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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프랑스 - 다양한 프랑스 철도 차량을 볼 수 있는 파리북역(Gare du Nord de Paris, Paris North Station)

 

   아침 5시 20분에 일어났다. 다른 사람들은 잠을 자고 있어서 조용히 짐을 챙겨서 방에서 나왔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대문을 열고 나왔다. 직원이 ‘도모(どうも)’라고 하였다. 일본어의 ‘대단히(고맙습니다)’라는 의미로 흔하게 쓰이는 표현이다. 막상 들었을 때에는 서양인이 일본어를 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하였으므로 전혀 알아듣지 못하였다. 직원은 일본인인 줄 생각한 모양이다.

 

[사진 1890 : 서시히 하늘이 밝아지고 있는 생말로.] 

 

   낮이 긴 여름이지만 아직 해가 뜨지 않고 어두웠다. 생말로는 프랑스에서도 서쪽에 위치하고 있고 경도 상으로는 영국과 동일하지만 시간은 1시간 빠르다. 그러다보니 해가 뜨는 시간이 조금 늦다.

 

   생말로역은 토요일 아침이지만 차량 청소 작업으로 역은 바쁘게 돌아가고 창구에도 직원 1명이 있었다. 승강장에 대기하고 있는 렌(Rennes)으로 향하는 열차에 탔다. SNCF Z 27500 전동차 3량 편성이었다.

 

[사진 1891 : 무인역인 본네맹(Bonnemain)역 승강장.]

 

[사진 1892 : 렌역(Gare de Rennes, Rennes Station)의 대합실과 열차 출발 안내.]  

 

   프랑스 역시 주말이 되면 열차 횟수가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내가 탄 열차는 이 노선에서는 드문 각역 정차이다. 그렇지만 중간에 타고 내리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렌역(Gare de Rennes, Rennes Station)에는 다양한 TGV 차량이 유치되어 있다. 모두 2층인 TGV 차량도 있으나 우리나라처럼 20량 편성인 차량은 없다. 대합실로 올라가서 잠시 쉬다가 다음 열차를 타기 위하여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사진 1893 : SNCF TGV 아틀란티크(Atlantique) 차량의 1등석 출입문.] 

 

[그림 1894 : 렌(Rennes)에서 파리 몽파르나스(Paris-Montparnasse)까지 이용한 TGV 좌석 지정권.] 

 

   이번에 타는 열차는 SNCF TGV 아틀란티크(Atlantique) 차량이 두 편성 연결되어서 모두 24량 편성이다. 나의 좌석을 찾아서 가니 4명이 같이 앉아서 가는 컴파트먼트(Compartment)이다. 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3명은 가족끼리 탄 승객들이었는데 이들은 무언가 궁금한지 말을 걸었지만 그쪽에서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고 나는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니 대화가 되지 못하였다.

 

   열차는 기존선 구간을 달린다. 철길 옆에는 나무를 많이 심어 놓아서 경치를 보기는 좋지 않았다.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서인지 피곤함에 잠시 졸고 있는데 차장이 와서 승차권 검사를 한다. 다른 승객의 승차권은 건성으로 보고 지나가는데 나에게는 여권까지 보여 달라고 한다. 일본에서 JR패스를 사용할 때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물론 패스에 있는 여권 번호와 대조를 한 후 바로 돌려준다.

 

[사진 1895, 1896 : LGV(Ligne à grande vitesse, High-speed rail) 아틀란티크(Atlantique) 선로 주변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평지가 있다.] 

 

   열차는 기존선 구간의 마지막 정차역인 르망(Le Mans)에 도착하였다. 열차는 천천히 LGV(Ligne à grande vitesse, High-speed rail) 아틀란티크(Atlantique)라고 하는 고속선로에 진입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차내에서는 열차의 속도를 알려주는 표시가 전혀 없어서 어느 정도 빨리 달리는지 알기 힘들다. 우리나라와는 고속선 주변의 경치는 차이가 많다. 허허벌판인 평지가 계속되고 숲보다는 밭이 끝없이 이어진다. 터널이나 산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도 사람의 접근을 막기 위하여 철길 옆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다. 가끔씩 보이는 고속도로에는 파리(Paris)를 빠져나가는 차량으로 정체가 매우 심하다.

 

[사진 1897~1899 : 파리 몽파르나스역(Gare de Paris-Montparnasse, Paris Montparnasse Station)에 도착 이전에 차량 기지를 통과한다.]

 

   파리 시내에 들어서면 TGV 차량 기지를 거쳐서 기존선과 합류한다. 곳곳에는 터널이 있고 열차는 속도를 줄여서 간다. 종착역인 파리 몽파르나스역(Gare de Paris-Montparnasse, Paris Montparnasse Station)에 도착하였다.

 

   파리 몽파르나스역은 파리에 있는 7개의 터미널역 중의 하나로 파리 시내의 서남쪽에 있다. 1840년에 문을 열었으며 1960년대에 역에 복합 건물이 지어지면서 규모가 커졌다. 1990년에 TGV 아틀란티크선이 개통되면서 더욱 확장되었다. 현재는 파리에서 프랑스 서부와 남서부로 향하는 열차가 출발한다.

 

[사진 1900 : 나란히 있는 SNCF TGV 아틀란티크 차량.]

 

[사진 1901 : 파리 몽파르나스역(Gare de Paris-Montparnasse, Paris Montparnasse Station) 대합실의 열차 출발 안내.]

 

[사진 1902 : 복합 건물로 지어져서 규모가 엄청나게 큰 파리 몽파르나스역(Gare de Paris-Montparnasse, Paris Montparnasse Station).]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Paris)의 첫 느낌은 어둡고 지저분함이었다. 파리 몽파르나스역 승강장은 위에 건물이 있어서 어둡고 선로와 승강장에는 곳곳에 아무 곳에나 버린 쓰레기로 지저분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어서 정신이 없었다. 대합실을 거쳐서 밖으로 빠져 나왔다. 역에 있는 건물이 커서 한참을 뒤로 가서야 전체를 잡을 수 있었다.

 

[사진 1903 : 파리지하철(Métro de Paris, Paris Métro) 몽파르나스 비앙브뉘(Montparnasse - Bienvenüe)역 입구.]

 

[그림 1904 : 파리지하철 1회용 승차권.] 

 

   파리북역(Gare du Nord de Paris, Paris North Station)으로는 지하철 4호선을 타면 환승하지 않고 바로 갈 수 있다. 지하철역으로 내려가서 승차권을 자동발매기에서 구입하였다. 줄이 길어서 약간 기다려야 했으나 자동발매기는 영어를 지원하여서 쉽게 승차권을 살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신용카드로도 지하철 승차권을 살 수 있다.

 

   지하철역은 약간 이름이 다른 몽파르나스 비앙브뉘(Montparnasse - Bienvenüe)이다. 파리지하철(Métro de Paris, Paris Métro, http://www.ratp.info ) 4, 6, 12, 13호선이 만나는 환승역이다. 현재까지 파리지하철은 14호선까지 개통되어 있다.

 

[사진 1905 : 파리지하철 4호선에서 운행하는 MP 59 전동차.] 


   개찰구를 지나서 한참을 걸어가니 승강장이 나타났다. 6량 편성의 MP 59 전동차가 들어온다. 1963~1968년에 제작된 매우 오래된 차량으로 바퀴가 고무 타이어로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은 느낌이 들었다. 역간 거리는 짧은데 정차 시간도 매우 짧았다. 완전히 정차하지 않았는데도 출입문이 열리고 승객들이 내린다. 차내에는 안내 방송이 전혀 없고 차량과 역 곳곳에는 낙서가 많이 있다.

 

[사진 1906 : 파리북역(Gare du Nord de Paris, Paris North Station)의 열차 출발 안내.] 

 

   21분을 달려서 북역(Gare du Nord, North Station)에 도착하였다. 집표구가 따로 없고 들어갈 수 없게 만들어 놓은 출구가 있다. 모스크바지하철과 시스템이 비슷하다.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파리북역(Gare du Nord de Paris, Paris North Station) 대합실이 나타난다.

 

   파리북역은 프랑스 북부는 물론 영국(United Kingdom), 벨기에(Belgium), 네덜란드(The Netherlands), 독일(Germany)로 가는 열차가 출발한다. 1년에 약 1억 8천만명 정도가 이용하여 유럽에서는 가장 승객이 많으며 세계에서는 일본의 신주쿠역[新宿駅]과 이케부쿠로역[池袋駅] 다음으로 많다.

 

   유럽 대륙은 열차에 대한 개찰이 없지만 휴가를 가려는 승객이 몰리는 7월 중순의 토요일이라서 사고를 우려해서인지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열차가 입선할 때까지 막아 놓았다. 또한 열차가 들어와도 승차권을 확인하고 승객을 승강장으로 들어가게 해 준다. 그러다 보니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대합실에 몰려 있어서 대합실은 마치 만원 지하철을 연상할 정도였다.

 

[사진 1907 : 유로스타(Eurostar)는 다른 열차와는 달리 출발 30분 이전에 체크인을 해야 하므로 따로 입구가 있다.]

 

[사진 1908 : 왼쪽은 영국 런던(London)으로 가는 유로스타(Eurostar) TGV-TMST 차량이고 오른쪽은 탈리스(Thalys)로 운용되는 SNCF TGV Thalys PBKA 차량이다.]

 

[사진 1909 : 영국으로는 가지 않고 프랑스 내만 운행하는 SNCF TGV-TMST 차량.]

 

   대합실에서도 승강장에 있는 차량을 볼 수 있었다. 영국으로 가는 유로스타(Eurostar, http://www.eurostar.com ) 클래스(Class) 373 전동차벨기에, 네덜란드, 독일로 가는 탈리스(Thalys, http://www.thalys.com )의 SNCF TGV Thalys PBKA 전동차도 볼 수 있다. 클래스 373은 영국에서 차량을 분류하는 방식이고 프랑스에서는 TGV-TMST라고 한다. TMST는 해협을 통과하는 고속열차라는 의미(Trans-Manche Super Train, Cross-channel Super Train)의 약자이다. 흔하지는 않지만 유로스타가 아니라 프랑스 국내선 구간에서 운용하는 차량도 볼 수 있었다.

 

[사진 1910 : 우리나라의 8000호대 전기기관차와 모양이 같은 SNCF BB 15000 전기기관차.]

 

[사진 1911 : 1958~1963년에 제작된 SNCF BB 16000 전기기관차. 최고 속도는 160km/h이다.] 

 

   파리북역에는 기존선 열차도 탈 수 있다. 기존선에서 객차를 견인하는 전기기관차도 볼 수 있었다. SNCF BB 15000 전기기관차는 우리나라의 8000호대 전기기관차와 똑같이 생겼다. 1971~1978년에 알스톰(Alstom)에서 제작되었으며 교류 25kV, 50Hz에서 운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8000번대 전기기관차와는 달리 최고속도는 160km/h로 빠르다. 오랜 동안 여객열차 견인에 사용되었으나 고속전용선인 LGV가 개통되면서 점점 운용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 충돌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운전사를 보호하기 위하여 운전실 아래가 튀어나온 디자인이어서 ‘부러진 코’라는 의미인 ‘네카세(Nez Cassé, broken nose)’라는 애칭이 있다.

 

[사진 1912 : 유리가 가운데 있는 지붕이 있는 파리북역 승강장.]

 

[사진 1913 : 파리북역 승강장 입구의 출발 열차 안내.]

 

[사진 1914 : 처음 나온 TGV 차량인 SNCF TGV 쉬데스트(Sud-Est).]

 

[사진 1915 : SNCF TGV 쉬데스트(Sud-Est)의 1등석 차량 출입문.] 

 

   다양한 철도 차량을 보는 사이에 내가 탈 열차의 승강장이 정해졌다. 이번에는 TGV 초기 차량인 TGV 쉬데스트(Sud-Est)를 탄다. 1978~1985년에 제작되었으며 최고 속도는 270km/h이었으나 일부 편성은 300km/h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양 끝에 연결되는 전기기관차를 포함하여 10량 편성이다. 열차는 두 편성이 연결되어 운행하다가 릴 플랑드르역(Gare de Lille-Flandres, Lille Flandres Station)에서 분리된다.

 

 

 

 

 

   다음으로는 '프랑스, 벨기에 - 릴(Lille)과 리에주(Liège)의 커다란 터미널역'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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