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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산선을 타고 가는 일정이 계속됩니다. 불행히도 도산선 구간은 귀찮니즘 때문에 찍은 사진이 얼마 안 되군요. 밤에 가게 되는 타카마츠는 여러 사진들이 있고 이후에 한 번 더 가면서 많이 보강되었기 때문에 아침과 밤을 비교하여 볼 수 있을 겁니다.

 

 

 

 

 

22. 2월 15일 - 코치현[高知県] 남쪽을 따라 달리는 도산선[土讃線]

 

   도산선은 어제 일부 구간을 탔다. 아와이케다[阿波池田]에서 타도츠[多度津]까지의 구간이다. 이번에 타는 구간은 도산선의 끝에 해당하는 구간으로서 전혀 다른 경치를 보여줄 것이다.

 


No. 23 철도편 : 쿠보카와[窪川] 13:03→코치[高知] 15:13
열차번호 및 종별 : 4752D 普通(ワンマン), 거리 : 72.1km, 편성 : 1000系 1兩 편성(1045)

 


   열차 안은 정말 한산하였다. 나 이외에는 승객은 겨우 2명이었다. 이렇게 승객이 없는데도 열차를 운행하다니! 그러나 역마다 조금씩 조금씩 타게 되어 나중에 종착역인 고치[高知]역에 도착할 때에는 입석까지 다 차서 움직일 공간도 없을 정도가 된다. 그러기 때문에 이곳 코치현의 도산선구간의 보통 열차의 경우 중심인 고치역에 가까워질수록 열차가 자주 다니고 멀어질수록 가끔씩 운행된다. 다른 지역도 그런 경우가 많지만 고치역 부근은 보통열차가 거의 30분 간격으로 다니고 있다. 도산선이 단선이고 전철화가 되어 있지 않고 1시간 간격으로 특급열차가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소위 과밀다이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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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보카와역에서 얼마 안 가서는 짧은 터널이 있을 뿐 산 사이의 분지를 달린다. 그러나 산이 더 많아지고 카게노[影野]역의 경우에는 바로 앞에 터널이 보인다. 카게노역에서부터는 계속 지리한 터널이 계속된다. 같은 고치현 지방이지만 군(郡)이 바뀌기 때문에 산을 지나면서 아래 터널로 지나게 만들어져 있다. 터널이 끝난 것 같으면 바로 다음 터널에 들어간다. 터널이기는 하지만 선형이 좋은 편이라 1000系 디젤차는 최고 속도로 달린다. 수많은 터널을 지나 밖으로 나왔을 때에는 산 중턱 너머로 태평양의 모습이 보였다. 태평양의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았으면 하지만 아직은 아닌 듯 하다. 계속 산 사이를 가다가 바닷가 마을이 보이면 오른쪽으로는 쿠레만과 함께 토사쿠레[土佐久礼]역에 도착한다. 이전의 카게노역과 토사쿠레역 사이의 거리는 10.7km이다. 도산선 내에서는 가장 역간 거리가 긴 구간이다. 쿠레 마을은 만 안에 있는 전형적인 어촌이다. 마을의 규모가 좀 있어서 특급 열차도 정차한다. 열차에 타는 승객들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 차내는 한산하다.

 

   토사쿠레를 벗어나면 산 사이로 간다. 산 때문에 다시 바다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무기선에서도 태평양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지만 이곳도 만만치 않다. 다시 터널을 지나고 터널을 나오자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지고 해수욕장 바로 앞에 역이 있다. 도산선에서 바다에 가장 가까운 아와[安和]역에 도착하였다. 아와역은 단선역이고 왼쪽으로는 승강장이 오른쪽으로는 바로 바닷가 백사장이다. 해수욕장은 그렇게 긴 편은 아니지만 역 바로 앞에 있으니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이 많이 찾지 않을까?

 

 

   아와역을 출발하면 또 터널에 돌입한다. 정말 도산선은 터널이 많다. 난구간도 많았을 듯 하다. 터널을 나오면 스사키[須崎] 시가지가 나온다. 스사키는 고치 이서 구간(고치~쿠보카와)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주위는 산으로 둘러싸인 큰 스사키만이 있는 역시 어업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이다. 그러다 보니 스사키 주변의 철길은 커브가 많고 철길 옆으로는 주택가이다. 여기까지 오기 전에는 철길 주변이 산이었는데. 도시 내에는 여러 역이 있는데 중심이 되는 건 당연히 스사키[須崎]역이다. 역은 2면 3선이지만 유치선도 여러 개 있다. 특급열차는 나카무라[中村]나 스쿠모[宿毛]까지 운행되므로 이 역은 단지 정차역에 불과하지만 보통열차의 경우 고치에 이 역 사이를 운행하는 편수가 매우 많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우리 열차도 바뀌거나 먼저 보내는 열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역에서 5분간 정차한다. 원맨 열차의 경우 보통은 자동안내방송만 하지만 역에서 장시간 정차할 때에는 운전사가 직접 방송을 한다. 이 역에서 5분간 정차된다고. 운전사는 방송을 하고 역 건물로 향하였다. 역 사무실에 들어가 다과를 하면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이런 경우 역 건물로 가서 스탬프를 찍는다. 스사키만 안에 자리잡은 도시의 특성과는 달리 스탬프에서는 카르스트 대지로 가는 역이라고 나온다. 에히메현과 가까운 고치현 북부는 넓은 카르스트 지형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시간이 되자 다시 열차는 출발하고 스사키 시내를 천천히 간다. 시내 구간은 역간 간격이 짧기 때문에 자주 정차한다. 오오노고[多ノ郷]를 지나면 시내를 벗어나고 다시 산을 따라 올라가게 된다. 아소우[吾桑]와 토가노[斗賀野] 사이에만 긴 터널이 있을 뿐 산간 평지이다. 얼마 안 가서 사카와[佐川] 시가지에 들어선다. 사카와에는 주요한 역이 두 개 있다. 사카와[佐川]역과 니시사카와[西佐川]역이다. 두 역은 1.8km 떨어져 있고 과거부터 사카와시의 대표역이 되기 위한 경쟁이 있었다. 역의 규모에 있어서는 상대식인 사카와역에 비하여 2면 3선인 니시사카와역이 더 크다. 그렇지만 중요한 승객 유치를 위한 특급 열차 정차역이 사카와역이 되면서 대세는 사카와역으로 기울어져서 현재 사카와역은 유인역인데 반하여 니시사카와역은 무인역이 되어 버렸다.

 

   니시사카와역을 출발하면 다시 시내에서 벗어난다. 그렇지만 인가도 보이지 않는 산속을 지나기 보다는 마을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산은 좀 떨어져 있다. 역간 거리도 짧아진다. 그렇지만 도산선의 경우는 고속화 공사가 되어 있어서 통과하는 열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 단순히 틸팅, 고성능 차량 도입만 한 것이 아니다. 자동차도 그렇지만 차가 좋다고 빨리 갈 수 있는 게 아니고 도로도 직선으로 잘 닦여있어야 하듯이 철길도 노선이 빨리 달릴 수 있도록 되어 있어야 고성능 차량이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제는 코치가 가까워진다. 코치의 베드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이노[伊野]에 도달하자 철길 양옆으로 다시 집들이 매우 많이 있다. 역에서 승객들도 많이 탄다. 이제는 비어있는 자리가 얼마 없다. 이노역에서는 열차가 15분간 정차한다. 보통열차의 서글픔인데 특급열차를 먼저 보내기 위함이다. 어제 요산선에서 이런 경우를 많이 경험해서인지 오히려 이런 시간이 즐겁다. 열차 밖에 나가서 바람도 쐬고 역에 가서 스탬프도 받고 이 열차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화장실도 다녀오고.

 

   역에 정차하자 운전사는 이번에도 역 건물로 가서 스사키역에서 한 것처럼 직원과 담소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낸다. 나는 역 건물로 가서 스탬프를 찍고 돌아왔다. 스탬프에는 종이 박물관이 있는 역이라고 나온다. 이노에는 제지 공장이 많이 있고 이에 따른 박물관이 있다. 또한 교통 면에서는 JR뿐만 아니라 노면전차인 토사전기철도[土佐電気鉄道]도 운행되고 있다. JR 이전인 국철이 1924년에 개통되었지만 노면전차는 이전인 1907년에 개통되었기 때문에 역사 상으로는 노면전차가 한 수 위이다. 그렇지만 고치로 간다면 정차역이 정말 많은 노면전차는 거의 40분이 걸리므로 겨우 20분이 걸리는 JR의 압승이다. 노면전차가 운행되지만 이노 부근의 구간은 단선이기 때문에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이제부터는 계속 시가지가 이어진다. 왼쪽으로 토사전기철도의 노면전차 노선이 있다고 하나 입석도 있는 마당에 볼 수가 없다. 쿠보카와에서 산 식빵과 소세지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종착역이 가까워오는데에도 역마다 사람들이 많이 탄다. 식빵은 너무 두꺼워서 먹기에는 좋지 못하였다. 그래도 시간이 될 때 먹어야지. 종착역인 고치역에서는 입석으로 가득 찬 상태로 도착하였다. 역시 중심역인지라 역 자체에도 사람이 많았다.

 

   나는 앉아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빠진 후에 열차에서 나왔다. 타고 온 차는 문을 닫고 회송되었다. 고치역은 2면 3선으로 되어 있다. 특급열차는 당연히 구름다리를 건널 필요가 없는 역 건물 앞의 승강장에서 주로 발착하였다. 역은 평지에 있고 건물은 남쪽으로만 있다. 코치역 건물은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그렇게 크지 않다. 사실 남쪽 지방은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개방형으로 건물을 많이 짓고 있었다.

 

   코치는 시코쿠의 4개의 도시 중에서는 가장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위치 상으로도 태평양을 면하고 있고 국제공항도 없고 산요의 주요 도시에서 꽤 떨어져 있다. 불행히도 나는 오늘이 지나면 내가 가진 승차권을 쓰기가 어렵기 때문에 코치시내를 구경하지 못하고 다음 기차를 타야 한다. 여유 시간은 겨우 27분이다.

 

   코치시내에는 고치성을 비롯하여 소설의 무대였던 하리마야바시[はりまや橋]가 있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장터가 있다. 또한 지리적으로 격리되어 있는 조건 덕택에 토사벤이라고 불리는 사투리가 있다. 다음에 여건이 되면 이번에 가 보지 못한 토사쿠로시오철도의 고멘나하리선도 타면서 코치에서 하루 머물렀으면 한다.

 

   역에서 나오니 날씨가 매우 따뜻하였다. 역은 현재 고가화 공사중이다. 2008년 완공 예정이다. 그 때문에 먼저 고치 차량 사무소부터 고치역에서 두 정거장 떨어진 토사잇쿠[土佐一宮]역 옆으로 옮기어 놓았다. 역 바로 앞에는 토사전기철도에서 운영하는 노면전차 타는 곳이 있다. 원래는 좀 다른 방향에 있었지만 2002년 역 건물 바로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한다. 조그마한 것이지만 환승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시간 상 역에서 조금 나와 역 건물 사진을 담고 다시 돌아갔다. 고치역이 있는 곳은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인지라 큰 특색있는 볼거리를 볼 수가 없었다.

 

 

 

 

 

   다음으로는 '또 다른 스위치백 신가이[新改]역과 철교 위의 토사키타가와[土佐北川]역'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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