늘한 고원 지대의 담수호 르웨탄[日月潭](下)


   돌아갈 때에도 여유있게 천천히 걸었다. 원래 이렇게 산책로가 되었는지는 처음 와 보아서 알 수 없지만 나무의 색으로 보아서는 만든지 얼마 되지 않는 듯 하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르웨탄은 1999년 921대지진에 의하여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고 지진이 발생한지 8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복구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관광지이고 사는 사람들은 적기 때문에 복구가 느리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는 5월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낮에는 약간 덥기는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시원한 봄이지만 이곳 타이완에서는 매우 더운 건기이다. 그래서인지 르웨탄의 수위는 낮아서 곳곳에서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길이 있으면 한 번 내려가서 호수의 바닥을 바로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 어떤 이유인지 호수의 물을 보기 위하여 갈 수 있는 길은 없었다.

 


   돌아가는 길에 자세히 보니 앞에 특이한 모양을 한 배가 정박하고 있는 항구는 장카이�[蔣介石]의 부두(碼頭)였다. 옆에는 조그마한 건물이 있는데 외부인의 출입을 제외하는 초소이다. 이 부두의 뒤로는 한비로[涵碧樓, http://www.thelalu.com.tw ]라고 하는 르웨탄에서 최고급 리조트가 있다. 산책로에서 입구가 보이는데 투숙객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 라루(Lalu)라고도 부르며 가장 저렴한 싱글룸도 숙박료가 45만원에 이른다. 특히 이 호텔에는 프레저덴셜 스위트(Presidential Suite)라고 부르는 귀빈실이 하나 있는데 숙박료가 72,800元(약 218만원)에 이른다. 당연 이런 방은 독재자였던 장카이�의 전용 별장이었고 그런 연유로 이 리조트에는 작은 장카이� 박물관이 있다. 그러나 타이완도 민주화되면서 리조트는 물론 바로 앞의 항구까지도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다.

 


   다시 메이허샹우[梅荷翔舞]에 왔다. 주말이나 저녁에는 데이트하는 사람들이 많을 장소이지만 아직은 한산하다. 메이허샹우 한쪽에는 예쁜 건물이 있는데 2층은 들어갈 수 없게 해 놓아서 알 수 없고 1층은 화장실이다.

 


   메이허샹우에서 조금 더 가면 수이셔[水社] 마을이다. 숙박 시설이 밀집되어 있고 식당이 있어서 전형적인 관광지의 느낌이 난다. 일부 호텔에서는 입구에 숙박료를 표시하여 놓았는데 역시 타이완의 최고 휴양지답게 저렴하지 않다. 수이셔 마을을 통과하여 다시 산책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일부 호텔은 호수 바로 앞에 있어서 1층은 카페로 사용하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르웨탄에서는 호수를 볼 수 있는 방이 훨씬 비싸다.

 


   계속해서 걸어가니 나무가 쓰러져서 길을 약간 막고 있는 장소도 있다. 나무가 왜 쓰러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진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일본 코베[神戸]에는 지진 피해를 복구하면서 일부는 지진 때의 상태로 그대로 두었는데 그러한 의미로 보였다.

 


   동쪽으로 계속 가면서 마을이 멀어지고 호수 쪽으로도 아직 땅만 파고 선착장을 만들지 않은 곳도 보였다. 산책로도 없고 도로로 올라가야 했다. 도로 옆으로는 카페가 있었다. 호수를 바라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장소이다.

 


   다행히도 카페를 지나서 도로와 산책로가 분리되었다. 도로로 갈 필요가 없었다. 다리를 하나 건너야 하는데 100인 이상이 동시에 건널 수 없다고 나와 있었다. 주변에는 거의 인적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 없이 그냥 건너면 된다. 다리 아래로는 르웨탄으로 유입되는 하천이 있는데 건기라 그런지 흐르는 물은 없고 완전히 말라 있었다.

 

 

   산책로와는 좀 느낌이 다르게 철망을 쳐서 접근은 물론 내부를 보기도 힘들게 만든 시설이 있었다. 호기심에 무언가 안을 보니 주유소였다. 르웨탄에서 움직이는 배들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소였다. 석유에는 불이 붙기 쉽기 때문에 화재를 막기 위하여 철조망을 쳐 놓고 접근이 힘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로는 산책로가 공사 중이었고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방향을 바꾸어서 도로로 나가 보았다. 지앤징궁[見晶宮]이라는 작은 사찰이 있었고 옆에는 화로가 있어서 무언가 열심히 태우고 있었다.

 

 

   조금 더 가니 특이하게 해 놓은 나무가 있고 공원으로 꾸며 놓았다. 옆에 대나무 사이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무엇이 있나 보기 위하여 계단을 올라갔다. 중간에는 대나무를 여러 개 묶어 놓기도 하였다. 그러면 나무 자라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지 모르겠다.

 


   계단을 오르니 주시위앤[竹石園]이라는 공원이 나타났다. 해발 1020m인 마오린산[貓蘭山]에 오르는 등산로의 입구에 해당되었다. 2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올라갔다가 내려올 수 있다. 해는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어서 잠시 주시위앤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이셔로 되돌아가기로 하였다. 주시위앤에는 의자와 작은 연못이 있고 화장실을 비롯한 편의 시설이 있었다. 여기서는 르웨탄을 내려다볼 수 있어서 또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버스와 열차의 지연으로 계획이 전면 수정된 수이리[水里]의 밤'이 연재됩니다. 이 놈의 지연 때문에 타이완 여행 일정이 전면 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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