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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인역에서 다시 창원시내버스를 타고 중리역(中里驛)으로 향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기차를 탈 때에는 몰랐는데 산인역과 중리역 사이에는 언덕을 넘게 되어 있고 철길과 남해고속도로는 언덕을 완만하게 넘기 위하여 산 사이로 이어진다. 창원시내버스가 운행하는 도로는 산인고개를 넘어서 중리역이 있는 내서읍에서는 내려간다. 과거에는 '마산시 내서읍'이었지만 마산, 창원, 진해가 창원시로 합쳐지면서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이 되었다. 구 밑에 동이 아니라 읍이 있는 특이한 주소이다.

 

   중리역은 내서읍 중리에 위치하고 있다. 중앙에 있다는 의미인 중리인데 역 이름은 중리역보다는 내서역이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중앙동 못지 않게 흔한 지명이어서 중리역은 타이완[臺灣]에도 있으며 일본에도 같은 한자로 된 역이 2군데나 있다. 하나는 큐슈[九州]의 마츠우라철도[松浦鉄道, http://www.matutetu.com ]에 있으며 나카자토에키[中里駅]라고 읽는다. 다른 하나는 이와테현[岩手県]의 이와이즈미선[岩泉線]의 역으로 나카사토에키[中里駅]라고 읽는다. 큐슈의 나카자토에키는 우리나라의 중리역과 같이 1면 2선의 승강장이지만 역의 규모는 훨씬 작다.

 

 

   중리역 부근의 고가 도로에서 선로는 물론 남해고속도로도 볼 수 있다. 산인역에서 중리역까지 왔다고 언덕 다 넘은 게 아니다. 중리역에서 마산역까지도 언덕을 하나 또 넘어야 한다. 경상북도 북부나 강원도의 산악 노선에 비하면 낫지만 경전선도 의외로 급경사 구간이 많다. 물론 경전선 복선 전철화에 따라서 중리역에서 마산역까지의 선로는 긴 터널로 바뀌므로 경사는 훨씬 완화된다.

 

 

   현재 중리역 바로 옆에서는 복선 전철화에 따른 새로운 선로의 노반과 승강장을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다. 현재의 승강장 사이에는 나무를 심어 놓아서 기차를 타고 가면서는 보기 힘들다. 경전선 복선 전철화에 따라서 이설하거나 없어지는 역이 많지만 중리역은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게 된다.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에는 이해 관계가 복잡하다. 중리역 앞의 아파트에는 경전선 복선전철화를 반대하는 글이 적혀 있다. 현재처럼 전철화가 되지 않아서 디젤동차나 디젤기관차가 운행하는 경우에 비하여 전동차나 전기기관차로 운행하면 소음과 분진이 훨씬 적고 마산 방향으로는 긴 터널로 철길이 들어가서 더욱 지상 환경이 좋아진다. 이곳까지 동남권광역전철이 개통된다면 창원이나 부산으로 이동하기가 더 쉬워지면서 집값이 올라갈텐데, 내가 아는 한에서는 왜 반대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바로 옆의 남해고속도로에 비하면 환경면에서는 철도의 압승인데.

 

 

   중리역 앞에는 삼거리가 있어서 차들이 많이 오간다. 버스정류장에는 중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서읍과 창원 시내를 오가는 대부분의 시내버스가 지나간다.

 

 

   내서읍 곳곳에는 아파트가 들어서 있지만 중리역 부근은 아직 비어있는 땅이 많다. 중리역 건물은 1998년에 지어졌는데 내서읍의 크기와는 달리 단층으로 되어 있고 작고 역 광장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건물 안에는 매표소와 작은 대합실이 있다. 매표소는 직영이 아니라 코레일유통(http://www.korailretail.com )에 위탁하였다. 그래서 매표소 안쪽에는 과자가 진열되어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하려면 아예 편의점이 역 안에 들어와서 영업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승차권 판매 이외에는 수익을 얻기가 힘들다. 대합실에는 작은 문고가 있고 텔레비전이 있다.

 

 

   중리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으로 열차 교행이 가능하다. 승강장에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대합실은 없고 나무로 된 의자만이 놓여 있다.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기는 하지만 바람이 불어서 역 건물에 있는 것보다는 시원하다. 또한 승강장에 안내 방송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따로 없는지 역 직원이 직접 내가 타려던 부전으로 가는 무궁화호가 5분 정도 지연된다고 알려준다.

 

 

   중리역의 이정표는 경전선의 다른 역처럼 이전 양식을 따르고 있다. 이전 로마자 표기법을 따르고 있다.

 

 

   현재는 비어 있지만 중리역에는 화물 승강장도 갖추고 있다. 순천으로 가는 무궁화호가 도착하여서 승객들이 내리고 탄다. 타는 승객보다는 내리는 승객이 더 많다.

 

 

   함안 방면으로의 철길은 현재 산인고개 사이를 가기 위하여 급경사를 오르고 커브가 많다. 물론 복선전철화가 되면 긴 터널로 바뀌게 된다.

 

 

   사실 내서읍은 남해고속도로에서 구마고속도로가 분기되는 장소여서 도로 교통의 요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경전선 복선전철화에 의하여 철도 이용도 훨씬 편리하게 될 예정이다. 이전에 새마을호가 정차하였다는 함안역의 가야읍보다도 크기 때문에 중리역은 광역 전철의 종착역이 될 수 있겠고 진주까지 가는 KTX가 정차하는 역도 될 가능성이 높아서 무궁한 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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