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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수명이 늘어난 것은 근대 이후에 의료 기술이 향상과도 관련되지만 위생 용품이 보급도 여기에 기여하였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아무 생각없이 손이나 몸을 씻는데 사용하는 비누는 병원균의 감염을 막고 몸을 깨끗이 하여 사람이 건강하게 생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신종 플루(Swine flu)까지 언급을 하지 않더라고 여기 저기 접촉을 하게 되는 손을 자주 씻는 건 아주 중요한 생활 수칙이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어릴 때부터 철저히 교육하고 있다. 당연 손을 씻을 때에는 흐르는 물에 씻는 것보다는 비누 등의 세정제를 이용하는 게 더 좋고 씻고 나서 젖어 있는 상태로 두는 것보다는 건조시켜서 물을 다 없애야 한다. 요약하면 손 씻는 과정은 1)비누로 손 구석구석 문지르지 2)물로 헹구고 3)타올이나 건조기로 묻은 물을 완전 건조로 이루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 교통 수단에서는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안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런 관계로 신종 플루가 유행할 경우에는 백신 접종 우선 접종자에 대중 교통 승무원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가까운 곳에는 상상하기 힘든 위생 취약 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바로 많은 사람들이 통근이나 통학은 물론 가까운 곳을 다닐 때 이용하는 무궁화호 열차이다. 유럽을 비롯하여 아시아 여러 나라 열차를 타 보았지만 우리나라의 무궁화호는 좌석이 편하고 승차감도 꽤 좋은 편이다. 디자인도 붉고 푸른 띠가 있어서 나쁘지 않다.

 

 

   무궁화호 열차에는 화장실과 세면대가 객차마다 갖추어져 있다. 세면대에서는 수도꼭지 하나만 달랑 있다. 작은 비누조차도 전혀 비치되어 있지 않고 건조기는 아예 없고 그렇다고 핸드 타올이 비치되어 있지도 않다. 용변 보고 나서 손에 물만 묻혀서 다니라는 의미인가? 무궁화호 열차는 입석이 있어서 주말에는 사람들이 통로까지 꽉 채워서 가는데 혹시라도 전염성이 강한 병에 걸린 환자라도 탄다면 객실 곳곳에 번식시키려고 하는지?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무궁화호를 많이 타는데 정말 아찔하기만 하다.

 

 

   그러면 최근에 통근 열차에서 개조된 무궁화호 동차의 사정은 어떨까? 화장실에는 수도 꼭지 이외에도 물비누와 핸드 타올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서비스의 동등화를 위해서인지 물비누는 아예 넣은 적이 없는지 텅텅 비어 있고 핸드 타올 역시 하나도 없었다. 여기서도 물로 헹구는 수준 이외에는 할 수 없었다.

 

 

   신종 플루가 퍼지면서 손씻기 등의 개인 위생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지만 이건 유럽을 여행하면서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유럽에는 손 씻는 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손이 건조해서 보습제를 발라주어야 할 정도였다. 유럽의 열차는 나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등급에 관계없이 열차 내의 화장실에는 비누와 건조기(또는 핸드타올)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제 점점 보기 힘들어지지만 유럽에는 통근 열차 등급이 다니고 있다. 서유럽에서 가장 철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나라 중의 하나인 그리스를 살펴보기로 하자. 아래 사진은 그리스(Greece)의 통근 열차이다. 1990년대에 만들어져서 우리나라의 무궁화호 객차와 나이는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넓고 이동에 편한 승강장에 비하면 그리스에는 아직도 좁은 승강장으로 되어 있는 역도 많이 있다.

 

 

   객실은 통근 열차이니만큼 우리나라의 통근 열차와 마찬가지로 고정된 좌석으로 되어 있다.

 

 

   화장실은 우리나라의 무궁화호와 마찬가지로 수도 꼭지와 물비누가 나오는 스위치가 있지만 물비누는 없고 대신에 오른쪽에 막대 모양의 비누가 있고 왼쪽에는 핸드 타올이 놓여있다. 이렇게 무궁화호 객차에 비치하는 게 어려운 일일까? 물론 철도공사 입장에서는 많은 객차에 준비하려면 적든 많든 추가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세상 일이라는게 혼자 불평을 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직접 당사자에게 이야기하여야 한다. 인터넷 발달로 이제는 인터넷으로 철도공사(http://www.korail.com )에 민원을 내면 된다. 답변은 하루만에 왔는데 무궁화호 동차에는 바로 비치하겠다고 하고 객차는 비치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한다.

 

  

   무궁화호 동차는 현재 대구~마산, 동대구~포항, 익산~대천~아산 노선에서만 다니고 있어서 동차 이외의 무궁화호를 탄다면 개인 위생에 대해서는 좀 더 조심을 하는 수 밖에 없겠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는 무궁화호 승차는 피하는 게 좋겠다.

 

   또한 철도공사에서는 '세계1등 국민철도'라고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승객들의 건강을 위한 시설이 미비하다는 건 뭐라고 해야 할지...... 겉만 번지르르하고 내실은 그렇지 못한 우리의 현실의 반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늦은 감이 있지만 빠른 시일에 무궁화호 객차에도 비누와 건조기가 설치되어서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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