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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5일 드디어 경전선 삼랑진~마산 구간의 복선 전철화가 개통되었다. 정확히는 삼랑진역에서 낙동강역까지는 단선 전철화이고 나머지 구간이 복선 전철화가 되었다. 물론 미전역부터 낙동강역까지의 미전선은 2004년에 복선화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전철화가 되었다.
나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가 아니라 레이트어답터(Late Adopter)이다. 충분히 검증이 된 다음에 사용하는 걸 선호한다. 철도 역시 개통이 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이용한다. 그렇지만 경전선은 개통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고 신선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복선전철화에 따라서 KTX-산천이 운행하기도 하지만 부산에서 출발하는 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평소와 같이 경전선 무궁화호를 타면 된다.
보통 경전선을 탈 때보다는 약간 서둘러서 화명역으로 향하였다. 경전선이 복선전철화가 되면서 진례를 거쳐서 U자에 가까운 경로로 바뀌면서 거리가 8km나 멀어졌다. 그런 관계로 부전역에서 출발하는 첫 무궁화호인 1951열차의 출발 시각이 10분 빨라졌다.
시각표 변경 첫 날 아침이라서 그런지 화명역은 매표소 위에 붙은 시각표는 변경이 되었지만 운임표는 그대로이고 대합실에 있는 열차시각표와 여객운임표는 아직 변경되지 않았다. 여객운임표가 왜 바뀌어야 하냐고? 위의 문장에서 설명하였듯이 거리가 8km 더 길어졌으니 창원역 이후로는 그에 맞추어서 운임이 인상되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았고 바람이 불어서 화명역 승강장은 춥다. 하필이면 개통하는 날에 한파가 몰아쳤으니. 무궁화 1951열차의 편성은 여전히 디젤기관차에 객차 3량이 연결되어 있다.
비수기 평일이라서 객실에는 빈 자리가 많고 여유가 있다. 서서히 해가 뜨고 열차는 삼랑진역을 출발하여 경전선으로 들어간다. 낙동강역에서는 미전선과 합류하여 복선이 된다. 열차는 서서히 속도를 내면서 낙동강철교를 통과한다. 경전선 복선전철화에 따라서 낙동강철교를 새로 만들었지만 2009년 9월부터 열차가 다니고 있어서 사실 낯설지 않다. 시운전 기간부터 복선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2010년 여름에는 이전 선로가 있던 노반에서 새로운 철길로 다니는 열차를 찍어본 적도 있다(관련 글 보기).
열차는 2면 4선의 승강장을 갖춘 한림정역에 정차하였다. 어제까지는 한림정역 승강장은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1면 2선은 신선으로 가는 시운전열차와 부산신항선으로 들어가는 화물열차를 사용하고 나머지 1면 2선은 경전선 열차가 사용했다. 이제는 개통하게 되면서 노선과 관계없이 다른 복선인 역과 동일하게 승강장을 사용하게 되었다.
한림정역을 출발해도 선로는 계속 복선이다. 어제까지는 이렇게 복선처럼 가지만 선로 하나는 새로운 진영역으로 연결되고 나머지 하나는 이전 선로를 따라서 이전 진영역으로 향하였다. 그렇지만 오늘부터는 이전 선로로 향하는 철길은 없어지고 새로운 철길로 모두 연결되었다. 분기되는 부분은 현재 선로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나머지는 아직도 선로가 빛을 내고 있다.
이전 선로가 멀어져서 보이지 않으면 진영역에 정차한다. 고풍스러운 마을 가운데에 있는 진영역과는 달리 산을 깎아서 만든 현대식의 진영역은 아직도 낯설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승객들도 여기서부터는 차창을 유심히 보기 시작한다.
진영역을 출발하면 바로 터널에 들어간다. 2분 정도 터널을 지나다가 나오면 고가로 올라가고 진례역을 통과한다. 여기서부터는 고가로 높이 달리고 산 사이에 있는 평지가 되어서 전망이 좋다. 오른쪽으로는 남해고속도로와 나란히 간다. 느린 경전선은 기차가 자동차보다 느리게 달리지만 이제는 아니다. KTX도 아니고 무궁화호이지만 자동차보다 빠르게 달린다. 진례역에서 분기된 부산신항선은 아래로 내려가서 고속도로와 나란히 가고 경전선은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서 고속도로와 부산신항선을 넘어간다. 곡선이라서 그런지 내가 탄 열차는 속도를 조금 줄인다.
고가로 곡선이 이어지다보니 지나온 철길이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추운 날씨이지만 얼지 않은 화성저수지가 있다. 이어서 선로 옆으로 비어 있는 공간이 나온다. 부전~마산 간 복선전철과 합류하는 진례신호소가 생길 위치로 노반만 만들어 놓은 상태이다.
열차는 길이가 3.7km에 달하는 긴 터널에 들어간다. 터널 안에는 창원중앙역이 확정되기 이전의 가칭인 북창원역이라고 비상등에 나와 있다. 터널에서 속도를 줄이고 터널에서 나오면 바로 창원중앙역이 있다.
창원중앙역에서 내렸지만 돌아올 때에는 마산역에서 탔기에 남은 구간도 계속하여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창원중앙역을 출발하면 또 긴 터널에 들어간다. 터널에서 속도를 많이 내는지 귀가 멍하다. 경전선 터널에서 열차가 빨리 달려서 귀가 멍한 건 처음으로 생각된다.
터널에서 나오면 고가로 이어져서 남해고속도로, 국도, 그리고 이제는 덕산선으로 이름이 바뀐 이전 경전선 선로를 넘어간다. 이어서 왼쪽으로 곡선이 있어서 덕산선과 나란히 이어진다. 덕산선이 분기되어서 올라오면서 경전선과 합류한다. 어제까지만 하여도 현재 덕산선으로 운행하여서 고가로 올라와서 신선과 합류하였다.
철길은 짧은 터널을 지나게 되고 나오면 왼쪽으로는 창원 시내가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남해고속도로가 나란히 이어지고 창원역에 정차한다. 창원역을 출발하여서는 고가로 올라간다. 고가로 바뀌었을 뿐이지만 열차는 속도를 더 내면서 달린다. 내려오면 현재 복선전철화가 끝나는 마산역에 도착한다.
아직 지도에는 노선이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다음 지도(https://map.kakao.com )의 스카이뷰로 공사하는 구간을 따라서 가면 이해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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