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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2월 10일 - 바다와 넓은 들판 그리고 야생 동물이 뛰노는 일본 최동단의 하나사키선[花咲線]

 

   아침에 일어나서 텔레비전을 보니 쿠시로의 기온은 영하 9℃이다. 눈은 많이 없지만 기온은 다른 홋카이도 지역에 비해서 춥다. 푸짐하게 아침 식사를 하였다. 오니기리(おにぎり)에도 쿠시로답게 해산물이 많이 들어간다.

 

[사진 1768 : 토요코인[東横イン] 쿠시로쥬지가이[釧路十字街]의 푸짐한 아침 식사.]

 

[사진 1769 : 쿠시로역[釧路駅] 개찰구의 열차 출발 안내. JR홋카이도의 많은 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열차 출발 시간이 다 되어서 개찰구를 지나갈 수 있다.] 


   숙소에서 나와서 쿠시로역[釧路駅]으로 향하였다. 날씨는 춥지만 출근하는 사람들이 거리에 많이 있다. 옷을 두껍게 입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춥지 않다. 바로 개찰을 받고 승강장으로 향하였다.

 

No. 101 철도편(JR홋카이도) : 쿠시로[釧路] 8:15→히가시네무로[東根室] 10:36, 이동 경로 보기
열차번호 및 종별 : 5629D 普通, 거리 : 133.9km, 편성 : キハ 54系 1兩(キハ54-521, ワンマン)

 

   이번에 타는 노선은 네무로본선[根室本線]의 동쪽 구간인 쿠시로에서 네무로[根室]까지로 하나사키선[花咲線]이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일본에서도 가장 동쪽에 있는 철도 노선이다. 로컬선이지만 거리가 135.4km나 된다. 그러나 선형이 좋고 역간 거리가 워낙 길어서 쾌속 열차는 2시간이 조금 더 걸려서 완주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일본인들에게도 이 노선은 정말 변방에 있는 먼 장소 같이 느껴지겠지만 그만큼 일본의 다른 지역과는 다른 멋진 경치를 보여준다. 덤으로 홋카이도에 사는 사슴인 에조시카(エゾシカ)가 철도에 침범하여 급정거를 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진 1770 : 홋카이도의 로컬선에서 운행하는 차량인 키하 54系 디젤동차. 1량 단독으로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사키선의 차량은 키하 54系 디젤동차이다. 대부분의 열차가 1량 단독으로 운행하며 일부 열차가 2량 편성이다. 로컬선이지만 꽤 먼 거리를 달리기 때문에 차내에는 폐차된 특급 열차의 좌석으로 단장되어 있다. 물론 나는 자리에 앉아 있기 보다는 운전실 옆에서 전망을 즐겼다.

 

[사진 1771 : 쿠시로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인 쿠시로가와[釧路川]를 건너가고 있다.]

 

[사진 1772 : 커브가 많은 철길을 따라서 산 속을 조금씩 올라간다.] 


   쿠시로역을 출발한 열차는 쿠시로가와[釧路川]라는 강 위의 철교를 지나간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강에는 얇은 얼음이 둥둥 떠 있다. 무사역[武佐駅]부터는 쿠시로 시가지를 벗어나서 숲 사이로 달린다. 커브가 많고 오르막이 있어서 50km/h를 유지한다. 벳포역[別保駅]과 카미오보로역[上尾幌駅] 간은 14.7km나 떨어져 있다. 사이에는 보선사무소로 보이는 작은 건물이 있다. 홋카이도답게 숲에는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다. 흡사 인구 밀도가 적고 마을 사이에는 텅텅 비어있는 북유럽 같은 느낌이 든다.

 

[사진 1773 : 평지에 선로가 직선으로 뻗어있다.]

 

[사진 1774 : 낮은 언덕에는 숲이 있고 평지에는 도로만이 보일 뿐 나머지는 눈 속에 묻히었다.]

 

[사진 1775 : 선로는 직선으로 이어지다가 언덕을 피하기 위하여 오른쪽으로 꺾인다.]

 

[사진 1776 : 단선 승강장을 가진 몬시즈역[門静駅]에 정차하고 있다.]

 

[사진 1777 : 나무로 지어진 몬시즈역 건물.]


   언덕을 넘고 나서는 선로는 직선으로 이어지고 평지를 지난다. 열차는 몬시즈역[門静駅]에 정차하였다. 나무로 만든 특이하게 생긴 역 건물이 있다. 현재의 역 건물은 2003년 8월에 만들어졌다. 홋카이도는 춥기 때문에 눈과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에 역에 마련되어 있다. 반대로 남쪽의 큐슈나 시코쿠에는 역 건물조차도 없고 지붕만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사진 1778 : 앗케시만[厚岸湾] 가운데에는 방파제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1779 : 오른쪽으로는 도로가 나란히 있고 앗케시[厚岸] 마을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1780 : 앗케시역[厚岸駅]의 승강장은 원래 1면 2선이었으나 육교를 이용할 필요가 줄어들도록 2면 2선으로 바뀌었다.]

 

[사진 1781 : 앗케시역의 이정표.]

 

[사진 1782 : 앗케시역 건물.] 


   여기서부터는 절경이 시작된다. 오른쪽으로 앗케시만[厚岸湾]이 보인다. 만이기 때문에 주변의 육지를 볼 수 있다. 어촌이 나오고 하나사키선의 중간 정차역 중에서 유일한 유인역인 앗케시역[厚岸駅]에 정차한다. 앗케시역은 원래 1면 2선의 승강장이었으나 2면 2선으로 바꾸었다. 쿠시로에서 오는 일부 열차는 이 역까지만 운행한다.

 

[사진 1783 : 커다란 호수인 앗케시코[厚岸湖]는 꽁꽁 얼어붙었다.]

 

[사진 1784 : 왼쪽에는 언덕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앗케시코가 있다.]

 

[사진 1785 : 앗케시코를 따라서 커브가 이어진다.]

 

[사진 1786 : 철길은 앗케시코 바로 옆으로 이어지고 호수로 유입되는 작은 하천 위를 통과한다.]

 

[사진 1787 : 앗케시코는 얼어서 어디가 호수이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앗케시역을 출발하면 열차는 바닷물이 채워져서 만들어진 호수인 앗케시코[厚岸湖]를 따라서 달린다. 겨울이라서 호수의 물은 얼었고 그 위에 눈이 쌓여 있어서 어디까지가 호수인지를 구별하기가 어렵다. 철길은 호수 주변을 돌아서 가고 호수로 유입되는 강을 건너간다. 호수 안쪽으로는 습지가 있어서 야생동물이 많이 모인다고 하는데 겨울이라서 그런지 보기 힘들다.

 

[사진 1788 : 에조시카(エゾシカ) 3마리가 철길 위에 서 있다.]


   기차가 갑자기 급하게 속도를 줄인다. 사슴인 에조시카 3마리가 철길 위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기차가 속도를 줄여서 슬금슬금 사슴들을 위협하니 철길 밖으로 나간다. 나에게는 이런 운행이 볼거리이기는 하지만 에조시카와 기차가 충돌하는 사고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에조시카는 체중이 200kg을 넘는 경우도 있어서 충돌하게 되는 경우에는 차량의 손상은 물론 운전사와 승객의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사슴에게 경고를 하기 위하여 다른 차량과는 다른 기적 소리가 난다.

 

[사진 1789 : 2면 2선 구조의 승강장을 갖춘 챠나이역[茶内駅]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 1790 : 챠나이역 건물. 과거에는 이 역까지 노롯코호(ノロッコ号)가 운행하였다.]

 

[사진 1791 : 챠나이역의 이정표.]

 

[사진 1792 : 챠나이역에서 교행하는 쿠시로로 향하는 키하 54系 디젤동차 1량 편성.]


   열차는 챠나이역[茶内駅]에서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열차와 교행하는 관계로 5분간 정차한다. 밖은 좀 춥지만 잠시 나가서 맑은 공기를 마셨다. 승강장에는 눈이 깔끔하게 치워져 있고 역 건물의 창문 너머로 마을이 보이지만 사람은 보기 힘들다.

 

[사진 1793 : 2면 2선의 승강장을 갖춘 앗토코역[厚床駅]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에는 선로가 더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 1794 : 대합실로 사용되는 작은 건물만이 있는 핫타우시역[初田牛駅].]

 

[사진 1795 : 직선으로 뻗은 철길이 이어진다.]

 

[사진 1796 : 단선 승강장을 갖춘 벳토가역[別当賀駅]에 정차하고 있다.]

 

[사진 1797 : 벳토가역의 이정표.]


   직선 구간이 많고 평지를 빠르게 달린다. 가끔씩 숲이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풀만 자라고 있다. 물론 겨울이라서 눈으로 덮여 있어서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 눈이 많이 오는 홋카이도나 혼슈 북부 지역을 다른 계절에 방문하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사진 1798 : 오른쪽으로는 나무는 없고 풀만 자라는 언덕이 이어진다.]

 

[사진 1799 : 눈으로 덮인 풀밭 너머로 태평양의 푸른 바다가 있다.]

 

[사진 1800 : 아래로 도로와 오치이시만[落石湾]이 내려다 보인다.]

 

[사진 1801 : 오치이시역[落石駅]의 승강장은 2면 2선으로 되어 있다.]

 

[사진 1802 : 오치이시역 건물.] 


   벳토가역[別当賀駅]을 출발하면 오른쪽으로 바다가 보인다. 바다 절벽 위에 마을이 있고 철길도 언덕 위로 가게 되어 있다. 언덕은 나무가 전혀 없고 풀만 자라고 경사도 급하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스코틀랜드(Scotland)와 비슷한 경치를 보여준다. 작은 항구 옆을 지나고 나서 오치이시역[落石駅]에 정차한다.

 

[사진 1803 : 니시와다역[西和田駅] 건물.]

 

[사진 1804 : 철길 왼쪽으로는 국도가 나란히 이어지는데 국도에는 방풍벽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1805 : 눈으로 덮인 언덕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사진 1806 : 차장차로 만든 하나사키역[花咲駅] 건물.]


   철길은 숲 사이로 이어지고 왼쪽으로는 국도가 나란히 간다. 이전에는 없었던 풍력발전기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국도에는 방풍벽이 설치되어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인 모양이다. 홋카이도 동남쪽으로 튀어나온 네무로반도[根室半島]를 달려서 가끔씩 멀리 바다가 보인다. 네무로반도는 폭이 8km에 불과하다. 역 사이의 거리도 짧아지는데 역 건물은 차장차로 만들었다. 이전과는 도색이 바뀌었다. 부식을 막기 위하여 주기적으로 새로 도색을 하게 된다.


   나는 종착역인 네무로역[根室駅]이 아니라 이전의 히가시네무로역[東根室駅]에서 내린다. 열차에서 내릴 준비를 하였다.

 

 

 

 

 

   다음으로는 '2월 10일 - 일본 최동단 역을 둘러보고 다시 쿠시로[釧路]로'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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