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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 부산에 도시통근열차가 운행되면서 동해남부선에는 작은 간이역이 여러 개 생겼다. 그렇다고 수도권전철처럼 복선에 전철화까지 된 새로운 노선이 아니고 단선에 전철화도 되지 않아서 디젤동차나 디젤기관차가 통일호 객차를 견인하여 운행하였다. 세계 여러 나라를 가 보았지만 도시 철도라고 해서 항상 우리나라의 수도권전철이나 지하철과 같은 설비를 갖추고 있는 건 아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파격적인 운행이었고 철도청이나 부산시에서 관심을 보여서 지금까지 유지되지 않은 게 아쉽다. 물론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오래된 건 살아남기 힘든 우리나라의 환경을 고려한다면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동래역과 재송역 사이에 있는 안락역(安樂驛)도 도시통근열차가 생기면서 신설되었다. 안락역이라는 버스정류장은 없고 동래한전에서 가장 가깝다.
안락역은 2008년 1월 1일부터 열차가 정차하지 않아서인지 이정표도 전혀 없다. 그렇지만 흔적은 아직 남아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동래역 방면으로 조금 걸어가다보면 철도 건널목이 보이는데 이 건널목에서 오른쪽에 역이 있다.
그런데, 임시로 있었던 역 건물은 이미 없어졌고 승강장만 짧게 남아 있어서 역이 있었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렇게 짧은 승강장에서 일부 출입문만 열려서 내리는 경우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안락역이라는 이름만 남아 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승강장이 없어진 건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화 공사 때문이다. 새로운 선로가 고가로 건설되면서 기둥 때문에 기존 선로를 약간 옮기면서 장애가 되는 승강장이 철거되었다.
그러나 안락역이 겨우 9년만 존재하고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동래역 방향으로 약 400m 정도 걸어가면 고가에 커다란 역을 짓고 있다. 이게 바로 복선 전철화가 되면 사용할 안락역이다.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화 공사 진척이 매우 늦은 걸 감안하면 안락역 공사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셈이다. 내가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송정역과 더불어 역사 공사가 가장 빠른 편이다.
새로 이전되는 안락역 위치는 동래 충렬사(東萊忠烈祠, http://cys.busan.go.kr ) 입구인 안락로타리와 가깝고 부산지하철 3호선 반송선 안락역과도 가까워진다. 안락역이라는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서 이름을 조정할 필요가 있겠지만 위치 상으로는 지금의 동래역보다도 더 좋아지게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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