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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레토코샤리역에서 류효 노롯코 열차를 만났습니다.

 

 

 

 

 

44. 2월 9일 - 시레토코샤리역[知床斜里駅]에서 출발하는 류효노롯코[流氷ノロッコ]호

 

   시레토코샤리역에서는 우리처럼 류효노롯코호를 타기 위하여 내리는 관광객들이 꽤 있었다. 열차가 자주 다니지 않는 센모본선에서는 야간 열차를 타고 와서 노롯코를 타기 위해서는 이 루트가 가장 효과적이다. 관광객들과는 반대로 지역 주민들은 타는 사람이 많았다. 이미 반대쪽 승강장에는 노롯코 열차가 있었다. 노롯코 열차는 좀 있다 타게 되므로 그때 자세히 언급하기로 하고 일단 역사를 나왔다.

 

 

   시레토코샤리역은 센모본선에 있는 3개의 유인역 중의 하나이다. 미도리 창구가 있다. 원래의 이름은 샤리[斜里]역으로 1925년 11월 10일에 문을 열었다. 1957년에는 콘보쿠선[根北線]이 이 역에서 분기하는 노선으로 코시카와[越川]역까지 개통되었다. 원래는 시베츠선[標津線]과 연결하려는 목적이었으나 연결은 커녕 겨우 12.8km만 13년간 유지되다가 폐지되었다. 개통 초기에는 목재 수송을 기대하였으나 예상대로 되지 않았고 여객 열차는 1일 겨우 2왕복만 운행되는 적자 노선이었다. 도로 정비가 끝난 1970년에 철길은 없어졌다. 이후에 버스로 대체되어 버스가 시베츠선까지 운행되었으나 연선 인구가 줄어들어서 버스 운행 회수도 점점 줄어들어서 2004년에 버스 노선조차도 없어졌다.

 

 

   1998년에 일본의 마지막 원시림이 남아있는 시레토코[知床] 반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역이라는 의미에서 샤리역에서 시레토코샤리역으로 바뀌어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시레토코는 올해(2005년) 유네스코의 세계 자연 유산에 정식으로 등록되었다. 시레토코는 홋카이도 동부에서 툭 퀴어나온 반도이다. 아이누어 ‘시르에트크’(대지가 끝나 대지가 돌출한 곳)에서 유래되었다. 시레토코 반도의 중앙부는 1000m가 넘는 산들이 늘어서 있고 산 아래로 수많은 하천이 바다를 향해 내려간다. 반도 동쪽으로는 라우스호[羅臼湖]가 있고 서쪽으로는 시레토코고코[知床五湖], 카무이왓카노타키[カムイワッカの滝], 오신코신노타키[オシンコシンの滝]가 있다. 이 지역은 화산 지대이므로 온천도 많이 있지만 높은 산이 있다보니 마을은 해안 지역에만 작은 규모로 있다. 겨울에는 산을 넘는 도로가 폐쇄되므로 해안 마을 온천까지만 버스로 갈 수 있으나 여름에는 도로 일주가 가능하고 바다로는 유람선이 운행된다. 시레토코 반도 안쪽에 마을이 있는 우토로(ウトロ)와 라우스[羅臼]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있을 뿐 멀리 가면 도로도 없어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배를 이용해야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일본의 오지다. 여름철이라면 한 번 가 볼만하다. 이 지역을 연결하는 버스는 시레토코샤리역 앞의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올해 겨울에는 원래 다니는 노선 버스 이외에 JR홋카이도에서 추가로 철도와 연계된 관광지를 운행하는 버스를 투입하였다. 트인클루버스(ツインクルバス)라고 하는데 JR을 이용하는 사람만이 이용하기 3일전까지 JR홋카이도 내의 주요역이나 여행사를 통하여 예약을 해야 탈 수 있다. 센모본선에서 운행되는 관광 열차와 연계되는 시레토코샤리역과 시베챠역을 기점으로 운행이 되며 1회 이용시에 1,000엔의 요금을 받는다. 홋카이도 프리 패스로도 요금이 면제가 되지 않으므로 JR패스도 요금을 내야 할 듯 하다.

 

 

   시레토코샤리역의 겨울철의 가장 중요한 관광 상품은 노롯코 열차이다. 일본에서 가장 느리다는 센모본선의 노롯코 열차가 오호츠크해에서 유빙이 내려오는 1~3월에는 이곳에서 운행된다. 거의 일년 내내 다니지만 봄에서 가을까지는 쿠시로를 기점으로 하여 쿠시로시츠겐[釧路湿原] 관광에 이용된다. 열차명은 류효노롯코[流氷ノロッコ]호이다. 애칭판에 보면 극한체험(極寒体験)이라고 나와 있는데 열차를 타보면 그 의미를 실감할 수 있다. 류효노롯코호는 오호츠크해를 따라 달리는 시레토코샤리역과 아바시리[網走]역을 오간다.

 

그림 628  류효노롯코[流氷ノロッコ]호 안내 팸플릿.          

 

 

   DE10 기관차에 객차 5량이 연결되어 있으며 객차 중 1량은 일반 객실이지만 나머지는 전망형으로 개조되었다. 개조된 차량은 차번에 ‘테(テ)’가 붙는다. 큰 창문이 있고 열릴 수 있도록 만들었고 내부 좌석은 모두 나무로 되어 있다. 겨울철이라서 전망 차량은 가운데 석탄 난로가 있어서 건어물을 익혀서 먹을 수 있고 객실 끝에는 시레토코의 동물이라고 하여 몇몇 동물 인형들이 있다. 요코 님의 여행기에서는 인형들이 검둥이가 되었지만 우리가 탔을 때에는 인형의 상태가 매우 좋았다. 가장 뒤에 달린 객차에는 끝에 운전실이 있다. 반대 방향으로 운행할 때에는 우리나라처럼 기관차를 떼서 반대쪽에 붙이는 게 아니라 이곳 운전실에서 기관차를 제어하여 간다.

 

 

   열차의 사진을 찍고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불행히도 이전에 좌석 정보를 몰랐기 때문에 유빙을 볼 수 있는 오른쪽 창쪽이 아니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열차가 출발하면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은 없고 경치 구경과 사진을 찍기 위하여 여기저기 오갈 것이다.

 

   대부분의 열차가 1량으로 운행하는 센모본선에서 아무리 유빙이 있다지만 5량이나 되는 노롯코 열차가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건 기우였다. 열차 출발 시각이 다 되어가자 패키지 관광으로 온 사람들이 무더기로 타면서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관광객 중에는 중국 계열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중국어도 쓰고 영어도 쓰고 어느 나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매우 많았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예전 팸플릿에 있던 한글이 사라진게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No. 45 철도편 : 시레토코샤리[知床斜里] 8:55→아바시리[網走] 10:00
열차번호 및 종별 : 9746 普通 流氷ノロッコ2号, 거리 : 37.3km, 편성 : DE 10系 + 510系 객차 5兩(DE10-1660+オハ510-1+オハテフ510-2+オハテフ510-1+オハテフ510-51+オクハテ510-1)

 


   열차는 출발하고 바로 지정석은 개표가 시작되었다. 차장이 오렌지카드를 팔고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지름신이 강림하여 사 버렸다. 3장에 3,000엔이었는데 사고 나서는 조금 후회가 되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자동발매기에서 오렌지카드로 단거리 JR승차권을 살 수 있으니깐 오히려 잘했다고 느껴진다.

 

 

   역시 관광 열차라 기념으로 찍는 스탬프가 있었다. 스탬프 찍고 팸플릿을 여러 장 챙겼다. 3호차에 있는 매점에서는 싸면서 기념이 될만한 스티커를 구입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창 밖에서 펼쳐지는 얼음 조각의 향연을 감상하였다.

 

* 오렌지카드(オレンジカード) : JR에서 판매하는 일종의 선불 카드로 자동발매기에서 승차권을 살 때 현금 대신 사용이 가능하며 사용한 금액만큼 차감된다. 간단히 설명하면 전화카드와 비슷하다. 단지 전화카드와는 달리 전화를 거는데 쓰이는게 아니라 승차권을 사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그림이 있는 카드가 있어서 전화카드처럼 수집하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는 위조 및 변조 문제 때문에 고액의 오렌지카드는 발매되지 않으며 1,000엔과 3,000엔 짜리만 나온다. 큰 시각표 책(JR시각표, JTB시각표)에서 최신 오렌지카드 발매 정보를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키타하마역[北浜駅]의 전망대'가 연재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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