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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사이 지역을 여기저기 다니지만 무계획 상태여서 그런지 실수가 많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이 있듯이 이런 일들 때문에 다음 여행 시에는 철저한 준비를 한답니다. 2005년 2월 설 여행에는 이 날의 안타까움으로 정말 사소한 것까지 알아보고 대비를 했답니다. 날이면 날마다 갈 수 없는 외국이기에......

 

 

 

 

 

31. 2월 16일 - 아쉬움이 남는 2월의 월요일 여행


   중간에 눈을 뜨기는 하였지만 귀찮아서 정차역만 확인하고 다시 졸았다. 그래서인지 금방 시간이 갔다.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교토를 향해서 달리고 있었다. 이왕 온 김에 내가 가진 JR칸사이패스로 갈 수 있는 곳까지 가 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JR칸사이패스는 교토 시내 존[zone, ゾーン]에 속한 역들은 모두 갈 수 있다. 토카이도본선[東海道本線]의 경우는 야마시나[山科]역까지가 이에 해당된다.

 

   야마시나는 교토시의 동쪽에 있고 교토지하철이나 케이한전철[京阪電鉄]을 타고도 갈 수 있다. 야마시나역은 승강장은 많았지만 역 규모는 작았다. 그래도 실제적인 코세이선[西湖線]의 분기역이다. 역 앞 지하로는 교토시지하철이 있고 조금 더 나가면 케이한전철역이 있었다. 역에는 스탬프도 없고 길도 좁아서 크게 매력이 있지 않았다.


   역의 사진만을 담고 다시 열차를 탔다. 이곳 토카이도본선도 복복선이고 열차는 매우 자주 왔다.

 


No. 40 철도편 : 야마시나[山科] 14:37→교토[京都] 14:42
열차번호 및 종별 : 751T 快速, 거리 : 5.5km 편성 : 223系 12兩 편성(8号車 サハ 223-2098)

 


   신쾌속만 223系를 쓰는 줄 알았는데 쾌속열차가 223系였다. 쾌속열차로 223系를 쓴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들은 적이 있었지만 실제 이용하니 무언가 더 이익을 보는 느낌이었다. 무궁화호를 타려고 표를 샀는데 구특전이 걸렸을 때의 느낌과 비슷한데. 그렇지만 얼마 안 가서 목적지인 교토[京都]역에 도착하였다.

 

   교토역은 잘 알려져 있듯이 거대한 역사를 자랑한다. 역 내에는 이세탄백화점이 위치하고 있고 역 안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역 건물 옥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여기서는 교토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일본의 천년고도인 교토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주와는 달리 대도시이다. 도시 중앙에 여러 문화유적이 남아있기는 하다. 다음 목적지인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梅小路蒸気機関車館, http://www.mtm.or.jp/uslm]이 어디에 있고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하여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는 교토 시내가 잘 보였지만 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 볼 수 있는 건 역의 남쪽과 북쪽뿐이었고 나머지인 동쪽과 서쪽은 볼 수 없게 되어있었다.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은 역의 동쪽에 있어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지도 상으로 보았을 때에는 교토역에서 서쪽으로 쭉 가면 있었기 때문에 역으로 내려와서 길을 나섰다.

 

   지도 상으로는 가까워 보였는데 걸어가니 좀 멀었다. 역 주변에는 호텔들이 있었지만 길 하나 건너자 우메코지공원[梅小路公園]이 있었다. 공원 안에 증기기관차관이 있는 모양이었다. 산인본선[山陰本線] 아래를 지나니 목적지인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이 있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오늘은 월요일인지라 휴관일이다. 역시 준비 없이 다니다 보니 이런 황당한 사태가 벌여졌다. 입구 뒤로는 여러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는데 안타까웠다. 내일은 귀국하니 당분간은 다시 오기는 힘든데. 그렇다고 담을 넘어가서 구경할 수는 없는 일이니 되돌아가야 했다. 가능하면 같은 길로 가지 않는 원칙상 이번에는 산인본선 탄바구치[丹波口]역으로 갔다. 산인본선 구간은 고가로 되어 있어서 길 찾기는 훨씬 쉬웠다. 탄바구치역 주변은 창고가 많았고 농산물이 오가고 있는 도매 시장이었다. 대도시로서의 교토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오사카의 벤텐쵸[弁天町]에 있는 교통과학박물관도 오늘 쉴 가능성이 높다. 산인본선으로 오게 되었으므로 한 달 전 산인본선 완주 할 때 밤이라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구간을 다시 보기로 하였다.

 


No. 41 철도편 : 탄바구치[丹波口] 15:42→사가아라시야마[嵯峨嵐山] 15:55
열차번호 및 종별 : 249M 普通, 거리 : 7.8km 편성 : 113系 8兩 편성(1号車 クハ 111-7606)

 


   산인본선은 교토에서 시작되는 일본에서 노선 연장이 가장 긴 노선이다. 이 중 교토에서 소노베[園部] 구간은 사가노선[嵯峨野線]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고 열차가 자주 운행되는 교토의 통근 노선이다. 탄바구치역은 고가에 있는데 교토와 니죠[二条] 간은 단선이라서 중간에 있는 교행역 역할도 하고 있다. 사가노선은 열차가 빈번하게 다니기 때문에 쉽게 이 역에서 교행되는 열차를 볼 수 있다.

 

   탄 열차는 113系 8량 편성이다. 평소에는 대부분 4량 편성으로 열차가 다니지만 퇴근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에 많은 승객을 수송하기 위해 4량을 더 붙여서 8량으로 운행된다. 그 중간인 6량 편성도 있다. 열차는 계속 고가를 따라 가고 니죠역부터는 복선 구간을 달린다. 그렇지만 얼마 안 가서 하나조노[花園]역부터는 다시 단선이다. 두 역만 더 가면 교토시 외곽이라고 할 수 있는 사가아라시야마역에 도착한다.

 

   사가아라시야마역은 일반적인 작은 역이다. 이 역이 유명한 이유는 사가노관광철도[嵯峨野観光鉄道, http://www.sagano-kanko.co.jp]의 출발역이기 때문이다. 역 앞쪽으로는 토롯코열차를 위한 선로가 따로 있었고 보수를 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사가노관광철도는 JR서일본의 자회사이지만 JR패스로는 탈 수 없고 역도 출입구가 분리되어 있다. 토롯코열차의 승강장은 사가아라시야마역의 승강장과는 떨어져서 따로 있었다.

 

   사가아라시야마역 건물을 빠져나오니 바로 오른쪽에 사가노관광철도의 역건물인 토롯코사가[トロッコ嵯峨]역이 있었다. 좀 낡고 작은 사가아라시야마역과는 달리 붉은 벽돌의 깨끗한 건물이었다. 그렇지만 이곳도 오늘은 문을 닫았다. 승객이 적은 비수기인 12월 말부터 2월까지는 토롯코열차가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아예 문을 닫은 모양이다. 단순히 역 이외에도 박물관으로 쓰고 있는 것 같아 한바퀴 둘러보니 건물 한쪽으로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었다. 비수기에는 자전거대여만 하는 모양이었다.

 

 

   교토에서 카메오카[亀岡]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산지를 지나야 하고 과거에는 산을 둘러가는 노선으로 갔지만 운행 시간 단축을 위하여 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뚫어서 복선으로 개통하였고 그 결과 남게 된 과거 노선을 사가노관광철도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예가 최근에 있는데 전라선 직복선화로 인해 남겨진 선로 중 일부가 구례군에서 관광철도로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 작년에 주말에 가 보았는데 사람들이 매우 많아서 잘된다면 폐선 활용의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고 여겨진다.

 

   이왕 온 김에 산지가 얼마나 험한지를 보기 위하여 열차를 타고 계속 가 보기로 하였다.

 


No. 42 철도편 : 사가아라시야마[嵯峨嵐山] 16:11→카메오카[亀岡] 16:22
열차번호 및 종별 : 1255M 普通, 거리 : 9.9km 편성 : 113系 4兩 편성(1号車 クハ 111-5762)

 


   이번에 탄 열차는 4량 편성이었다. 차내는 혼잡하여서 밖을 잘 보기 어려웠다. 중간에 긴 터널을 지나고 잠시 밖이 보였다가 다시 터널에 들어간다. 같은 노선으로 돌아와야 하므로 올 때 자세히 보기로 했다.

 


No. 43 철도편 : 카메오카[亀岡] 16:31→교토[京都] 17:05
열차번호 및 종별 : 258M 普通, 거리 : 20.2km 편성 : 113系 4兩 편성(3号車 モハ 113-5756)

 


   같은 4량 편성이지만 열차 내는 조금 한산하여 앉을 수 있었다. 카메오카를 출발하면 단선 구간이다. 다음 정차역인 우마호리[馬堀]역까지이다. 우마호리역에서 조금만 가면 토롯코카메오카[トロッコ亀岡]역이 있다. 사가노관광철도의 종착역이다. 사가노관광철도 노선은 산인본선에서 남쪽으로 멀어진다. 터널에 들어가게 되고 중간에 터널에서 나와 산과 산 사이를 지나는 구간이 있다. 이 때 아래를 보니 계곡 아래로 철길이 있었다. 철길 옆으로는 물이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산인본선의 경우 호즈쿄[保津峡]역이 있다. 계곡 위에 위치한 역인지라 승강장은 좁고 한쪽 끝에만 나가는 곳이 있으며 계단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아래에 있는 조그마한 역 건물에 있는 자동개집표기가 보였다. 산인본선은 다시 터널을 들어가서 한참을 가다가 나오면 얼마 안 가서 사가아라시야마[嵯峨嵐山]역에 도착하게 된다.

 

   단선 구간이 많아 열차 교행이 있고 또한 사가아라시야마역에서는 특급을 먼저 보내게 되어 있어서 거리에 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카메오카와 사가아라시야마 간의 거리와 사가아라시야마에서 교토 간의 거리가 거의 같지만 상대적으로 단선 구간이 비중이 높고 정차역도 많은 사가아라시야마와 교토 간이 소요시간이 약 2배 가량 더 걸린다. 사가아라시야마 이후 구간은 경쟁 상대가 없기는 하지만 열차 증설에 한계에 있기 때문에 JR서일본 측에서는 교토 시내의 산인본선 구간의 복선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해는 저물어 가고 몸은 피곤해서 빨리 숙소를 잡고 싶었다. 교토보다는 그래도 오사카가 싸고 괜찮으며 내일 공항을 가기도 편하므로 오사카로 가는 신쾌속 열차로 갈아탔다.

 


No. 44 철도편 : 교토[京都] 17:16→오사카[大阪] 17:44
열차번호 및 종별 : 3485M 新快速, 거리 : 42.8km 편성 : 223系 12兩 편성(1号車 クハ 222-2036)

 


   JR서일본 열차를 타 본다면 빠질 수 없는게 이 신쾌속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울-수원 거리보다 조금 긴 교토-오사카 간은 28분만에 주파한다. 중간의 정차역은 타카츠키[高槻]역와 신오사카[新大阪]역뿐이다. 우리나라 새마을호가 서울-수원 간에 보통 영등포역 하나만 정차하는 걸 감안하면 더 빠른 셈이다.

 

   운전 장면과 속도를 보기 위하여 가장 앞 차량 앞쪽에 섰다. 앉을 수 있는 자리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운전 장면을 볼 수 없다. 우리나라도 현재 병점~천안 간 수도권전철이 개통되어 빠른 속도로 달리지만 운전 장면은 전혀 볼 수 없게 되어 있다. 좀 안타깝지만 언젠가 우리나라도 운전 장면을 볼 수 있게 되리라고 믿는다.

 

   교토역을 출발하자 바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120km/h를 유지하면서 달린다. 가운데 선로를 달리는 보통열차를 앞지르기도 한다. 우리와는 달리 가운데 쪽 선로에서 보통열차가 운행된다. 중간에 정차역이 있을 때에만 감속하고 나머지는 120km/h를 낸다. 최고속도가 130km/h이라고는 하지만 여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그래도 정시로 운행이 되었다. 속도는 높지만 차량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던지 심하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달린다.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은 천안으로 달리면 바람 소리가 요란한데 223系는 이미 만들 때부터 고속 주행을 염두해서인지 그런 문제는 없었다.

 

 

   오사카역에 도착하여 역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음 시코쿠 여행을 생각해서 JR시코쿠의 여행사를 찾아보았다. 한쪽 구석에 있었다. 안에는 시코쿠와 관련된 여러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역에 있는 매점에서 우리나라에 들고 갈 여러 물건들을 산 후 숙소를 잡기 위하여 다시 열차에 올랐다.

 


No. 45 철도편 : 오사카[大阪] 18:27→신이마미야[新今宮] 18:43
열차번호 및 종별 : 2444Y 区間快速, 거리 : 10.0km 편성 : 221系 8兩 편성(1号車 クハ 221-13)

 


   이번에 탄 열차는 221系이다. 오사카칸죠선[大阪環状線]의 주역은 103系이지만 오사카칸죠선을 거쳐서 다른 노선으로 빠지는 열차들도 다닌다. 내가 탄 221系의 경우 텐노지[天王寺]에서 칸사이본선[関西本線]으로 가게 되고 223系의 경우 한와선[阪和線]으로 가서 칸사이공항이나 와카야마[和歌山]로 간다. 퇴근 시간이 되어서 오사카역이 시발역임에도 서 있을 자리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출입문 옆에서 겨우 서 있을 수 있었다. 중간에 타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내릴 때에도 문제가 없었다.

 

   신이마미아역을 나와서 숙소를 찾았다. 한 달 전에 이곳에서 숙박한 적이 있어서 같은 곳에 갔다.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목욕탕은 남녀가 쓰는 시간대가 분리되어 있다. 침대가 아닌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기는 하지만 싸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데 만족한다. 다행히 내가 간 시간이 남자가 목욕할 때라서 바로 옷을 갈아입고 목욕탕으로 갔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니 온몸의 긴장이 풀리고 한편으로는 피로가 몰려왔다. 로비 옆에 있는 컴퓨터로 이곳 일본철도연구회에 간단히 글을 쓰고 방으로 가서 외출 준비를 하였다.

 

   지금까지는 가방을 메고 손에는 JR시각표가 든 종이쇼핑백을 들고 다녔는데 이런 것들 없이 몸만 나오니 날아갈 듯 하였다. 이제는 내일 귀국에 대비하여 물건들을 사러 다닌다. 이곳에 오는 열차 안에서 한 정거장 차이인 이마미야[今宮]역 바로 앞에 대형 할인점이 있어서 쇼핑을 갔다.

 


No. 46 철도편 : 신이마미야[新今宮] 20:46→이마미야[今宮] 20:48
열차번호 및 종별 : 1688 普通, 거리 : 1.2km 편성 : 103系 8兩 편성(クハ 103-265)

 


   우리나라 마트와는 달리 밤 9시면 문을 닫았다. 할 수 없이 라면과 음료수만 사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No. 47 철도편 : 이마미야[今宮] 21:11→신이마미야[新今宮] 21:13
열차번호 및 종별 : 1667 普通, 거리 : 1.2km 편성 : 103系 8兩 편성(サハ 103-484)

 


   신이마미야역의 서쪽으로는 난카이전철[南海電鉄]의 신이마미야역이 있었다. 내일 공항으로 갈 때 이용해야 하므로 위치를 잘 파악해두었다. 숙소 옆으로 100엔샵이 있어서 실험실에 나누어줄 여러 물건들과 저녁으로 먹을 음식물을 살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사온 음식물을 먹고 바로 잠이 들었다. 드디어 내일은 집에 간다.

 

 

 

 

 

   다음이 마지막 여행기가 됩니다. 제목은 '아름다운 한반도를 가로질러 귀국'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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