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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스웨덴 - 인란스바난(Inlandsbanan, The Inland Railway)에서 즐기는 나무 상자에 담긴 도시락

 

   아침 6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열차 시각에 맞추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밤에 자다가 여러 번 깼다. 간단히 씻고 건조하고 있는 빨래를 모두 챙겼다. 숙소에서는 오전 7시 정각에 나갔다. 북유럽의 많은 유스호스텔이 나갈 때에는 직원에게 열쇠를 건네는 게 아니라 우편함 같은 통에 열쇠를 넣고 밖으로 나가면 끝이다. 물론 대문은 열쇠가 없으면 밖에서 들어올 수 없게 되어 있다.

 

[사진 3795 : 외스터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빨간 열매가 열리는 나무.]

 

[사진 3796 : 딱딱해 보이는 열매에는 내린 비로 젖어 있다.] 


   밖에 나오니 비가 조금씩 내린다. 걸어서 외스터순 배스트라역(Östersund Västra Station)으로 향하였다. 외스터순에는 빨간 작은 열매가 달린 나무가 많이 있는데 열매는 먹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인란스바난(Inlandsbanan, The Inland Railway, http://www.inlandsbanan.se )은 외스터순을 중심으로 운행하지만 아침 일찍 출발한다. 이미 승강장에는 인란스바난을 타기 위하여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많이 있다. 참고로 인란스바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제124편에 있다.

 

[사진 3797 : 북극권 내에 있는 옐리바레(Gällivare)까지 타고 갈 인란스바난(Inlandsbanan, The Inland Railway)의 Y1 디젤동차.]

 

[사진 3798 : 인란스바난 Y1 디젤동차의 운전석. 전형적인 투핸들 방식이다.]

 

[사진 3799 : 인란스바난 Y1 디젤동차의 속도계. 차량은 130km/h까지 낼 수 있지만 인란스바난 내에서는 최고 90km/h로 달린다.]

 

[사진 3800 : 인란스바난 Y1 디젤동차 내의 보안 장치.] 


   이번에도 인란스바난의 Y1 디젤동차 2량 편성이다. 지난 번에는 앞의 차량에만 승객을 태우고 뒤의 차량은 비어 있는 채로 운행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두 칸 모두 승객들이 타고 있다. 승무원이 예약 여부를 확인하더니 뒤의 차량에 타라고 한다. 앞의 차량은 단체 관광객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열차는 나무로 된 발판만 있는 외스터순 얌틀리역(Östersund Jamtli Station)에 잠시 정차한 후에 미트나보토게트(Mittnabotåget)와 분기되어 북쪽으로 향한다. 구름이 많고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서 창문에는 물이 묻어서 밖을 보기에는 좋지 않다. 아침 일찍 나와서인지 승객들은 피곤하여 졸고 있다.

 

[사진 3801 : 옘틀란스 시코스역(Jämtlands Sikås Station) 건물.]

 

[사진 3802 : 울릭스포르스역(Ulriksfors Station) 앞에서는 아침 도시락을 받기 위하여 승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열차는 간단한 아침 식사를 받기 위하여 울릭스포르스역(Ulriksfors Station)에 정차하였다. 이 역에서는 스토룀순(Strömsund)으로 향하는 짧은 지선이 분기된다. 역 구내에는 목재를 운반할 수 있는 화차가 유치되어 있다.

 

[사진 3803 : 울릭스포르스역 대합실에는 나무로 된 의자와 매표소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사진 3804 : 울릭스포르스역 대합실에는 벽난로가 있었던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

 

[사진 3805 : 울릭스포르스역 구내에는 목재를 운반하는 화차가 유치되어 있고 입환용 기관차가 움직이고 있다.] 


   아침을 기다리는 줄이 길어서 역 건물에 들어가 보았다. 나무로 된 건물 안은 오래된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대합실에는 현재는 사용하지 않지만 벽난로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렇지만 커튼을 설치하고 벽은 모두 하얀 페인트를 칠해서 깔끔하게 유지되어 있었다.

 

[사진 3806 : 햄과 야채가 들어간 샌드위치와 따뜻한 커피로 구성된 간단한 아침 도시락.] 


   줄이 짧아져서 나도 도시락을 받았다. 나무 상자에 들어 있는 도시락은 햄과 야채가 들어간 샌드위치 하나에 보온병에 들어간 커피가 전부였다. 많이 먹는 나에게는 꽤 부족하지만 비싼 스웨덴에서는 이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일본처럼 기차 안에서 먹는 도시락이 발달하여 있지도 않고. 다행히도 점심은 일찍 먹는 모양이다. 차내에서는 벌써 승무원들이 다니면서 점심 주문을 받는다.

 

[사진 3807 : 호수와 함께 똑바로 하늘로 뻗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사진 3808 : 승강장이 1면 2선인 호팅역(Hoting Station)에서는 아침으로 먹은 도시락이 들어있던 나무 상자와 보온병을 수거하여 간다.]

 

[사진 3809 : 호팅역에는 유치선이 있어서 선로 보수를 위한 차량이 있다.]

 

[사진 3810 : 호팅역 건물.] 


   차창 밖으로는 숲과 호수가 계속 이어진다. 인구 밀도가 적은 지역이라서 마을은 보기 힘들고 도로도 가끔씩 보인다. 차내에서는 승무원들이 도시락과 보온병이 들어있는 나무 상자를 수거한다. 열차는 호팅역(Hoting Station)에 도착하였다. 1면 2선의 승강장을 갖춘 역인데 타고 내리는 승객은 없고 모아 놓은 나무 상자와 보온병을 가져가기 위하여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1회용 그릇과 병을 사용하면 편리하겠지만 환경 보존을 위하여 이렇게 조금 귀찮더라도 계속 활용을 할 수 있게 사용하는 모양이다.

 

[사진 3811 : 숲 사이로 직선으로 선로가 뻗어 있다.]

 

[사진 3812 : 호수 사이로 커브가 약간 있는 구간을 지나간다.]

 

[사진 3813 : 왼쪽에 있는 선로는 과거에는 열차 교행을 위하여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방치되어 있다.]

 

[사진 3814 : 도로 위를 지나는 짧은 철교를 지나간다.]

 

[사진 3815 : 침목을 교환하면서 예전에 사용한 침목은 철길 옆에 방치되어 있다.] 


   계속 조금씩 비가 내리고 철길은 숲 사이로 이어진다. 가끔씩 호수가 보이기도 하고 짧은 철교를 지나기도 한다. 나무가 비바람에 의하여 넘어지는 걸 대비하기 위하여 철길과 숲 사이에는 여유 공간이 있다. 또한 인란스바난 주변에는 접근할 수 있는 도로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선로 작업을 위한 공간 확보 때문일 수도 있겠다. 중간에는 과거에 교행을 위한 선로가 있던 흔적이 남아 있다. 다니는 열차가 줄어들면서 교행을 위한 신호장이 없어지면서 선로가 방치되어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에는 이런 역이 많이 있다.


   이쪽의 인란스바난 선로는 열차가 자주 다니는지 선로는 빛이 난다. 일부 구간에서는 침목을 교환하는 작업을 하였다. 여객 열차는 관광객 수송을 하기 위하여 여름에만 하지만 화물 수송을 계속하여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차하는 역에서는 디젤기관차와 목재를 운반하는 화차를 쉽게 볼 수 있다.

 

[사진 3816 : 주변에는 숲만 있고 도로와 철길이 나란히 이어진다.]

 

[사진 3817 : 왼쪽에 있는 도로에서 분기되어 가는 좁은 도로가 있어서 철길을 가로지른다.]

 

[사진 3818 : 좁은 하천을 건너고 있다.]


   왼쪽으로 국도가 나타나고 나란히 간다. 철길 주변도 마을은 전혀 없고 숲만 이어지지만 국도에서는 지나가는 차량은 보기 힘들다. 하천을 하나 건너고 차내에는 비헬미나역(Vihelmina Station)에 정차하고 이 역에서 점심 시간을 가진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다음으로는 '스웨덴 - 두부 같은 치즈가 듬뿍 들어있는 샐러드와 함께 하는 간이역에서의 점심 시간'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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