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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러시아 - 러시아의 심장 모스크바의 붉은광장(Red Square)과 크레믈린(Kremlin) (上)

 

   열차는 4:11에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2:30에 차내의 불이 켜지고 승객들은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자기 짐만 정리하는 게 아니라 침대 시트와 모포를 승무원에게 반납하여야 한다. 객실 내의 승객 모두가 반납을 하니 시간이 좀 걸린다.

 

[사진 203 : 내가 탄 열차를 견인하였던 전기기관차.]

 

   열차는 4:11 정시에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역(Ярославский вокзал, Yaroslavsky vokzal)에 도착하였다. 다른 역과는 달리 고상홈이다. 러시아 객차는 고상홈에서도 타고 내릴 수 있게 되어 있다. 승강장에는 열차에서 나온 사람들로 혼잡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가만히 서서 승객들의 동향을 살펴보는 경찰이 있다. 무언가 수상한 사람들은 승강장에서 경찰의 검문은 피할 수 없다. 여행객인 나는 경찰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사진 204 : 야로슬라브스키역(Ярославский вокзал, Yaroslavsky vokzal) 내부.]

 

[사진 205 : 야로슬라브스키역의 장거리 열차 시각표.]

 

   넓은 땅에 인구 밀도가 낮은 러시아이지만 수도 모스크바(Москва, Moscow)는 다르다. 서울보다 1.8배 정도 넓은 면적에 인구는 1,200만명 가량 된다. 또한 러시아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에 있다. 공항은 5개나 있으며 철도도 9개의 대형역이 있다. 행선지도 러시아 국내에서부터 인접 국가까지 다양하다. 동쪽으로는 평양에서부터 서쪽으로는 파리(Paris)까지 바로 가는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초장거리열차는 매일 운행되지 않아서 중간에 모스크바에서 머물러야 하지만 평양에서 파리까지 한 번의 환승으로 갈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편성 전부가 전구간을 달리지 않고 중간에 행선지에 따라서 객차가 나누어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206 : 콤소몰스카야 광장에 있는 카잔스키역(Казанский вокзал, Kazansky vokzal).]

 

   9개의 터미널역은 모스크바 시내를 둘러싸는 형태로 분산되어 있지만 3개 역은 콤소몰스카야 광장(Комсомольская площадь, Komsomolskaya Square)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 내가 이르쿠츠크에서 탄 열차가 도착한 야로슬라브스키역을 비롯하여 레닌그라드스키역(Ленинградский вокзал, Leningradsky vokzal)과 카잔스키역(Казанский вокзал, Kazansky vokzal)이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열차는 레닌그라드스키역에서 출발하므로 저녁에는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오면 된다. 콤소몰스카야 광장에는 모스크바 지하철(Московское метро, Moscow Metro, http://www.mosmetro.ru ) 콤소몰스카야역(Комсомольская вокзал, Komsomolskaya Station)이 있어서 모스크바 시내 이동에도 편리하다.

 

   해가 떠서 날은 밝았지만 지하철은 오전 6시부터 운행한다. 아직 1시간 이상 남았다. 지하철역은 입구를 막아 놓았다. 열차가 도착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도로는 넓고 인도는 깨끗하다. 그렇지만 날씨가 추워서 가만히 서서 기다리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모스크바 시내를 보면서 천천히 붉은 광장(Красная площадь, Red Square)까지 걸어가기로 하였다. 복사한 가이드북이 있으므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사진 207 : 힐튼 호텔은 고풍스러운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평일이라면 도로에는 차가 많이 다니고 인도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겠지만 일요일 아침이라서 매우 한산하다. 가끔씩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있기는 하였지만 다른 러시아 도시에 비하여 도로는 깨끗하고 오래된 건물이지만 잘 관리되고 있었다.

 

[사진 208 : 러시아 국가안전부인 FSB 본부 건물. 소련 시절에는 KGB 본부였다.]

 

   걸어가다 보니 루�카야광장(Лубянкая площадь, Lubyanka Square)에 도착하였다. 루�카(Лубянка, Lubyanka)라는 건물이 있는데 소련 시절의 정보 기관이었던 KGB(Комитет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й Безопасности, Committee for State Security) 본부였다. 1930년대에는 감옥으로 사용되어서 소련에 반발하는 무고한 사람들을 가두어둔 장소이기도 하였다. 소련이 붕괴되면서 KGB는 FSB(Федеральная Служба Безопасности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Federal Security Service of the Russian Federation, http://www.fsb.ru )로 이름이 바뀌어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당연히 루�카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사진 209 : 모스크바 지하철 입구. 간단하게 M이라고 적힌 표지판만 있다.]


   곳곳에 지하철역이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멀리서도 알아보기 쉽게 만들지 않았고 지하도 입구에 M이라는 마크 하나만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들다.

 

[사진 210 : 모스크바 시내에는 오래된 건물만 있고 일요일 아침이라서 인적이 드물다.]

 

[사진 211 : 모스크바의 길 이름에는 그 유래를 설명하여 놓았다.]

 

[사진 212 : 굼 백화점 사이의 길. 색은 단조롭지만 건물의 장식이 화려하다.]

 

   계속하여 오래된 건물 사이로 난 길이 계속된다. 이미 밝은 낮이지만 인적이 드물어서 적막감이 든다. 키타이고로트(Китай-город, Kitai-gorod)에 있는 굼(ГУМ, GUM, http://www.gum.ru ) 백화점을 지나가니 넓은 광장이 나타났다. 붉은 광장에 도착하였다. 천천히 걸어서 오니 1시간이 걸렸다.

 

   관광객이 넘쳐나고 그에 맞추어서 경찰들의 검문이 심하다는 붉은 광장이었지만 일요일 이른 아침이라서 매우 한산하였다. 붉은 광장에는 옆에는 크레믈린(Кремль, Kremlin, http://www.kreml.ru )이 있다. 크레믈린은 러시아어로 요새를 의미한다. 즉 모스크바의 요새인 셈이다. 크레믈린 일부는 입장료를 내면 들어갈 수 있지만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붉은 광장에서 시작하여 크레믈린을 한 바퀴 돌았다.

 

[사진 213 : 차르가 종교 의식을 행하던 롭노예메스토(Лобное место, Lobnoye Mesto).]

 

[사진 214 : 러시아 건축의 극치를 보여주는 흐람바실대성당(Храм Василия Блаженного, Saint Basil's Cathedral).]

 

   광장에는 동그란 우물이 있는데 지하철 환기구가 아니라 롭노예메스토(Лобное место, Lobnoye Mesto)이다. 러시아의 황제인 차르(царь, tsar)가 종교 의식을 행하던 장소이다. 붉은 광장 남쪽으로는 흐람바실대성당(Храм Василия Блаженного, Saint Basil's Cathedral)이 있다. 화려한 색과 특이한 모양으로 러시아의 상징이 된 이 대성당은 이반 4세(Ivan IV)에 의하여 1561년 완공되었다. 최고의 러시아식 디자인으로 완성된 후 이반 4세가 비슷한 건물을 만들지 못하게 하려고 건축가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사진 215 : 크레믈린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망루와 문이 있다.]

 

[사진 216 : 모스크바강 방향으로 본 붉은광장. 크레믈린의 망루가 연달아서 보인다.]

 

[사진 217 : 넓지는 않지만 주변에 화려한 건물이 많은 붉은광장.]

 

[사진 218 : 크레믈린 벽 옆에 있는 레닌의 묘(Мавзолей Ленина, Lenin's Mausoleum).]

 

[사진 219 : 붉은광장에서는 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220 : 붉은 광장 북쪽에 있는 국립역사박물관(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Исторический музей, State Historical Museum).]

 

   붉은 광장 뒤로 있는 크레믈린은 요새인만큼 외부를 감시하는 망루가 설치되어 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있어서 빈틈없는 경계를 자랑한다. 광장 북쪽으로는 레닌의 묘(Мавзолей Ленина, Lenin's Mausoleum, http://lenin.ru )와 국립역사박물관(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Исторический музей, State Historical Museum, http://www.shm.ru )이 있다. 굼 백화점 앞에는 무슨 행사 준비를 하는지 러시아 국기의 색이 들어간 배경에 무대를 만들고 있다.

 

[사진 221 : 1993년에 복원된 카잔대성당(Казанский собор, Kazan Cathedral).] 

 

[사진 222 : 붉은광장과 마네지나야광장 사이에 있는 부활문(Воскресениские Ворота, Resurrection Gate).] 

 

   국립역사박물관 옆에는 크레믈린 북쪽의 마네지나야광장(Манежная площадь, Manege Square)으로 갈 수 있는 부활문(Воскресениские Ворота, Resurrection Gate)이 있다. 문 옆으로는 작은 카잔대성당(Казанский собор, Kazan Cathedral)이 있다. 흐람바실대성당과는 달리 1993년에 복원되어 다시 만들어졌다.

 

[사진 223 : 국립역사박물관 북쪽으로는 게오르기 쥬코프(Георгий Жуков, Georgy Zhukov)가 말타는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마제지나야광장으로 나오면 국립역사박물관 앞에는 소련의 군인이었던 게오르기 쥬코프(Георгий Жуков, Georgy Zhukov)의 동상이 있다. 카잔대성당 왼쪽으로는 모스크바 시청이다. 과거에는 레닌 박물관이었는데 소련 해체 후에 바뀌었다.

 

[사진 224 : 2차 대전에서 희생된 무명용사의 묘.]

 

   크레믈린의 북쪽 끝을 돌아서 서쪽으로 향한다. 북쪽 끝 바로 옆에는 무명용사의 묘(Могила Неизвестнного Солдата, Tomb of the Unknown Soldier)가 있다. 2차 대전 당시에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는 장소이다. 러시아 최정예 군인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다. 물론 일정 시간마다 교대를 한다.

 

[사진 225 : 무기고 옆의 벽 일부는 오래 전의 모습을 보존하여 놓았다.]

 

[사진 226 : 크레믈린 밖의 서쪽에는 곳곳에 기념비가 있다.]

 

[사진 227 : 크레믈린 밖의 서쪽으로는 넓은 정원이 있다.]

 

   서쪽은 정원이 있어서 산책을 하기에 좋게 되어 있다. 물론 크레믈린에 들어가는 입구도 서쪽에 있다. 역시 오전 9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므로 지금은 크레믈린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곳곳에 기념하는 비석이 있지만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서 무슨 의미인지는 알기 어렵다.

 

 

 

 

 

   다음으로는 '러시아 - 러시아의 심장 모스크바의 붉은광장(Red Square)과 크레믈린(Kremlin) (下)'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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