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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역진영역 사이에 있는 덕산역(德山驛)은 하루에 무궁화호 열차가 3회 정차하지만 1회는 아침 일찍, 그리고 나머지는 저녁이라서 사실 지금까지 방문하지 못하였다.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지만 가능하면 기차를 타거나 내리면서 답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0년 12월 15일에 경전선 복선전철화에 따라서 없어지기 전에 방문하였다.

 

   시내버스나 시외버스로 덕산역에 가는 경우에는 동읍파출소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덕산 버스정류장도 있지만 1.4km 떨어져 있는 주변에 논이 있는 다른 장소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된 이유는 덕산역이 처음 생겼을 때에는 덕산 버스정류장에 있는 덕산리에 있었지만 1932년에 현재 위치인 용잠리로 이전하면서 역명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진영역에서 오는 경우에는 삼도고속에서 운행하는 시외버스가 편리하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10분 간격, 그외에는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 시외버스보다는 좌석버스에 가깝다. 하차문이 따로 있는 좌석버스 차량을 사용하고 있으며 요금은 거리에 비례하여 받고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정류장에는 대부분 아무런 표시가 되어 있지 않지만 시내버스 정류장에 대부분 정차한다. 이 시외버스는 김해-장유-창원-마산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창원역에서 오는 경우에는 창원마을버스 7번과 김해시내버스 140번이 15~30분 간격으로 운행하여 편리하다. 33번, 34번, 35번, 37번, 44번, 45번 창원시내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하루에 5~6왕복만 운행한다.

 

   덕산역은 사실 화물 수송으로 중요하다. 진영 방면은 물론 창원 방면으로도 화물 지선이 분기되어서 나온다. 마산역까지의 경전선은 열차가 거의 1시간에 1대 정도로 자주 운행하고 있어서 교행하는 열차도 많다.

 

 

   버스정류장에서 덕산역까지는 이정표가 전혀 없고 넓은 도로가 있는게 아니어서 찾기가 조금 힘들다. 그래도 철길을 찾으면 역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덕산역 앞에도 예외없이 물류회사의 창고가 있지만 역보다 더 쇠락하였다. 덕산역 건물은 생각보다는 크게 지어졌고 가운데에 삼각 기둥이 있다.

 

 

   덕산역 출입문에는 '덕산역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글은 좀 모순되는데 폐쇄 옆에 무인역이라고 적어 놓았다. 폐쇄되면 역이 더 이상 아닌데 웬 무인역? 아래 지도에는 경전선 복선전철화는 물론 부전~마산 간 철도까지 나와있어서 복잡하다. 정작 덕산역은 어디 있는지 찾기가 힘들다. 이왕이면 덕산역의 위치도 표시하여 주고 가까운 창원역이나 진영역에서 계속 철도를 이용해달라고 하면 더 낫지 않았을까?

 

 

   건물에 비하여 덕산역 대합실은 작다. 매표소 창구 하나에 의자가 놓여있고 화장실이 있다. 기다리면서 책을 읽으라는 뜻인지 책장과 책상이 있다. 책상에는 전국철도노선도가 있다.

 

 

   덕산역에는 하루에 3회 열차가 정차한다. 그나마 2010년 11월 1일부터 3회로 늘어났다. 이전에는 하루에 2회만 정차하였고 모두 부전~마산 간을 운행하는 무궁화호였다. 의외로 대구~마산 간 무궁화호는 정차하지 않는다. 아침과 저녁에만 열차가 정차하여 출퇴근에 특화되어 있다. 그러나 덕산역이 이렇게 항상 열차가 적게 정차하는 건 아니었다. 2008년 가을에 주남저수지 철새축제가 열렸을 때에는 임시 열차가 도착하고 무궁화호 열차가 임시 정차하고 역 앞에서 셔틀버스가 운행하였다.

 

   보통 이런 역을 방문하면 직원이 알고 무슨 용무냐고 물어보는데 덕산역은 그렇지 않았다. 매표소 창문을 두들겨도 반응이 없어서 역무실 출입문을 두들겨 보았지만 반응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제서야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다. 덕산역 폐쇄를 앞두고 정리 및 이사로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서 몰랐던 모양이다. 직원들이 바빠서 그런지 12월 15일 이후에는 화물 열차가 몇 편이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그때에는 아무도 없으니 그때 마음껏 승강장을 둘러보라고 한다. 내가 이곳에 살지 않아서 다시 오기가 힘드니 잠시 승강장에 나가겠다고 하니 허가를 해 준다.

 

   덕산역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건물과 승강장이 제법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건물과 승강장 사이에는 나무가 자라는 정원이 있다. 겨울이라서 몇몇 나무는 앙상하게 가지만 남았다. 여름에는 나무에 잎이 무성하여 승강장이나 기차 안에서는 건물을 보기 힘들 정도이다. 덕산역은 정차하는 열차가 적어서 사람들의 접근이 어렵기에 '비밀의 화원'이라고 부르는 철도팬도 있다.

 

 

   덕산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이고 그 외에 선로가 3선이 더 있다. 화물 열차에서 화차를 분리된 후에 대기하는 선로로 사용하고 있다. 선로 한쪽에는 대기하고 있는 화차가 있었다. 긴 승강장은 의자만 몇 개 있고 깨끗하다.

 

 

   이정표는 경전선의 다른 역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로마자 글꼴이 다르다. 이전의 로마자 표기법을 따르고 있는 걸로 보아서 오래된 듯 하지만 하얗게 빛나고 있다.

 

 

   건물과 통하는 통로 이외에는 승강장에서는 건물을 잘 보이지 않는다. 비밀의 화원에 의해서 가려지고 게다가 근처에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인데 열차는 하루에 3번이고 철길은 없어진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다.

 

 

   집에 돌아올 때에는 창원역에서 열차를 탔다. 아직은 경전선 복선전철화가 개통되지 않은 상태라서 시운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현재 선로가 분기되는지 유심히 보았다. 복선인 신선에서 입체 교차로 분기되었다. 아마도 추후의 활용을 염두하여 둔 모양이다. 그렇지만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덕산역은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아름다운 비밀의 화원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창원시에서는 덕산역 건물과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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