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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서 가장 시외버스가 많이 오가는 도시가 어디일까? 창원도 부산도 아니고 남쪽에 있는 삼천포이다. 하루 종일 10~15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고 완행과 직통으로 나누어져 있다. 직통은 말 그대로 주요 정거장만 정차하는 버스이고 완행은 마을마다 서는 버스이다. 진주에서 사천으로 넘어가는 시내버스가 없기에 완행버스가 대신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버스가 많이 다니는 건 그만큼 수요가 많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진삼선이라는 철길이 있어서 기차로도 이동할 수 있었다. 1953년에 개양역에서 사천역(泗川驛)까지를 사천선(泗川線)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통되었고 1965년에 삼천포까지 연장되어서 진삼선(晉三線)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기차는 채 20년을 달리지 못하고 1982년에 영업을 중지하여 1990년에 폐지되었다. 하지만 사천역까지의 철길은 화물 수송을 위하여 그대로 남아 있다. 나머지 구간은 국도 3호선 확장 등으로 자취를 찾기가 힘들다. 짧은 역사를 가진 비운의 노선이다.
원래 사천역 위치는 아니지만 사천역은 그대로 남아 있다. 삼천포까지의 여객 취급이 중지되면서 사천읍 북쪽의 사천공항(http://www.airport.co.kr/doc/sacheon/ ) 부근으로 이전한 상태로 있다.
다른 역과는 달리 사천공항에서 가까워서 찾아가기는 무척 쉽다. 진주에서 사천, 삼천포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사천공항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사천공항 정류장은 사천시에서 나름대로는 잘 꾸며 놓았지만 정작 중요한 게 빠졌다. 바로 어떤 노선의 버스가 언제 오는지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다. 공항 정도면 외국어 안내까지는 기본이지만 한글로도 부실하고 관광안내도만 떡하니 붙였을 뿐이다. 비행기를 타고 왔으면 대중교통보다는 택시를 타던지 자가용으로 오라는 이야기인가? 물론 사천공항은 통영대전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이용하는 승객이 급감한 상태이다. 현재는 김포행이 하루에 2회 있고 금요일과 일요일에 제주행이 각각 2회씩 운행하고 있다.
사천공항 청사는 1994년에 새로 지어졌다. 항공편이 적어서 청사는 작고 안에 들어가니 한산하다.
사천공항에서 나와서 길을 건너면 바로 사천역 입구가 나온다. 물론 현재는 여객 열차가 운행하지 않으므로 당연 이정표가 없다. 사천역으로 가려면 오르막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이 있기는 하지만 상태가 좋지 못하다.
올라가면 현재는 물류회사가 사용하는 건물에 '사천'이라는 역명판이 걸려 있다. 원래는 이게 사천역 건물은 아니라고 한다. 건물 양식으로 보아도 역 건물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당시의 역 건물은 삼각 지붕이 대세였다.
사천역 구내는 넓다. 역의 철길을 가로지르는 도로는 사천역 동쪽에 있는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도로 옆에는 화물 승강장이 자리잡고 있다. 도로 중간에는 폐역에 어울리지 않는 넓고 긴 승강장과 연결된다.
사천역에 들어오는 철길부터 살펴보았다. 현재는 가끔씩 화물 열차가 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열차가 들어오지 않아서 레일만 녹이 슬었을 뿐 풀도 자라지 않고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그래도 화물 전용이고 가끔씩 사용하는 철길이어서 그런지 자전거보다도 느린 10km/h로 달린다. 아마 가끔씩 운행하는 화물 열차에는 디젤기관차에 수송원이 타서 전방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천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이지만 선로는 더 많다. 하지만 가끔씩 열차가 들어오므로 분기기는 모두 수동으로 되어 있다. 승강장은 포장이 잘 되어 있고 턱 사이에 풀이 자라고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다. 지금 당장 열차가 들어온다고 해도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고 30년 가까이 여객 열차가 운행되지 않은 역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천역 남쪽으로는 화물 승강장이 있다. 무언가 포장을 한 화물이 있기는 하지만 철도로 운반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선로는 합쳐져서 남쪽으로 이어진다. 선로 옆에는 예전 방식의 거리를 나타내는 기둥이 있다. 아래가 떨어져 나간 상태이다. 개양역부터 사천역까지는 10.5km이므로 이 기둥은 10.9km를 의미한다.
철길은 계속하여 이어지기는 하지만 점점 상태는 나빠진다. 철길 사이에는 풀이 점점 많이 자라있으며 레일 위까지 침범하여서 나중에는 철길이 보이지도 않고 더 이상 걸어갈 수도 없다.
결국 진삼선 철길은 국도 3호선 앞에서 끝난다. 끝나는 지점은 폐허에 가깝다. 간판이 쓰러져 있고 아무런 표시도 없다. 철길로 들어가 보려고 하였으나 주민들의 텃밭이 있어서 불가능하다.
길 건너서는 사천공항이 있고 공군 부대도 같이 있다. 이륙하는 자세로 있는 비행기가 3대 있다. 이걸 보니 진삼선의 열차는 은하철도999처럼 철길에서 벗어나서 하늘을 날아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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