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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1월 1일에 새로 문을 연 고속철도 역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작은 김천구미역에 도착하였다. 들어가는 길부터 울산역과는 느낌이 달랐다. 역 건물로 들어가는 진입로만 만든 울산역과는 달리 김천구미역은 공사 중인 김천혁신도시 사이에 길부터 만들어 놓았다. 공사장 사이에 도로가 있는 셈이다.

 

 

   울산역처럼 역 건물 앞에는 차량이 일방 통행으로 다니게 만들어 놓았다. 한 바퀴 돌아서 빠져나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울산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량도 적고 사람도 적어서 적막감이 돈다.

 

 

   김천구미역은 역 이름부터가 좀 특이하다. 정식 이름은 김천(구미)역이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김천에 위치하고 있으나 인근의 구미가 인구가 많고 역명에 들어가기를 원하여 김천시와 구미시에서는 최종적으로 합의되었다. 다른 역은 괄호 안의 지명은 생략해도 되지만 김천구미역의 경우에는 김천역이 되어 버리므로 실제는 괄호를 빼고 김천구미역으로 적는 경우가 많고 본 블로그에서도 그렇게 표기하기로 한다.

 

   김천구미역 건물 역시 요즈음에 흔한 유리궁전이다. 하지만 가운데에는 원통형으로 되어 있고 기둥을 노란색으로 만들어 놓아서 산뜻한 느낌을 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편리하게 된 울산역과는 달리 김천구미역은 다르다. 승용차 주차장은 경부고속철도 고가 아래에 있어서 자가용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비를 맞지 않고 역 건물로 이동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주차장이 그런 건 아니지만.

 

 

   김천구미역에서 대구 방향으로는 철길이 고가로 이어지다가 터널로 들어간다. 터널 부근에는 옥산리 마을이 있다. 김천구미역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다. 김천구미역 북쪽은 김천혁신도시 공사를 하고 있고 남쪽으로는 논이 있다.

 

 

   김천구미역 건물 바로 앞에는 시내버스 승강장이 있다. 방향별로 정류장이 나누어져 있다. 김천 시내 방면은 1번, 구미, 선산 방면은 2번, 왜관, 약목, 성주 방면은 3번이다. 정류장에는 시각표를 붙여 놓았다. 다른 도시와는 달리 정차 시각을 적어 놓았는데 버스 운전사는 중간 정류장에서는 시각표에 맞게 잘 다니지 않으므로 나온 시각보다 약간 빨리 올 수도 있다. 5분 정도 일찍 나와서 기다리는 게 좋다. 김천구미역이 버스시각표는 김천시청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다(시각표 보기).

 

 

   김천 시내로 가는 버스가 구미 시내로 가는 버스보다 더 많다. 김천 시내의 일부 노선버스가 연장하여 김천구미역을 경유하지만 구미 방면은 김천과 구미를 오가는 좌석버스 일부 노선만이 김천구미역에 경유하기 때문이다. 구미를 오가는 경우에는 대부분이 좌석버스이고 시계외 요금이 적용되므로 비싸다. 나는 롯데마트 구미점에서 555번을 타고 왔는데 요금이 2,450원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과 그 주변 도시인 울산, 양산, 김해, 창원은 시 경계를 넘어도 추가요금이 얼마되지 않거나 없는 경우도 많은 반면에 김천, 구미, 왜관은 경계를 넘으면 거리에 비례하여 요금이 계속하여 올라간다.

 

 

   시내버스 정류장과는 별도로 주차장 옆에 시외버스 정류장을 만들어 놓았지만 시외버스는 아직 운행하지 않는 걸로 보인다.

 

 

   김천구미역 서쪽으로도 주차장이 이어진다. 주차장 끝에서 보면 수량이 얼마 되지 않는 하천이 흐르고 있다. 여기서 보면 김천구미역을 만들기 위하여 원래 복선으로 있던 기둥 양쪽으로 기둥을 더 세워서 분기되는 선로가 들어오는 고가를 덧붙였음을 알 수 있다.

 

 

   김천구미역 대합실로 들어갔다. 대합실은 천장이 높고 노란색 빛이 나오고 있다. 밖에서 보았을 때에는 노란 기둥이 V자 모양으로 있는데 안에는 노란빛이 있다. 천장에는 유리가 없기에 대합실은 울산역에 비해서는 어두운 편이다.

 

 

   대합실에는 매표소가 있고 3개의 창구가 있지만 승차권을 구입하는 사람은 없다. 울산역과는 달리 자동발매기는 매표소 옆의 통로에 들어가야 있다. 승객이 적을 걸로 처음부터 예상이 되어서 그런지 6대만 설치되어 있다. 구입한 승차권에는 글자 수 제한으로 김천구 직원으로부터 구입한 승차권으로 착각하기도 하였다.

 

 

   2층에는 여객편의시설이 있다고 나와 있지만 아직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 들어갈 수 없다. 그 옆으로는 대합실이 있는데 의자가 놓여 있고 매점이 하나 있다. 승객이 적어서 대합실과 매점 역시 한산하다.

 

 

   승강장으로 나갔다. 김천구미역의 승강장은 2면 2선이고 통과선이 2선 따로 있다. 고속철도의 경우에는 통과하는 열차의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하여 통과선을 따로 두던지 아니면 스크린도어 같은 안전 시설을 승강장에 설치해야 한다.

 

 

   김천구미역 승강장에서는 다른 고속철도 역과는 달리 밖이 보인다. 승강장 가운데에는 유리로 된 창문을 통하여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고 끝에는 지붕과 유리가 없어서 바람을 맞으면서 밖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승강장 가장 끝으로 가면 철길이 지나는 고가는 물론 철길을 볼 수 있다. 일반 철도와 달리 고속선은 정차하는 열차가 들어오는 대피선도 매우 길다.

 

 

   잠시 후 내가 탈 열차가 도착하였다. 열차를 타고 귀가길에 올랐다. 김천구미역에서 동대구역까지는 22분만에 간다. 그것도 기존선 구간인 신동역에서 동대구역까지가 13분이 걸리므로 고속선에서는 얼마나 빨리 가는지 실감할 수 있다.

 

 

   김천구미역을 둘러보니 기존선인 경부선을 이설하여 환승역으로 만들 계획이 없는 걸로 보인다는 게 가장 안타깝다. 가까운 장소에 경부선 철길이 지나감에도 불구하고 왜 경부선과 경부고속철도가 교차하는 장소에 역을 만들지 않았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경상북도를 지나는 경부선 구간은 대구경부권 광역철도로 운행할 계획도 있고 기존선과 환승이 된다면 내려서 버스를 타는 것보다는 조금 더 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김천구미역 앞에 들어서는 김천혁신도시가 그런 문제점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할까?

 

   처음에 경부고속철도를 계획할 때에 대전에서 동대구 사이에는 정차역을 계획하지 않았고 나중에 새로 만들면서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처음부터 김천이나 구미에 정차역을 생각하고 계획하였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김천구미역 주변의 지자체에서는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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