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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선 동촌역처럼 반야월역(半夜月驛)도 이설되면서 역이 없어졌다. 동촌역과 마찬가지로 역 건물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역시 대구지하철 1호선에도 별도로 반야월역이 있다. 그렇지만 동촌역과는 달리 대구지하철 반야월역과는 1.2km나 떨어져 있다. 그런 관계로 버스정류장도 구분되어 있는데 대구선 반야월역 앞의 버스정류장은 '반야월역(국철)'이라고 나와 있다. 한국철도공사로 나라에서 철도를 직접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물론 코레일 직원조차도 국철로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지방의 승객이 없는 노선에서도 적자를 감수하고 열차가 다니고 있기도 하다.

 

 

   반야월역은 2005년 11월 1일에 대구선 이설로 여객 영업을 중단하였고 2008년 2월에는 화물조차도 영업을 중지하여서 선로가 걷어내었지만 도로에는 여전히 반야월역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글꼴이 다른 표지판과는 다른 걸로 보아서 오래 전에 설치된 듯 하다.

 

 

   기차가 멈춘지 2년이 넘어가고 게다가 철길까지 완전히 걷어내었다. 그러다 보니 철길이 있던 장소는 완전히 풀밭이 되어 버렸다. 일부 공간은 주민들이 농사를 짓는지 식물이 줄지어서 심어져 있다. 역 건물은 사라졌지만 이외의 건물은 그대로 남아 있다. 창문을 나무로 막아놓았지만 앞에는 벽돌을 비롯한 각종 건축 자재가 널려 있다. 무언가 다른 활용을 준비하는 듯 하다.

 

 

   반야월역은 과거에 승강장이 1면 2선이었다. 그렇지만 화물 취급을 하여서 구내가 넓었다. 구내의 선로는 없어지고 풀밭이 되었지만 시멘트로 된 승강장은 그래도 흔적이 남아 있고 신호기와 조명도 그대로 있어서 이곳이 역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란 풀이 적어서 그런지 관광버스와 트럭이 주차하고 있었다.

 

 

   승강장이 끝나면 철길이 있었던 자리에만 자갈이 있어서 풀이 좀 덜 자랄뿐 나머지는 풀이 너무 무성하여 걸어갈 수도 없을 지경이다. 역 건물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미 이설이 되어서 여기에는 없다. 그래도 부속으로 있었던 선로반 건물은 그래도 남아 있고 창문을 나무로 막아놓지도 않았다. 선로반 건물 앞에는 농사를 짓고 있다. 철길이 없으니 농업으로 업종 전환을 하였나?

 

 

   동촌역 방향으로는 자갈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풀밭에 나무가 무성하다. 과거에는 이곳에 기차가 자주 오가던 역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반야월역 건물은 복원되어서 이전된 위치에서 전시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시 대구를 방문할 때 잠시 보러 갔다. 위치는 '대구광역시 동구 신서동 822-7'로 반야월역에서 서쪽으로 1.5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대구지하철 각산역에서 가깝다. 각산역에서 나와서 북쪽으로 죽 걸어가면 반야월역 건물이 보인다. 물론 과거에 대구선 철길이 있던 장소이다.

 

 

   이전에 대구선이 있던 다른 곳은 풀밭이나 자갈이 그대로 있지만 이곳만은 대구선 반야월공원으로 정비를 해 놓았다. 바닥에는 블럭을 깔아 놓고 복원한 반야월역 건물을 전시하여 놓았다. 주변에는 운동 기구가 있어서 저녁에는 주민들이 많이 산책을 나왔다.

 

 

   우리나라의 철도에 관련된 문화재의 현실이기는 하지만 전시되어 있는 반야월역 건물은 모양만 동일하게 새로 만들었다. 원래 반야월역 건물은 아니다. 다른 말로 하면 정품이 아니라 오래되어서 정품을 없애고 모조품을 만든 셈이다. 뒤쪽으로 가니 나무로 지붕까지 만들어 놓았다. 모조 건물인 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디에도 반야월역이라고 적어 놓지 않았다. 대구선에 관심이 있지 않다면 이게 무언지 어떻게 알겠는가? 건물 뒤의 벽에 작게 문화재 제270호 반야월역이라고 적힌 돌이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잠귀어 있지만 창문은 열 수 있어서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역무실에는 책상과 함께 이전의 반야월역에서 가져온 듯한 설비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대합실도 창문이 열리기는 하지만 무언가 팔에 닿여서 보니 땅벌이 집을 만들었다. 대합실에는 반야월역의 역명판과 이정표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사람이 건들어서 놀랐는지 벌들이 갑자기 난리가 났다. 다시 접근하는 건 목숨을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대합실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얼마나 반야월역 건물을 방치하여 놓았기에 벌집까지 생겼을까?

 

 

   반야월역 건물 옆에는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다. 불은 켜지는 데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

 

 

   이제는 더 이상 열차를 탈 수 없는 폐역이 된 반야월역은 건물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서 같은 모양의 건물로 모조품을 만들어 놓았지만 아직 활용은 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다. 관할 기관인 대구광역시 동구(http://www.dong.daegu.kr )에서는 적절한 활용 방안을 마련하여 역 건물이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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