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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노르웨이 - 세계에서 차창 밖 경치가 아름다운 철길 중의 하나인 베르겐선(Bergensbanen, Bergen Line)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났다. 씻고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서둘러서 숙소에서 나와서 역에 가니 열차 출발 3분전이었다. 유럽 대륙은 개찰이 없으니 바로 승강장에 들어가서 열차를 타면 되니 급할 때에는 정말 편하다. 그러나 열차는 베르겐역(Bergen Stasjon, Bergen Station)에 도착하는 열차가 지연되어서 12분이나 늦게 출발하였다. 괜히 뛰어서 역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2572 : 베르겐역(Bergen Stasjon, Bergen Station)에서 오슬로 중앙역(Oslo Sentralstasjon, Oslo Central Station)까지 이용한 NSB 콤포트(Komfort) 지정석권.]

 

[사진 2573 : 베르겐역에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는 NSB BM73 전동차.]

 

[사진 2574 : NSB BM73 전동차의 출입구.] 

 

   이번에 타는 열차는 싱나투르(Signatur)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NSB BM73 전동차이다. 4량 편성이 연결되어 모두 8량이었다. 다른 노선과는 달리 오슬로~베르겐 간의 베르겐선(Bergensbanen, Bergen Line)에서는 틸팅 열차(tilting train)인 NSB BM73 전동차로 운행하는 열차가 전기기관차에 객차로 편성된 열차보다 소요 시간이 약 40분 이상 짧다. 시각표에서 열차번호가 두 자리로 되어 있으면 전동차로 편성된 열차이다.

 

[사진 2575 : NSB BM73 전동차 안내.]

 

[사진 2576 : 일반석(Standard Class)에는 목받침이 있는 좌석이 2X2로 배열되어 있다.]

 

[사진 2577 : 가죽으로 된 목받침이 있는 좌석이 2x2로 배열되어 있는 NSB 콤포트(Komfort).] 

 

[사진 2578 : 가운데 테이블이 있는 마주보는 좌석도 있다.] 

 

   이번에는 차내를 한 번 둘러보았다. NSB BM73 전동차는 4량 편성이지만 작은 식당을 비롯하여 자전거 보관소, 유모차 보관소, 수하물 보관 공간, 어린이 놀이터 등의 편의 시설들을 잘 갖추고 있다. 1등석에 해당하는 NSB 콤포트(Comfort)는 일반석(Standard Class)과 마찬가지로 2X2 좌석 배열이고 다만 의자가 가죽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NSB 콤포트에서는 따뜻한 음료를 자유롭게 마실 수 있고 신문이 제공된다는 점이 다르다.

 

   이미 이틀 전에 베르겐선을 지나가기는 하였지만 야간열차를 이용하였고 피오르드 구경을 하고 나서도 일부 구간을 탔지만 피로 때문에 차내에서 졸다가 지나갔다. 이번에는 제대로 보기 위하여 아침에 베르겐역을 출발하는 열차에 탔다.

 

   베르겐선은 베르겐에서 회네포스(Hønefoss)까지의 377km인 노선을 의미하지만 모든 열차가 오슬로 중앙역(Oslo Sentralstasjon, Oslo Central Station)까지 운행하므로 489km인 전구간을 뜻하기도 한다. 피오르드로 형성된 골짜기를 지나고 빙하가 보이는 산을 넘어 가므로 노선은 경사가 급하고 커브가 많아서 열차가 빠르게 달릴 수 없어서 NSB BM73 틸팅 전동차는 6시간 30분 정도, NSB El 18 전기기관차가 객차를 견인하는 편성은 7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노선이다.

 

   베르겐선은 우리나라의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을 거치는 청량리~강릉 구간과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다. 산악 지형을 뚫고 가므로 터널이 유난히 많고 또한 바다를 볼 수 있다. 베르겐선은 영동선처럼 동해 바다를 끼고 달리는 게 아니고 바닷물이 들어온 피오르드를 따라서 달린다. 베르겐선에서는 핀세역(Finse Stasjon, Finse Station)이 가장 높은 해발 1,222m에 위치하고 있고 오슬로나 베르겐은 바닷가에 있으므로 해발 고도가 거의 0m에 가깝다. 이런 높이 차이 때문에 핀세역 부근은 오슬로나 베르겐과는 다른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한여름에도 눈이 남아 있으며 나무가 자랄 수 없다. 열차가 빠르게 달리지 못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경치를 보여주어서 베르겐선은 세계에서 차창 밖의 경치가 아름다운 철길 중의 하나로 유명하다. 다만 노르웨이에서 베르겐선의 개량을 위하여 힘쓰고 있어서 터널이 많고 우리나라의 영동선에서 볼 수 있는 U자형으로 되어 있는 터널이나 스위치백은 볼 수 없다.

 

[사진 2579 : 안개가 덮인 산 사이로 잔잔한 쇠르피오르드(Sørfjorden, Sørfjord)가 있다.] 

 

   베르겐역을 출발한 열차는 중간에 터널이 많지만 쇠르피오르드(Sørfjorden, Sørfjord)를 따라서 간다. 구불구불한 피오르드와는 달리 철길은 중간중간에 설치된 터널을 지나면서 피오르드와 나란히 간다. 피오르드는 어느 새 강으로 바뀌어서 계속 철길과 같이 간다.

 

   보스역(Voss Stasjon, Voss Station)에서 방스밧네트(Vangsvatnet)라는 호수를 이루면서 강은 이제 이별을 한다. 보스역은 해발 57m에 불과하다. 1시간을 왔건만 얼마 올라가지 않았다. 보스역부터는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사진 2580 : 곳곳에 바위가 노출된 산 앞에는 잔잔한 호수가 있다.]

 

[사진 2581 : 산 사이의 골짜기에 있는 뮈르달(Myrdal)의 풍경.]

 

[사진 2582 : 뮈르달역(Myrdal Stasjon, Myrdal Station)의 넓은 승강장.]

 

[사진 2583 : 뮈르달역에는 대여하는 자전거가 있다. 이걸 타고 플롬(Flåm)까지 신나게 내려갈 수 있다.] 

 

   작은 하천을 따라서 열차는 계속하여 올라간다. 우리나라의 태백선과는 달리 철길은 커브가 적은데 그 커브도 틸팅 열차여서 속도를 내면서 달린다. 40분을 달려서 플롬선(Flåmsbana, Flåm Line, http://www.flaamsbana.no )이 분기되는 뮈르달역(Myrdal Stasjon, Myrdal Station)에 도착하였다. 이 역은 해발 865.5m에 있다. 플롬선은 겨우 20.2km로 해면에서부터 이 높이까지 올라오지만 베르겐선은 50km 가까이 달렸다.

 

[사진 2584~2589 : 뮈르달(Myrdal)~핀세(Finse) 구간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 

 

   뮈드달역을 출발하여서도 계속하여 산을 올라간다. 산에는 눈이 점점 많아진다. 터널을 지나는 구간이 많고 터널 입구에는 눈이 떨어지는 걸 막는 시설이 되어 있다. 산에는 나무가 점점 작아지더니 풀만 자라고 있고 바위가 그대로 노출된 부분이 많다. 눈이 녹아서 흘러내리는 작은 하천이 많고 곳곳에 물이 고여서 호수를 이루고 있다. 노르웨이의 북극권 지역의 경치가 비슷하다. 사람이 사는 마을은 보기 힘들지만 작은 길이 있어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2590 : 핀세(Finse)에 있는 나무로 만든 건물.]

 

[사진 2591 : 노르웨이 철도에서 가장 높은 핀세역(Finse Stasjon, Finse Station)의 승강장.]

 

[사진 2592 : 잔잔한 호수 뒤로는 눈과 얼음으로 된 빙하가 있다.] 

 

   열차는 베르겐선에서 가장 높은 장소인 해발 1,222m에 있는 핀세역(Finse Stasjon, Finse Station)에 정차하였다. 역 앞에는 핀세밧네트(Finsevatnet)라는 호수가 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해발 고도가 높은 핀세역에서는 승객들이 제법 많이 내린다. 복장으로 보아서는 트레킹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승강장에 나가니 이건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라 느껴질 정도로 춥다. 눈이 아직도 녹지 않았는데 따뜻할 수가 없다. 툰드라를 이곳에서 다시 만났다.

 

   핀세(Finse, http://www.finse.com )에는 베르겐선 공사를 위하여 희생된 사람들을 위한 철도 노동자 박물관(Railway Navvy Museum)이 있어서 당시에 건설 과정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철도 공사를 위하여 만들었던 보급로인 랄라르베겐(Rallarvegen)은 현재 하이킹이나 사이클링을 즐기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겨울에는 눈이 많아서 크로스컨트리 스키(cross-country ski)를 즐길 수 있으며 극지 탐험대의 훈련 장소로 쓰인다. 남극점 정복에는 성공하였지만 되돌아오다가 식량과 연료 부족으로 최후를 맞이한 영국의 로버트 팰컨 스코트(Robert Falcon Scott) 탐험대도 이곳에서 훈련을 하였다고 한다.

 

[사진 2593 : 온통 바위가 뒹굴고 있고 나무는 없고 풀이 많다.]

 

[사진 2594 : 바위가 많은 산에서 폭포가 떨어진다.]

 

[사진 2595 : 우스타오세트역(Ustaoset Stasjon, Ustaoset Station) 바로 옆에는 우스텐바튼(Ustevatn)라는 호수가 있다.]

 

   가장 높은 역을 지나면 내려가게 된다. 열차는 속도를 내면서 계속하여 내려간다. 창밖으로 보이는 눈은 점점 적어지고 물이 고인 작은 호수가 많이 있다. 고원 분지를 달린다. 풀과 나무가 많아지고 커다란 우스텐바튼(Ustevatn)이라는 조금 큰 호수를 따라 가다가 우스타오세트역(Ustaoset Stasjon, Ustaoset Station)에 정차한다. 우스타오세트역은 해발 990m에 있다.

 

[사진 2596 : 옐리오역(Geilo Stasjon, Geilo Station) 승강장.]

 

[사진 2597 : 도로 건너서 이전에 사용하던 역명판이 방치되어 있다.] 

 

   우스타오세트역을 출발해서도 계속 내리막이다. 열차는 천천히 고원에서 내려간다. 이제는 바위가 노출되어 있는 땅은 보기 힘들다. 승강장이 잘 정비되어 있는 옐리오역(Geilo Stasjon, Geilo Station)에 정차하였다. 옐리오역은 해발 794.2m에 있으니 12km를 달리는 사이에 200m를 내려온 셈이다.

 

 

 

 


   다음으로는 '노르웨이 - 오슬로 중앙역(Oslo Sentralstasjon, Oslo Central Station)의 다양한 노르웨이 철도 차량들'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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