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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사역에서 남창원역(南昌原驛)까지 걸어갔다. 공단로를 따라서 죽 가면 되므로 길은 매우 간단하다. 진해선 철길은 산 기슭에 붙어서 가므로 조금 떨어져 있다. 중간에 보이는 하천에서 보면 여기가 공단이 많은 창원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성주사역과 마찬가지로 남창원역도 정차하는 열차가 없지만 버스정류장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고 교차로 이름에도 들어가 있다. 그러나 역 바로 앞이 아니다. 남창원역 사거리에서부터 500m를 걸어서 올라가야 남창원역이 있다.
올라가는 길에는 시내버스를 다니지 않고 간간히 근처의 공장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오가고 있으며 도로 양옆에는 트레일러를 비롯한 대형 차량들이 주차하고 있다. 인도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서인지 보도블록 사이로 잡초가 자라고 있다.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으니 트레일러 운전사인 줄 알고 짐 싣으러 왔냐고 물어본다.
길의 끝에 남창원역이 있다. 역 건물은 성주사역과 마찬가지로 '凸' 형태이다. 역명판은 건물을 대여한 카센터와 택배사의 간판이 대신하고 있다. 역 광장은 이제 카센터의 작업 공간이자 택배사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남창원역도 건물 왼쪽으로 승강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있다. 커다란 화물차가 지나가는 건널목이기도 하여서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들어가서 보면 성주사역과는 달리 안에서는 역명판이 그대로 붙어 있다. 역 건물을 임대하였기 때문에 승강장으로 향하는 통로는 막아 놓았다.
남창원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의 구조이지만 다른 역과는 차이가 있다. 자갈이 깔린 1선이 진해선 열차가 지나가는 선로이고 반대쪽 선로는 아스발트 위에 있고 화물을 싣고 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화물 선로 옆에는 특이한 장비와 나무판이 놓여 있고 트레일러로 옮겨서 역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런 외진 장소에 화물을 차로 가져와서 다시 다른 차로 운반할 이유는 없으므로 철도를 이용하여 수송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승강장은 여객 열차가 없으므로 사용하지 않아서 울퉁굴퉁하고 풀이 보도블록 사이로 자라기도 한다. 역 건물에 역명판만 있을뿐 승강장에는 이정표가 아예 없다.
마침 하루에 4왕복이 있는 대구-진해 간 새마을호가 통과할 시각이 되었다. 트레일러가 철길을 지나가서 그런지 새마을호는 속도를 줄여서 기적을 한 번 울리고 천천히 역을 통과하였다.
열차가 통과하면 계속 트레일러에 화물을 싣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남창원역은 성주사역과는 달리 주변에 주택가가 없고 창원 공단의 남쪽 끝에 있어서 주민은 없고 화물 운송을 담당하시는 분들만 볼 수 있다. 근처 공단에 출퇴근하는 수요가 아니라면 애시당초 승객을 유치하기 힘든 위치이다. 하지만 역은 화물을 수송하는 하역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창원 공단 지역에서의 지리적인 이정표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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