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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스웨덴 - 두부 같은 치즈가 듬뿍 들어있는 샐러드와 함께 하는 간이역에서의 점심 시간

 

   열차는 빌헬미나역(Vilhelmina Station)에 정차하였다. 빌헬미나역은 1면 2선 구조로 되어 있고 유치선이 더 있다. 유치선에는 증기기관차가 1대 있는데 보존 목적으로 있는 모양이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서 증기기관차 앞쪽에는 눈을 제거할 수 있는 커다란 스커트가 있다.

 

[사진 3819 : 1면 2선 구조를 갖추고 있는 빌헬미나역(Vilhelmina Station)에 인란스바난 열차가 도착하여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다.]

 

[사진 3820 : 빌헬미나역 선로에는 보존 중인 증기기관차와 지역 수송에 이용되는 노선 버스가 나란히 있다.]

 

[사진 3821 : 빌헬미나역에 정차 중인 인란스바난 Y1 디젤동차.]

 

[사진 3822 : 빌헬미나 마을 안내. 작은 마을이지만 영어로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사진 3823 : 빌헬미나역 건물. 2층에 있는 직원이 반갑게 손을 흔든다.]


   승객들은 모두 열차에서 내려서 역 건물 옆에 있는 점심을 판매하는 매점 앞에 줄을 서 있지만 미리 주문을 하였으므로 물량이 부족할 가능성이 없으니 역을 둘러보았다. 2층으로 나무로 지어진 전형적인 스웨덴의 작은 역 건물이다. 역 건물을 사진에 담으려고 하니 2층에서 사람이 창문으로 보고 손을 흔든다. 인란스바난에서는 말 보기 드문 동양인이 와서 그럴까? 유럽을 여행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동양인이라는 이점이 있어서인지 서로 눈인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 3824 : 빌헬미나역 대합실은 매표소가 닫혀 있고 라커가 있다.] 


   승객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역 건물 안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 나무로 된 의자에 라커(Locker)가 있고 각종 안내 팸플릿이 있다. 매표소는 닫아 놓은 걸로 보아서는 승차권은 인란스바난 차내에서 취급하는 모양이다.

 

[사진 3825 : 점심을 받기 위하여 승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3826 : 점심으로 먹은 치즈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와 콜라, 그리고 빵 한 조각.] 


   줄이 조금 짧아져서 나도 점심을 받으러 갔다. 내가 주문한 샐러드를 받았고 콜라를 추가로 구입하였다. 기본적으로 빵과 버터를 같이 준다. 음식을 놓고 먹을 수 있는 식당은 따로 없어서 적당한 장소를 찾아야 했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어서 밖에서는 먹기가 곤란하여 대합실로 들어왔다. 스웨덴인 부부가 옆에 앉으라고 공간을 만들어 준다.


   샐러드에는 네모로 잘린 게 들어있어서 이거 두부(tofu) 같다고 하니, 두부가 아니라 치즈라고 하였다. 하긴 여기는 스웨덴인데 두부를 보기는 어렵다. 소스를 넣고 잘 섞어서 먹어보니 역시 치즈였다. 잘린 모양을 보면 두부인데. 서양식만 먹고 다니다보니 가끔씩 한식이 생각난다. 그래도 숙소에 머물 때에는 라면이라도 끓여먹고 있으니.


   스웨덴인 부부는 혼자 여행하냐고 물어본다. 영어로 ‘alone'이라고 하는데 아저씨가 스웨덴어 방식으로 ’어룬‘이라고 해서 알아듣지 못하니 옆에서 아줌마가 ’one person'이라고 설명을 해 준다. 이 여행기에서는 현지 발음보다도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을 활용하여 표시하였지만 스웨덴어 발음은 여기에 표시된 것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o'는 ’오‘보다는 ’우‘에 가깝고 ’u'는 ‘어’에 가깝게 느껴진다. 물론 일본인이 서울을 ‘소우루(ソウル)’라고 해도 알아들을 수 있듯이 현지인들은 실제 발음과 약간 다르지만 소통에는 큰 지장이 없다. 그렇다고 해도 모르는 것 같다면 써서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는 비가 와서 춥지 않냐고 한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겠지만 8월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기온이 높지 않아서 사람들은 방수가 되는 점퍼를 많이 입고 있다. 나는 우리나라에서는 늦겨울이나 초봄에 입었던 두꺼운 남방을 입었는데 방수는 되지 않으니 비가 오면 젖었다. 게다가 비가 조금만 내려도 우산을 쓰고 다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럽에서는 웬만큼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 우산을 쓰는 사람이 적었다. 특히 남자들은 우산을 잘 쓰지 않았다.

 

[사진 3827 : 차내에서 승무원이 바이올린(violin)을 연주하고 있다.] 


   점심 시간이 끝나고 열차에 올라서 계속하여 북쪽으로 올라갔다. 차내에서는 승무원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바이올린(violin)으로 연주를 하고 나서는 순록의 뼈로 만들었다는 피리로 연주를 한다. 북유럽에서도 북쪽에 사는 사미족(Sami)의 전통 악기라고 한다. 이전에 일본을 여행할 때 동해안을 따라서 철길이 있는 고노선[五能線, Gono Line]을 운행하는 리조트시라카미(リゾートしらかみ, Resort Shirakami, http://www.jreast.co.jp/akita/gonosen )에서 츠가루샤미센[津軽三味線, Tsugaru Shamisen]을 연주하는 걸 본 적이 있지만 유럽에서는 처음이다. 츠가루샤미센 연주 장면은 CASSIOPEIA님의 여행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연주가 끝나고 승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무라(Mora)를 오갈 때 탄 열차에서는 한국인은 처음이라고 하였는데 이 열차에서는 2년 전(2006년)에 한국인이 탔다고 한다. 의외로 기차를 좋아하는 일본인도 보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해마다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해외에서 오는 관광객도 많아졌다고 하지만 동양인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철도팬들도 해외 철도에 관심을 가지고 여행을 하면서 관련되는 여행기나 지식이 알려지기는 하지만 일본에 집중되어 있고 유럽의 경우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서유럽 국가의 일부 철도에 관해서만 알려져 있는 정도이다. 이런 긴 여행기를 연재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여행한 북유럽과 서유럽 국가의 철도를 고속철도부터 로컬선 열차까지 자세히 소개하려는 목적이 있다.

 

[사진 3828 : 지금은 역이 없어지고 작은 나무로 지은 건물만이 남았다.]

 

[사진 3829 : 교행선이 나란히 간다.] 


   철길은 계속하여 숲 사이로 이어진다. 시각표를 보면 실제로는 중간에 정차역이 있기는 하지만 내린다고 이야기한 승객이 없고 타려는 승객이 있지 않으면 그냥 통과한다. 역이라고 해도 나무판으로 만든 계단 하나만 있는 경우가 있어서 운전실에서 선로를 자세히 보아야 통과하는 걸 알 수 있다.

 

[사진 3830 : 스토루만(Storuman)에는 공장이 있고 차창 밖으로 보인다.]

 

[사진 3831 : 승강장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인란스바난 승무원.]

 

[사진 3832 : 승강장 옆에 선로의 분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사진 3833 : 스토루만역(Storuman Station)에는 승강장과 역 건물 사이에 도로가 있어서 노선 버스가 다닌다.]

 

[사진 3834 : 역에는 트럭이나 버스로 화물을 수송하기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진 3835 : 승강장에서 본 스토루만역 건물. 우산을 쓰지 않고 역 건물로 가는 승객들도 많다.]


   공장이 보이고 오른쪽에서 철길이 와서 나란히 가더니 스토루만역(Storuman Station)에 정차하였다. 이 역에서는 15분 정도 정차한다. 열차 안에서 답답한 승객들은 비가 조금씩 내리지만 대부분 승강장으로 나와서 역 건물로 향한다. 이 역은 구조가 약간 특이한데 역 건물과 선로 사이에 도로가 있다. 이 도로에서는 노선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이 있다. 역은 버스정류장을 겸하고 있어서 환승하기가 편하게 만든 셈이다. 물론 유럽에서 최근에 개량되는 역은 승강장에서 바로 버스와 열차 사이에 환승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진 3836 : 스토루만역 건물에는 모터박물관(Motor Museum)과 카페(café)가 있다.]

 

[사진 3837 : 대합실에 붙어 있는 노선 버스 시각표.]

 

[사진 3838 : 역 안에 있는 카페의 의자는 1등석에서 사용되던 것을 재활용하였다.] 


   역 건물에는 모터박물관(Motor Museum)과 함께 카페(café)가 있다. 역이라기보다는 마을의 식당으로 쓰이고 있다. 의자는 뒤로 넘어가는 1등석에 있던 것을 가져다 놓았다. 인란스바난은 여름에만 다니기 때문에 실제 이곳의 교통은 버스에 의존하고 있다. 다양한 버스 시각표가 게시판에 붙어 있었다. 버스  중에는 산을 넘어서 노르웨이의 모이라나(Mo i Rana)까지 가는 노선도 있다.

 

[사진 3839 : 약간의 커브가 있는 구간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3840 : 철길 바로 옆에는 나무가 없고 풀이 심어져 있는데 흙이 노출되어 있다.]

 

[사진 3841 : 오래되어서 녹이 슬어 있는 철교를 통과한다.]

 

[사진 3842 : 산셰내스역(Sandsjönäs Station)을 통과하고 있는데 승강장은 없고 선로 사이에 나무로 만든 작은 계단이 놓여 있다.] 


   짧은 휴식 시간이 끝나고 열차는 다시 출발한다. 근처에 국도가 나란히 있어서 가끔씩 보인다. 역시 아무도 살지 않는 숲 사이로 철길은 이어진다. 완만한 커브가 이어지고 곳곳에 호수가 있어서 짧은 철교를 지나기도 한다. 중간에 산셰내스역(Sandsjönäs Station)에서는 교행선이 있어서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열차와 바뀔 수 있다. 승강장은 따로 없고 신호기가 있는 나무로 만든 계단만 하나 있다.

 

[사진 3843. 3844 : 빈델랠벤(Vindelälven, Vindel River)이라는 강은 물의 흐름이 빨라서 강에 있는 돌은 둥글둥글한 모양이다.]

 

[사진 3845 : 철교를 통하여 빈델랠벤이라는 강을 건너간다.] 


   철길은 빈델랠벤(Vindelälven, Vindel River)이라는 강을 따라서 간다. 흐름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지 않는 강인데 그래서인지 검은 빛을 띠고 있는 물이 빠르게 흐른다. 물의 흐름이 빠르다보니 강에 있는 돌은 검지만 둥글둥글한 모양이 되었다.

 

[사진 3846 : 바다 같이 넓은 호수인 압모트래스크(Abmoträsk).] 


   여기에는 강도 있지만 호수도 쉽게 볼 수 있다. 압모트래스크(Abmoträsk)라는 조금 큰 호수가 보이더니 열차는 소르셀레(Sorsele) 마을로 들어선다.

 

 

 

 

 

   다음으로는 '스웨덴 - 인란스바난(Inlandsbanan, The Inland Railway)의 박물관이 같이 있는 역 건물'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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