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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일이라서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던 JR패스도 이틀만 남았습니다. 미야기현[宮城県]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여러 번 계획은 되어 있었지만 정작 가지 못한 시오가마신사[鹽竈神社]를 찾았습니다. 시오가마신사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바다의 소금을 신격화하였습니다. 입구에는 이렇게 수많은 계단이 있고 나무가 울창하게 병풍처럼 있습니다.

 


   시오가마[鹽竈]에는 토호쿠본선[東北本線]과 센세키선[仙石線]이 지납니다. 센세키선을 타고 일본 3대 절경인 마츠시마[松島]를 많이 방문하는데 저는 이미 가 본 적이 있기에(관련 글 보기) 기차를 타고 더 가서 오쿠마츠시마[奥松島]에 해당하는 노비루[野蒜]에서 내렸습니다. 역에서 나와서 조금 걸어가면 요케이노마츠바라[余景の松原]라고 부르는 넓은 송림과 함께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센세키선은 바다를 따라서 달리는 구간이 많아서 차창을 통해서도 오쿠마츠시마를 일부 볼 수 있습니다. 몇몇 무인역은 바다 바로 옆에 있습니다.

 

 

   센세키선의 종점인 이시노마키[石巻]로 향했습니다. 만화가인 이시노모리쇼타로[石ノ森章太郎]의 고향으로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있는 망가로드(マンガロード)가 있으며 이시노모리망가칸[石ノ森萬画館, http://www.man-bow.com/manga ]이라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이시노마키선[石巻線]의 종점인 오나가와[女川]에는 역 앞에 족탕과 함께 오나가와온천유폿포[女川温泉ゆぽっぽ]가 있습니다. 족탕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을을 둘러보니 복잡한 해안선 안에 있는 천연 항구로 주변의 섬을 오가는 배가 다니고 있더군요.

 


   드디어 JR패스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이번 일정을 짜면서 가장 걱정이 되었던 타다미선[只見線]을 탔습니다. 타다미선은 혼슈에서도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을 통과하는 로컬선인 관계로 겨울철에는 폭설로 불통되는 경우가 많은 노선입니다. 여행하는 동안에도 인터넷으로 열차 운행 상황을 계속 조회하였는데 다행히도 가는 날에는 정상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2010년 2월 13~14일 간은 타다미눈축제[只見雪まつり]가 열려서 임시 쾌속열차가 운행하였습니다. 어떤 차량으로 달릴지 기대를 하였는데 아쉽게도 평범한 키하 40系 디젤동차 2량 편성이었습니다. 그래도 비어있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승객이 많았고 통과하는 역이나 건널목마다 열차를 찍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쾌속이라서 주요역만 정차하여 타다미선의 간이역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눈이 많이 내린 타다미선의 경치는 역시 아름다웠습니다. 정차하는 역마다 승객들이 내려서 아름다운 설경을 담기에 바빴습니다.

 


   한산하기만 하였던 오지인 타다미[只見]는 눈축제를 맞아서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국제적인 행사인 삿포로눈축제(さっぽろ雪まつり, http://www.snowfes.com )와는 달리 타다미눈축제는 이곳에 사는 모든 주민들이 합심하여 개최하는 소박한 멋이 있습니다.

 


   눈축제와는 별개로 마을의 뒷산에는 스키장이 있고 설상차(snowmobile)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철길 건너서 있는 신사를 보러 갔는데 눈이 워낙 많이 와서 제설 작업을 하지 않은 장소는 길이 있는지도 알 수 없고 눈이 많이 쌓여서 들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철길조차도 제설차가 지나간 모양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후에는 나가오카[長岡]를 거쳐서 도쿄[東京]에 가서 야간열차인 선라이즈세토(サンライズ瀬戸)를 탔습니다. 이것으로 JR패스는 끝났습니다.

 


   타카마츠역[高松駅]은 이전에 몇 번 온 적이 있지만 다시 들렀습니다(관련 글 보기). 이유는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는 자동개집표기가 있기 때문이죠. 다른 철도회사에서는 흔하지만 JR시코쿠에서는 타카마츠역과 코치역[高知駅]에만 있는 귀한 물건입니다.

 


   JR패스의 규정상 개찰구를 빠져나가지 않는다면 숙박을 하는 마츠야마[松山]까지 갈 수는 있지만 역 주변을 둘러볼 수 없으므로 주말이나 공휴일에 JR시코쿠의 보통이나 쾌속열차를 무제한 탈 수 있는 시코쿠 사이핫켄하야토쿠킷푸[四国再発見早トクきっぷ]을 사용하였습니다. ‘2004년 2월 일본 시코쿠 여행’에서 사용한 시코쿠 사이핫켄킷뿌[四国再発見きっぷ]의 가격과 이용 조건이 바뀐 승차권입니다(관련 글 보기).


   먼저 코토히라[琴平]로 갔습니다. 코토히라에는 코토히라구[金刀比羅宮]라는 곤피라상(こんぴらさん)이라는 바다의 수호신을 모시는 신사가 있습니다. 785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쉽지 않은 참배로이지만 주말을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바다의 수호신을 모시는 신사답게 배가 바다를 나아가는데 필요한 스크류가 있고 배를 전시하고 있으며 이곳을 참배한 선원들이 타고 있는 배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요산선[予讃線]을 타고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보통 열차만 이용하니 2배나 시간이 더 걸리지만 가끔씩 열차 교행이나 특급 열차를 먼저 보내기 위하여 바람을 쐬면서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이요사이죠역[伊代西条駅]에서는 사이죠철도역사공원[鉄道歴史パーク in SAIJO]을 관람하였습니다.

 


   ‘2004년 일본 시코쿠 여행’에서 가 본 적이 있는 이요나가하마[伊予長浜] 경유의 요산선 해선(海線)(관련 글 보기)에 다시 갔지만 흐린 날씨에 일찍 어두워져서 밤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쉬움을 남기고 마츠야마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은 하루 종일 마츠야마를 둘러보았습니다. 마츠야마성[松山城]에 올라가 보고 니노마루시세키테이엔[二之丸史跡庭園]이라는 정원을 보았습니다.

 


   산에서 내려와서 마츠야마 시내를 달리는 노면전차를 탔습니다. 모형 증기기관차로 운행하는 봇챵열차[坊っちゃん列車, http://www.iyotetsu.co.jp/botchan ]를 타고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긴 도고온천[道後温泉]에 갔습니다.

 


   도고온천에서 약 2km 정도 걸어가면 시코쿠 88개 사찰[四国八十八箇所]에 들어있는 이시테지[石手寺]가 있습니다. 미니 코야산[高野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크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마츠야마 시내로 돌아와서 노면전차 노선의 완주를 목표로 계속 탔습니다. 마츠야마 시내를 한 바퀴 돌 수 있게 노선이 있는데 북쪽은 도로가 아니라 좁은 주택가 사이로 달리는 일반 철도로 단선이라서 역에서 반대 방향의 노면전차와 교행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마츠야마에서 하루를 보내고 칸사이키센[関西汽船, http://www.kanki.co.jp ] 코쿠라[小倉]로 가는 야간페리를 탔습니다. 코쿠라항[小倉港]에는 오전 5시에 도착하지만 오전 7시까지는 선내에서 머물 수 있어서 충분히 잘 수 있었습니다.

 


   코쿠라는 현대적인 건물이 많지만 그 사이에 코쿠라성[小倉城]과 코쿠라성정원[小倉城庭園]이 있습니다.

 


   ‘2005년 일본 설 여행기’에서 일부 소개된 적이 있는 모지코[門司港]에 갔습니다(관련 글 보기). 일본 근대화시대에 만들어진 건물이 많은 항구를 둘러보고 ‘유럽철도를 그린 그림’을 전시한다는 포스터에 낚여서 큐슈철도기념관[九州鉄道記念館]에 들어갔습니다.

 


   큐슈철도기념관은 이전에 관람한 적이 있었으므로(관련 글 보기) 이번에는 특별 전시를 보러 갔습니다. 유럽철도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지만 대부분이 스위스(Switzerland)를 배경으로 한 그림이었고 몇몇 그림만 주변의 독일이나 프랑스였습니다. 유럽의 승차권, 시각표, 각종 팸플릿이 있기는 하였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서 적었습니다. 물론 스위스의 자연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유럽을 대표하는 건 아닌데 제목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는 북유럽은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철도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조차도 유럽의 철도는 미지의 세계인 모양입니다.

 


   이제 귀국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시모노세키[下関]로 가서 간단히 쇼핑을 하고 배에 탔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현대미포조선(http://www.hmd.co.kr )에서 만든 성희호를 탔습니다. 엔화 가치가 높다고 하지만 설 기간을 일본에서 보내고 돌아가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18일간의 일본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엔화 가치가 높아서 비용 절감을 위하여 노력하여 힘들기는 하였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고 역시 일본은 기차를 타고 다니는 매력이 있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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