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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의 커다란 기대 속에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이 2010년 11월 1일에 개통되었다.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서 기존 구간을 포함하여 고속철도역이 4개가 새로 생겼다. 이중에서 가장 사람들의 관심을 가지는 역은 신경주역(新慶州驛)이다. 경주는 인구가 많은 대도시는 아니지만 신라 천년의 수도로 대한민국 국민이면 한 번 이상은 방문하는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개통 이전에는 교통이 불편하였지만 벌써 2번이나 신경주역을 답사하였다. 2009년 2월에 처음 갔고(관련 글 보기) 2번째는 올해 9월에 갔다(관련 글 보기). 2번째 방문을 하였을 때에는 역 광장은 이미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제는 개통이 되어서 고속열차를 탈 수 있는 상황이기에 실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였다.

 

   개통 이전에는 좁은 904번 지방도를 이용하여 신경주역으로 갔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개통에 맞추어서 접속 도로가 완공되었다. 지도에서는 아직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광명삼거리 부근에서 들어갈 수 있다.

 

 

   접속 도로에 들어가면 고가로 올라가서 국도 4호선과 중앙선 철길 그리고 경부고속도로를 넘어가게 된다. 왼쪽 산중턱에는 경주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공사 현장이 보인다.

 

 

   개통된지 얼마되지 않은 도로라서 선형이 매우 좋다. 경주외곽순환도로인데 신경주역 개통에 맞추어서 광명삼거리부터 신경주역까지만 개통되었다. 이후 구간은 공사 중인 상태로 도로는 동남쪽으로 계속 이어져서 내남면을 거쳐서 입실역이 있는 외동읍까지 연결되어서 복선전철화되는 동해남부선과 비슷한 경로로 가게 될 예정이다. 도로 전구간이 개통되면 경주 남부 지역에서의 신경주역 접근 시간이 줄어들어서 이용이 편리해진다.

 

 

   도로는 고가에 있어서 전망이 매우 좋다. 산골짜기에 있는 신경주역이 잘 보인다. 밤이 되면 신경주역만 불빛이 밝아서 쉽게 알 수 있다. 다만 여기서는 승강장의 조명이 잘 보이므로 조명의 색깔이 바뀌는 신경주역 야경은 볼 수 없다.

 

 

   도로는 중간에 분기되지만 이후 구간이 개통되지 않았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신경주역으로 들어가는 길은 편도 4차선으로 넓다. 아직은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서 간간히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라서 교통 체증은 생각할 수도 없다.

 

 

   신경주역 입구에 들어서면 줄줄이 서서 대기하고 있는 경주시내버스가 보인다. 신경주역 개통에 맞추어서 경주시에서는 새로운 노선을 신설하고 경주대까지 운행하던 시내버스를 모두 신경주역까지 연장하면서 버스 종점이 되었다. 저녁에는 경주역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신경주역까지 왔는데 승객은 많지 않지만 버스 배차 시간이 짧고 경주역에서는 23분이 걸리고 경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16분이 걸렸다. 아쉬운 점은 다른 도시처럼 버스에 표시된 이정표를 대부분 수정하지 않았고 버스정류장의 안내도 바뀌지 않은 상태라서 버스 운전석 옆에 신경주역이라고 적힌 글자를 보고 타야 한다. 오송역을 제외하고는 새로 개통한 역을 모두 방문한 셈인데 울산이 버스 노선 안내를 가장 발빠르게 바꾸어 놓았다. 울산의 경우에는 기존선의 역은 태화강역으로 이름이 바뀌어서 혼돈의 우려가 높기 때문도 있겠지만.

 

 

   차량은 오른쪽으로 들어가서 신경주역을 한 바퀴 돌게 동선이 짜여져 있다. 버스와 택시 그리고 자가용이 다른 차선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신경주역에 종착하여 차고로 들어가는 노선버스는 가장 왼쪽으로 자가용 차선으로 들어간다. 승객들의 승차를 막기 위함이다.

 

 

   도로는 신경주역 승강장 아래로 이어지는데 여기에는 유료주차장이 있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이런 장소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해야 하는데 아쉽기만 하다. 주차장은 요금을 받지만 버스정류장은 그런 게 없어서 밖으로 내몰았을까?

 

 

   신경주역에서 버스나 택시를 탈 수 있는 승강장에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으나 울산역처럼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비나 눈이 오면 우산을 잠시 쓰던지 맞고 이동해야 한다. 역 건물과도 당연 지붕은 연결되어 있지 않고 고가 아래에 있는 주차장과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

 

   버스정류장에는 경주관광안내도가 설치되어 있고 디지털포토존이 있어서 사진을 찍고 필요한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도 사용할 수 있다.

 

 

   버스정류장에서는 경주시내버스, 경주시티투어버스(http://cmtour.co.kr/tour/ ), 그리고 포항으로 가는 KTX신경주역 리무진버스가 출발한다.

 

   KTX신경주역 리무진버스 시각표는 포항시외버스터미널(http://www.포항터미날.kr )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데 평균 1시간 간격으로 신경주역에서의 서울 방면 KTX 시각표와 연계되어 있다(시각표 보기). 버스승강장에는 리무진 버스의 매표소가 있다. 중간에 효자역에 정차하며 포항시외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하며 약 40분이 걸린다.

 

   신경주역을 오가는 경주시내버스 노선은 모두 7개인데 유난히 시내를 순환하는 노선이 많다. 정류장 위에는 시각표가 있으니 참고할 수 있다. 50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 51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 60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 61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 70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 203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 700번(노선도 및 시각표 보기)이 있다. 모든 시내버스 노선이 고속버스터미널과 경주역을 경유한다. 다만 50번은 시계반대방향으로 순환하고 51번은 시계방향으로 순환하므로 신경주역에서 경주역으로 갈 때에는 50번을 타야하고 반대로 경주역에서 신경주역으로 갈 때에는 51번을 타면 되므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경주 시내가 아닌 지역은 양동민속마을이 있는 강동면 방면으로는 203번이 운행하고 있고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로는 700번이 운행하고 있다. 나머지 경주시 외곽으로는 바로 가는 버스가 없기에 경주대나 경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갈아타야 한다.

 

   버스노선안내 옆에만 영어가 있고 정작 버스노선도에는 주요 정류장도 영어로 전혀 안내를 하지 않았다. 신경주역에서 내리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을텐데 시내버스는 타지 말고 비싼 택시를 타라는 이야기인가? 버스노선안내 옆의 영어와 아래의 경주시 방문을 환영한다는 영어는 안내가 아니라 정보 전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장식으로 적어 놓은 셈이다. 또한 아래에는 경주관광안내 지도가 있는데 이왕이면 지도에 신경주역에서 출발하는 버스 노선을 표시한다면 찾아가기가 좀 더 쉽지 않을까? 우리나라 대중교통은 도시철도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이나 외지인이 이용하기에는 아직도 너무나도 불편하다. 그렇다고 택시를 타는 건 좀 생각해야 한다. 신경주역은 경주 시내 밖이라서 할증요금이 붙어서 경주 시내까지 12,000원이 넘는 요금을 각오해야 한다.

 

 

   버스정류장에서 지붕만 설치되어 있고 의자가 전혀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경주는 큰 도시가 아니기에 시내버스 배차 간격이 짧지 않다. 신경주역을 오가는 시내버스 중에서 가장 배차 간격이 짧은 70번도 11분이다. 그렇다고 신경주역에 의자가 없는 건 아니다. 역 광장을 공원으로 꾸며 놓으면서 나무로 만든 의자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근처에 역세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오는 신경주역은 겨울에는 추워서 여름에는 더워서 낮에는 햇볕이 따가와서 비나 눈이 오면 피하기 힘들어서 공원에 있는 사람들은 적다. 내가 방문하였을 때에도 날씨는 춥고 찬 바람이 많이 불어서 서양인 여자들이 햇빛을 받기 위해 앉아있었을 뿐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 공원의 의자를 줄이고 버스나 자가용 승강장이나 대합실로 옮기는 게 필요하다.

 

 

   신경주역 대합실로 가려면 경사로로 올라가야 한다. 신경주역 1번 출입구인데 양쪽으로 기둥을 설치하여 멋지게 만들었지만 외부에 있어서 비나 눈이 오면 불편하다. 특히 신경주역은 산골짜기에 있어서 경주 시내보다도 기온이 낮고 이 경사로는 신경주역 건물 북쪽에 있어서 햇빛이 잘 비치지 않기에 겨울에 눈이 오면 녹지 않고 얼어붙어서 위험할 가능성이 높다.

 

 

   신경주역 광장은 개통 이전에 답사할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실제 활용 계획이 있는지도 사실 의문이기도 하다. 천년고도 경주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실용성이 전혀 없는 전시 행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경주역 근처는 예전과 전혀 변화가 없다. 역세권이라는 건 없는 전형적인 산촌 마을이다. 광장 바로 앞에는 축사가 있어서 소똥 냄새가 진동을 한다. 멀리 보면 신경주역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 산을 깎은 게 드러난다. 산에는 단풍이 예쁘게 색깔을 내는데 아래는 깎아서 벌거숭이로 만들었다.

 

 

   신경주역은 고가에 승강장이 있다. 승강장 위의 가운데에는 캐노피(Canopy, 영어사전 보기)라고 하는 철기둥으로 만든 지붕이 있다. 옆은 신라 문양을 넣어서 만들었고 1번 출입구 앞에는 기와 지붕을 얹었다. 정면으로 들어갈 때에는 에스컬레이터도 있지만 승객들이 갈 필요가 없는 오른쪽 끝에 있다. 이왕이면 버스나 택시 정류장과 가까운 왼쪽에 설치하였으면 어땠을까? 위치가 좋지 않아서인지 불만 켜져 있고 작동은 하지 않았다.

 

 

   신경주역 대합실로 들어가는 입구는 남쪽에서 접근하는 2번 출입구도 있다. 2번 출입구 앞에는 공원만 있어서 이용하는 승객은 거의 없었고 가끔씩 담배를 피러 나오는 사람들만 있었다. 남쪽이라서 햇빛이 비쳐서 북쪽보다는 따뜻하기 때문이다. 이쪽 출구는 왜 만들었는지 의문이다. 아래에 있는 신경주역 유지보수 센터 때문일까? 직원 전용 통로가 따로 있을 듯 한데.

 

 

   조금 걸어가면 주차장과 연결되는데 화천리 마을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아무런 안내판이 없어서 계단 바로 앞에까지 가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계단을 내려가면 신경주역 유지보수 센터가 있다.

 

 

   신경주역을 방문할 때마다 찾았던 경주초등학교(http://gyeongju.es.kr ) 화천분교는 여전히 폐교인 상태였다. 학교 안의 나무는 단풍이 들었고 사람은 아예 없지만 근처의 신경주역에서는 안내 방송이 간간히 들리고 KTX 열차가 빠른 속도로 통과하고 있다.

 

 

   이렇게 신경주역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건물 자체는 한국의 미를 살렸고 공원도 잘 정비했지만 승객들의 편의나 실용성 측면에서는 최악이라고 판단되며 예산 낭비가 많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내용이 길기에 3편으로 나누어서 올리게 되는데 다음 편에는 신경주역의 대합실과 승강장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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