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층이지만 넓은 역 건물을 갖춘 경전선 군북역(郡北驛)

   현재 경전선은 여객 열차 운행이 줄어들고 낙동강~마산을 제외하고는 무궁화호만 있어서 열차마다 정차역의 차이가 적어졌지만 과거에는 여러 종류의 열차가 다녀서 정차역의 차이가 있었다. 마산~진주 구간의 경우에는 새마을호는 함안역만 정차하였고 무궁화호는 반성역, 군북역(郡北驛), 함안역에 정차하였다. 함안역은 가야읍에 있지만 군북역과 반성역은 각각 군북면과 이반성면에 있다. 군북역은 반성역과 더불어 면에 있지만 무궁화호까지 정차했다. 지금도 이러한 정차역 패턴은 유지되고 있어서 경전선에서 일부 역만 정차하는 서울~동대구~순천 간의 무궁화호(1271, 1272 열차)는 중리역, 함안역, 군북역, 진주수목원역, 반성역에 정차하고 있다.

 

   과거에 서울~동대구~진주 간의 무궁화호가 있었을 때에도 승객이 적은 마산~진주 구간에는 차내 판매를 하지 않는 등 서비스에서 차이가 있었다. 지금의 서울~동대구~순천 간의 무궁화호에는 카페 객차가 연결되어 있지만 마산~순천 구간에서는 카페 객차의 영업을 하지 않는다. 평소라면 마산부터는 공기를 나르는데 그래도 여름 피서 기간이라서 그나마 승객이 있었다.

 

 

   군북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이고 화물용 승강장이 따로 있다. 마산 방향의 철길은 곡선이 있는 짧은 철교를 지나게 되어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철길이 끊어진 것처럼 보인다. 철길에 곡선이 많은 경전선에서는 흔한 모습이기는 하다.

 

 

   화물은 별로 취급을 하지 않는지 화물 승강장에는 침목만 잔뜩 쌓아 놓았다. 긴 승강장에는 소나무를 잘 가꾸어 놓았고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대합실이 있다. 군북역의 이정표는 오래 되었는지 예전 로마자 표기법을 따르고 있다.

 

 

   경전선에서는 큰 역을 제외하고는 선로 하나를 주로 사용하고 열차 교행이 있을 때에만 교행선으로 들어가지만 군북역은 규모는 작지만 마산 방면과 진주 방면의 선로가 분리되어 있다. 역 건물과 가까운 쪽이 마산 방면의 선로이고 먼 쪽에 진주 방면의 선로이다. 서울은 대한민국 북서쪽에 부산은 남동쪽에 있기에 서로 반대 방향이지만 경전선에서는 같은 방면으로 표시된다. 경부선을 많이 이용한 사람들에게는 낯선 표시이다.

 

 

   군북역 건물은 단층이지만 옆으로 넓게 퍼져 있다. 대합실 가운데에는 자연 채광이 되어 있어서 밝다. 현재 사용하는 역 건물은 1997년에 완공되었다. 건물의 높이는 다르지만 대합실 가운데가 자연 채광이 되고 건물의 분위기에서도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화명역과 유사하다. 우리나라의 역 건물을 보면 특별히 개성을 넣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같은 시기에 만들어졌으면 건물도 동일하게 생겼다. 시골의 역답게 대합실 안은 잘 꾸며 놓았지만 열차가 있는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한산하다.

 

 

   군북역 앞에는 커다란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창고가 있다. 역 바로 앞에서는 택시만 있고 버스를 탈려면 240m 정도 걸어서 군북역사거리로 나가야 한다. 군북역사거리에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좁은 도로이지만 많은 차들이 오간다.

 

 

   조금 더 가면 논밭 사이에 군북버스터미널이 있다. 터미널 앞에는 버스 몇 대가 대기하고 있는데 시외버스도 있지만 창원시내버스도 있다. 창원시내버스가 여기까지 온다. 그러나 터미널 건물은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승차권을 판매하는 대합실이 아니었다.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고 안에는 버스를 정비하는데 필요한 물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떤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터미널 건물을 만들어 놓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군북역과 주변을 간단히 둘러보았다. 군북역 건물은 1997년에 만들어져서 비교적 깨끗하지만 사용할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경전선 복선전철화에 따라서 군북역은 현재 위치에서 약 1km 남쪽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있다. 현재 군북면 안에 역이 있지만 이전하면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승객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인지 현재 군북역 건물과 역 구내는 어떻게 될지 귀추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