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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프랑스, 벨기에 - 릴(Lille)과 리에주(Liège)의 커다란 터미널역
열차는 천천히 파리북역(Gare du Nord de Paris, Paris North Station)을 출발하였다.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Paris)는 예술과 낭만의 도시라고 하고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 관계로 이 여행에서는 단순한 통과 도시였고 아직도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림 1916 : 파리북역(Gare du Nord de Paris, Paris North Station)에서 릴 플랑드르역(Gare de Lille-Flandres, Lille Flandres Station)까지 이용한 TGV 지정권.]
[사진 1917 : 릴 플랑드르역(Gare de Lille-Flandres, Lille Flandres Station) 역명판.]
열차는 파리를 벗어나자 넓은 평지를 달린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프랑스는 고속선을 건설하기에는 정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도 4명이 마주보는 좌석이었는데 내 좌석은 복도 측이어서 밖의 경치를 볼 수 없었다. 릴(Lille)에 접근하면서 속도를 줄이고 철길은 분기하여 기존선과 합류하여 릴 플랑드르역(Gare de Lille-Flandres, Lille Flandres Station)에 도착하였다.
릴 플랑드르역은 릴 유럽역(Gare de Lille-Europe, Lille Europe Station)과 함께 릴의 터미널역이다. 행선지별로 터미널역이 분리되어 있는 파리(Paris)와는 달리 릴은 운행하는 열차에서 차이가 있다. 릴 플랑드르역은 파리북역과 투르쿠앵(Tourcoing) 간을 연결하는 TGV와 기존선 열차를 탈 수 있다. 반면 릴 유럽역은 영국이나 벨기에로 가는 유로스타(Eurostar)와 TGV가 정차한다.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 외곽으로 통과하여 프랑스 남부나 서부로 운행하는 TGV 열차의 북쪽 종점이다. 일부 열차는 브뤼셀(프랑스어Bruxelles, 네덜란드어Brussel, Brussels)까지 연장 운행한다. 두 역은 약 400m 떨어져 있어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사진 1918 : 선로의 끝이 막혀 있고 둥근 유리로 된 지붕이 있는 릴 플랑드르역 승강장.]
[사진 1919 : 릴 플랑드르역 건물.]
[사진 1920 : 릴 유럽역(Gare de Lille-Europe, Lille Europe Station)로 가려면 화살표 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사진 1921 : 릴 플랑드르역과 릴 유럽역 사이에 있는 대형 쇼핑센터.]
[사진 1922 : 릴 유럽역 오른쪽에는 위층이 더 넓은 건물이 불안하게 서 있다.]
릴 프랑드르역의 승강장에는 선로의 끝이 막혀 있다. 바로 환승할 수 있도록 열차가 대기하고 있다. 안내판에는 릴 유럽역으로 가는 길을 잘 알려준다. 위층이 더 넓은 불안하게 생긴 건물 아래에 릴 유럽역이 있다.
[사진 1923 : 건물 옆이 유리로 되어서 밝은 릴 유럽역 대합실.]
[사진 1924 : 대합실에서 본 지상 1층에 있는 승강장.]
릴 유럽역은 대합실이 2층에 있고 승강장은 1층과 4층에 있다. 4층에 있는 승강장은 유로스타 전용이어서 출발 30분전에 체크인을 받아야 한다. 1994년에 문을 열어서 역 건물은 현대적으로 지어져 있다.
[사진 1925 : 릴 유럽역의 열차 출발 안내.]
정작 내가 타려는 열차는 지연된다고 나온다. 브뤼셀 미디역(프랑스어Gare de Bruxelles-Midi, 네덜란드어Station Brussel-Zuid, Brussels-South Station)에서 13분의 환승 시간이 있지만 다른 역과는 달리 브뤼셀 미디역에서는 환승하는 열차가 지연되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즉, 환승을 보장할 수 없다고 시각표에 나와 있다.
[그림 1926 : 릴 유럽역(Gare de Lille-Europe, Lille Europe Station)에서 브뤼셀 미디역(프랑스어Gare de Bruxelles-Midi, 네덜란드어Station Brussel-Zuid, Brussels-South Station)까지 이용한 TGV 지정석권.]
TGV 열차가 들어왔으나 승강장에 나온 편성 정보와는 달라서 승객들의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SNCF TGV 아틀란티크(Atlantique) 차량 두 편성이 연결되었는데 순서가 다른 게 문제였다. 릴 유럽역에서는 분리되어 한 편성만 브뤼셀로 가는데 순서가 바뀌어 있어서 이 역까지 운행하는 편성이 출발하여 회송된 후에 브뤼셀 미디역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28분이나 지연되었다.
국경을 넘어서 벨기에(Belgium)로 넘어가지만 어떠한 표시도 없고 차내에도 안내가 없다. 창밖의 풍경은 변하지 않지만 나란히 가는 기존선의 차량과 역의 안내판은 프랑스와 다르다. 대도시가 나오면서 차량기지를 지나서 브뤼셀 미디역에 도착하였다.
[그림 1927 : 앞에 이용한 열차가 지연되면서 후속 탈리스(Thalys)를 탈 수 있다는 스티커를 붙였으나 이용하지 않은 지정권.]
열차에서 내려서 뛰어서 탈리스(Thalys, http://www.thalys.com )를 타는 승강장으로 갔지만 이미 열차는 떠나고 없었다. 승강장 입구에 있는 탈리스 창구에서 지정권의 환불을 요구하였지만 다음 열차를 탈 수 있다는 스티커만 붙여 준다. 비싼 지정권이 아깝지만 3시간이나 기다릴 수 없었다.
[사진 1928 : 가장 앞에 연결된 I11 객차에는 운전실이 있어서 기관차를 제어할 수 있다.]
[사진 1929 : I11 객차 출입문. 벨기에는 우리나라처럼 저상홈이어서 계단을 올라간다.]
[사진 1930 : I11 1등석 객차 내부. 2X1 배열로 좌석이 배치되어 있다.]
열차시각표를 확인하여 외펜(Eupen)으로 가는 인터시티(IC, Intercity)에 탔다. 탈리스(Thalys)나 이체에(ICE, Intercity Express)를 타지 않으면 중간에 환승을 해야 국경을 넘어 독일로 갈 수 있다. I11 객차 11량에 뒤에는 HLE 13 전기기관차가 밀어주고 있었다. 가장 앞에 있는 객차에는 운전실이 있어서 전기기관차를 제어할 수 있다. 1등석(First Class) 객차가 2량 연결되어 있는데 좌석이 2X1로 배열되어 있어서 의자가 크다. 그렇지만 의자는 뒤로 넘어가지도 않고 방향 전환도 되지 않으며 다른 서비스는 없다. 하지만 커다란 테이블은 갖추고 있다.
프랑스의 북쪽에 있는 벨기에(Belgium)는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의 본부가 있고 창립 구성원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벨기에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남부의 왈롱(프랑스어Wallonie, 네덜란드어Wallonië, Wallonia)과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북부의 플란데런(네덜란드어Vlaanderen, 프랑스어Flandre, Flanders)으로 나누어지고 두 지역 간의 갈등이 심하여 최근에는 나라의 분열까지 갈 정도였다. 두 지역의 경계에 수도인 브뤼셀(프랑스어Bruxelles, 네덜란드어Brussel, Brussels)이 있다. 외펜(Eupen)을 중심으로 한 독일과의 국경 부근에는 작지만 독일어를 사용하는 지역이 있다.
보통 공용어가 여러 개이면 같이 표기하지만 벨기에에서는 수도인 브뤼셀을 제외하고는 그 지역에서 쓰는 언어로만 적어 놓았다. 심지어 열차 내의 LED도 브뤼셀에서만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가 번갈아 나오고 왈롱에서는 프랑스어만 플란데런에서는 네덜란드어만 나온다.
국영 벨기에철도(National Railway Company of Belgium, http://www.b-rail.be )에서 벨기에의 철도를 운영하는데 프랑스어로는 ‘Société Nationale des Chemins de fer Belges (SNCB)’라고 하며 네덜란드어로는 ‘Nationale Maatschappij der Belgische Spoorwegen (NMBS)’라고 부른다. 역과 차량에는 NMBS/SNCB라고 표시가 되어 있지만 두 회사가 아니다. 벨기에는 국토 대부분이 평지이고 일찍부터 철도 교통이 발달하여 대부분의 노선이 등간격으로 열차가 자주 운행한다. 국내선은 우리나라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때처럼 시각표를 외울 필요 없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이다.
브뤼셀을 빠져나가면서 속도를 내면서 달린다. 특히 루벤(네덜란드어Leuven, 프랑스어Louvain)부터 앙(Ans)까지의 고속선인 HSL 2에서는 200km/h까지 내면서 미끄러지듯이 달린다. 고속선 구간에는 다른 노선과는 달리 철길 옆에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다.
기존선과 합류하여 열차는 리에주 기유맹역(프랑스어Gare de Liège-Guillemins, 네덜란드어Station Luik-Guillemins)에 도착하였다. 벨기에 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리에주(프랑스어Liège, 네덜란드어Luik, http://www.liege.be )의 중심역이다.
[사진 1931 : 지나가는 사람이 적어서 한산한 리에주 시내 거리.]
먹을거리를 사기 위하여 리에주 시내로 나갔다. 토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시내는 인적이 드물고 한산하였다. 도시 곳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고 건물은 낡았다. 까르푸(Carrefour, http://www.carrefour.com )를 찾아서 빵을 구입하였다.
[사진 1932 : 리에주 기유맹역(프랑스어Gare de Liège-Guillemins, 네덜란드어Station Luik-Guillemins)을 지붕처럼 덮고 있는 길이 250m, 높이 35m의 커다란 돔(dome).]
[사진 1933 : 신역사 공사 관계로 임시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리에주 기유맹역.]
[사진 1934 : 리에주 기유맹역 출발 열차 안내.]
[사진 1935 : 리에주 기유맹역 입구. 왼쪽으로 들어가면 매표소가 있는 역 건물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승강장으로 통하는 통로가 나온다.]
[사진 1936 : 승강장으로 가는 통로 위에서 내려다 본 리에주 시내.]
[사진 1937 : 리에주 기유맹역 승강장 위의 넓은 통로.]
[사진 1938 : 승강장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
리에주 기유맹역도 공사 중이었다. 2009년 여름으로 예정된 리에주와 독일 아헨(Aachen) 간의 고속선 개통 이전에 역이 완성될 것이다. 스페인 건축가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디자인하였는데 길이 250m, 높이 35m의 커다란 돔(dome)이 역의 지붕처럼 덮고 있다. 역 건물과 승강장으로 통하는 통로는 임시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었다. 최근에 만드는 역이므로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통로에는 경사로와 에스컬레이터가 갖추어져 있다. 공사가 완공되면 5면 9선의 승강장을 갖추게 된다.
[사진 1939 : 리에주 기유맹역 4a 승강장의 출발 열차 안내.]
[사진 1940 : 리에주 기유맹역(프랑스어Gare de Liège-Guillemins, 네덜란드어Station Luik-Guillemins)에서 아헨중앙역(Aachen Hbf)까지 이용한 AM65 전동차.]
[사진 1941 : 옆에서 본 AM65 전동차.]
[사진 1942 : 푹신한 의자가 마주보게 놓인 AM65 전동차의 1등석(First Class).]
아헨으로 가는 열차는 AM65 전동차 2량 편성이었다. 1960년대에 제작되어서 무척 낡았다. 작은 1등석이 있는데 푹신한 의자가 놓여 있는 정도이다. 조명이 어둡고 테이블은 없고 창문 쪽에 작은 받침대가 있다. 옛 향수를 느끼도록 만든 관광 열차에 탄 느낌이다.
[사진 1943 : 철길 주변에는 낮은 산이 있고 숲이 울창하다.]
[사진 1944 : 벨켄래트(Welkenraedt)역에서 만난 리에주 방향으로 가는 전동차.]
[사진 1945 : 벨기에 쪽 국경역인 벨켄래트(Welkenraedt)역.]
다른 벨기에의 노선과는 달리 높지는 않지만 산 속을 간다. 조금씩 올라간다. 벨기에 철도에서는 흔하지 않는 터널이 이어진다. 그렇지만 복선이고 전철화가 되어 있으며 선형도 제법 좋다. 국경역인 벨켄래트(Welkenraedt)에는 많은 선로에는 몇몇 객차와 기관차가 유치되어 있으나 한산하다.
[사진 1946 : 벨기에와 독일 국경 부근에는 산이 있어서 숲이 넓게 펼쳐진다.]
들판이 펼쳐지고 열차는 조금씩 내려간다. 공사 중인 고속선과 합류하고 단선 구간이 된다. 선로 개량을 위하여 단선만 사용하고 있다. 다시 복선을 사용하는 구간에 들어가면 열차는 우측 철길로 들어간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철도에서는 좌측 통행을 하지만 독일은 우측 통행이다. 벨기에의 기존선은 대부분 3000V 직류를 사용하지만 독일은 15kV 16.7Hz 교류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경을 중심으로 전기가 바뀌게 되면 그에 맞는 전기 차량이 필요하여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독일이지만 아헨중앙역(Aachen Hbf)에서 급전 방식이 바뀌게 만들었다. 2009년 6월 14일부터 탈리스(Thalys)와 이체에(ICE)만 운행하는 리에주와 아헨 사이의 고속선은 25kV 50Hz 교류를 사용할 예정이다. 고속선을 통해서 이동하면 현재 45분이 걸리지만 23분으로 단축된다. 유럽은 나라마다 철도에서의 규격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여러 나라를 운행하는 열차는 각 나라의 규격을 맞춘 차량을 투입하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독일 - 독일 북부의 중심 운하 도시 함부르크(Hamburg)'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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