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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차를 타고 타이난역에 도착하였습니다. 타이완 남부에 있는 타이난은 무척 더웠습니다.

 

 

 

 


33. 5월 26일 - 타이완의 고도인 타이난[台南]의 관문인 타이난역[台南車站]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타이난[台南]은 타이완의 고도[古都]이다. 현재 타이완의 수도는 북쪽에 있는 타이페이[台北]이지만 청일 전쟁의 결과로 타이완이 일제의 지배를 받기 이전에는 타이난이 수도였다. 지리적인 이유 때문인데 중국 대륙에서 배를 타고 오는 경우에는 타이난 지역이 훨씬 가깝다. 일본에서 수도를 타이페이로 바꾼 것도 일본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경우에는 북쪽에 있는 타이페이가 가깝기 때문이다. 일본이 지배를 하는 동안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철도가 부설되고 공장이 지어지는 등 근대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섬 전체에 대한 조사 및 자원 유출도 진행되었다. 청나라 시절에는 섬의 서부 해안 지역에서만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일제 시대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타이페이[台北]가 수도로 우리나라의 서울처럼 모든 게 집중되어 있지만 타이난은 과거 수도였던 명성이 아직 남아있다. 그런 관계로 시내에는 여러 유적이 남아있어서 타이완 남부 지역 관광의 중심이다. 도시 규모로 보면 남쪽의 항구도시인 카오슝[高雄]이 더 크지만 구경거리는 타이난이 훨씬 많다.


   타이난역은 모든 열차가 정차하며 타이완에서 최서단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는 서부간선만 운행하고 있지만 고속철도 타이난역와 연결되는 샤룬선[沙崙線]의 출발역이 될 예정이다. 고속철도 타이난역은 타이난 시내에서 떨어진 동쪽 외곽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하여 철도를 건설하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고속철도 개통 전에는 타이완의 기존선 중에서 수입 3위였다. 1, 2위는 당연히 타이페이역과 카오슝역이었다. 그런데 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에는 카오슝의 경우에는 기존선으로 조금만 가면 쉽게 고속철도로 환승할 수 있어서 수입이 줄어들면서 현재는 타이완의 기존선에서 수입 2위로 올라섰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철도에 있어서는 접근성이 승객 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수도였던 곳이었으므로 타이난역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1900년 5월 15일에 역 건물이 완성되었고 같은 해 11월 29일에 타이난~카오슝 간의 철도가 개통되었다. 1927년 타이난~카오슝 간의 철도가 복선화되면서 역사가 새로 지어졌다. 1977년에는 역 건물 반대쪽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들의 이용의 편의를 돕고자 역의 동쪽에 출입구가 생겼다. 선로는 남북으로 있는데 이전까지는 역 건물은 서쪽에 있었다. 1998년에는 국가에서 지정한 고적(古蹟)이 되었다. 우리말로 하면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2007년 4월 26일에는 타이난 시내를 가로지르는 철도를 지하화하기로 결정되면서 역 건물은 보존하기로 결정되었다. 기존 역 건물을 없애고 유리 궁전을 만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타이완에서는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중요한 역은 모두 보존하고 있다.

 


   타이난역은 주말을 맞아서 승객들이 엄청나게 많다. 내가 타고 온 열차에서도 많이 내렸고 반대 방향인 타이페이 방면 승강장에도 승객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 지하도를 건너면 나갈 수 있다. 과거에는 역 건물이 있는 서쪽으로 개발이 되었기 때문에 서쪽은 구시가지라고 할 수 있다면 동쪽에는 신시가지에 해당된다. 현재는 양쪽 모두 나갈 수 있다. 역의 동쪽에는 유안동바이훠[遠東百貨] 청공디앤[成功店]이 있다. 고도에 맞지 않게 38층의 높은 건물이다.

 


   1번 승강장으로 가니 E1000型 전후동력형 전동차로 된 쯔장하오[自强號]가 들어왔다. 우리나라 새마을호와 색만 다를 뿐 동일한 객차이다. 뒤에 있는 기관차는 좀 모양이 다르다. 전기기관차에는 유니언캐리지왜곤사(Union Carriage & Wagon Co. Ltd, http://www.ucw.co.za ) 마크가 붙어 있었다. 이 회사는 EMC400型 전동차도 만들었다.

 


   집표구에서 무효인을 찍고 나왔다. 이 역에는 집표구 바로 앞에 관광 안내소가 있었다. 타이난 구경을 위하여는 지도가 필요하여 하나 얻었다. 중국어, 영어, 일본어가 같이 표시되어 있었다. 하나의 언어로 되어 있는 것보다는 여러 언어가 같이 있는게 훨씬 편리하다. 중국어로 위치를 판별하고 영어로 발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타이난역을 들어가 보았다. 타이완에서 2번째로 수입이 많은 역답게 규모가 컸다. 매표소 창구도 많이 있고 자동발매기도 설치되어 있다. 안내소에서는 타이난역의 시각표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모두 중국어로 적혀 있기는 하지만. 역 안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으나 밖과는 뚫려있는 형태여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람을 직접 맞지 않으면 시원하지 않다.

 


   시내 구경을 위하여 역을 나왔다. 역 광장에는 분수가 있고 햇볕이 따갑다. 짜이에 북회귀선이 지나므로 이곳 타이난은 북회귀선보다 남쪽에 있다. 마침 시계를 보니 정오가 다 되어간다. 5월말이어서 태양은 바로 머리 위에 있다. 아래는 보니 그림자가 거의 없다. 역 앞에 있는 호텔 위에는 현재의 온도를 표시하고 있는데 섭씨 32도라고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한여름 더위이다. 그렇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어떻게든 구경은 해야 한다.


   역에는 야자수가 심어져 있고 건물은 낡아서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에 온 기분이 든다. 역에서 나와 직진하여 시내를 향하여 천천히 걸어갔다.

 

 

 

 

 

   다음으로는 '네덜란드인이 쌓은 빨간 벽의 중국식 누각 치칸로우[赤崁樓]'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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