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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공항(http://www.airport.co.kr/doc/yeosu/ )에서 나와서 덕양역(德陽驛)을 향하여 걸어갔다. 여수시내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갓길이 좁은 국도 제17호선을 따라서 걸어간 이유는 이설될 덕양역을 보기 위해서이다. 여수공항 옆에서는 이미 복선이 되어있는 것처럼 나란히 이어지는 철길은 서서히 멀어진다. 구선과 신선의 차이를 볼 수 있는데 신선에는 건널목이 없지만 구선에는 건널목이 있다.

 

 

   구선과 신선이 멀어지면 신선은 분기하고 이설될 덕양역이 보인다. 덕양역은 현재보다도 더 크게 짓고 있다. 건물 가운데에 유리로 된 부분이 대합실로 추정된다. 구선이 없어지면 철길을 걷어내고 진입로가 된다. 현재는 철길을 건너가야 하므로 가까이 접근할 수 없다. 구선에는 철길만 있는게 아니라 옆으로 도랑이 있다. 승강장에는 지붕이 설치되었고 역 구내를 마무리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덕양삼거리에서 바로 내려가면 덕양역으로 갈 수 있지만 철길을 더 보기 위하여 국도 제17호선을 따라서 계속 걸어갔다. 소라교 부근에는 새로운 다리를 만들고 있어서 이설될 덕양역 선로는 볼 수 없었고 대신에 교차로가 있는 언덕에서는 신선이 보였다. 일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는 여천선 단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산 사이로 높이 있는 덕양교에서는 덕양역과 함께 역과 산으로 둘러싸인 소라면 덕양리 마을이 보인다. 고가로 되어있는 신선과는 달리 덕양역은 북쪽으로는 하천이 있고 남쪽으로는 마을이 있다. 하천을 따라서 곡선으로 되어 있는 선로에 역이 설치되어 있다. 화물 전용인 여천선이 분기되는 역이어서 1면 2선의 승강장 이외의 선로도 더 있기는 하지만 현재는 신선이 일부 개통되면서 여천선이 분기되는 역으로의 지위가 없어져서 유조차 몇 량이 있을뿐 텅 비어있다. 현재 여천선으로 들어가는 선로는 율촌역에서 분기되고 있다. 여수에 있는 역들을 답사하면서 느꼈지만 전라도에 있지만 부산이나 마산 같은 해안가에 있는 산이 많은 항구 도시이다. 바다와 가깝지만 산도 많아서 전라선 신선에는 유난히 터널이 많다. 덕분에 철길이나 열차를 보기 좋은 사진 찍기 좋은 장소도 많다.

 

 

   덕양역 가까운 마을 중앙에는 5일장이 열리는 광장이 있다. 설날 연휴라서 장이 열리지 않으니 텅 비어있다.

 

 

   여천선이 분기되는 운행 상으로는 중요한 역이었지만 덕양역은 크지 않고 시골의 작은 역에서는 흔한 '凸' 형태의 건물이다. 이전에는 입구 위에 커다란 치포치포 그림이 있었지만 새로 페인트칠을 하면서 없어졌다.

 

 

   대합실로 들어가면 나무로 만든 탁자가 있고 매표소와 의자가 있는 공간은 유리로 된 벽으로 분리되어 있다. 안에서는 냉난방이 되어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기다릴 수 있다.

 

 

   현재 덕양역에는 무궁화호 일부 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근처의 여천역이 모든 열차가 정차하고 있어서 실제 타고 내리는 승객은 적다. 하루에 10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여천역에서 타기는 하지만 승차권을 구입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전라선 복선전철화가 된 이후이다. 현재의 위치에서 북서쪽으로 1.5km 되는 논밭 사이의 허허벌판에 덕양역이 이전하게 되면 덕양리 사람들이 걸어가기에는 멀어서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왕 버스나 자가용을 타고 간다면 모든 열차가 정차하는 여천역이 휠씬 편리하다. 이설될 덕양역의 대합실과 승강장은 짧은 기간만 사용할지도 모른다. 전라선 복선전철화 구간에서는 승강장과 건물까지 멀쩡하게 갖추고 얼마 사용하지도 않은 역들이 이미 많은데 덕양역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건물은 크게 지었지만 승객은 적은 경전선 진례역은 그나마 20~30명은 하루에 이용하고 있고 근처에 경상남도 태크노밸리를 만든다고 하니 장기적으로는 늘어나겠지만 덕양역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덕양역의 승강장으로 향하였다. 승강장으로 가려면 선로를 3개 건너가야 한다. 혹시 지나가는 열차가 있을지도 모르니 항상 확인하고 건너간다.

 

 

   승강장에서 보면 덕양역 건물과 함께 마을 뒤로 있는 산이 보인다. 바다가 있는 항구라는 게 무색하게 덕양역 주변에는 산이 많다. 순천 방면으로는 산이 없는 평지가 있어서 철길은 산을 피하여 곡선으로 만들어져 있다. 덕분에 들어오는 열차의 모습을 멀리서도 볼 수 있다.

 

 

   덕양역 구내의 선로 역시 곡선이어서 승강장도 곡선으로 되어 있다. 이설될 덕양역에는 승강장에 지붕까지 설치되어 있지만 현재 덕양역은 지붕은 없고 의자만 몇 개 있다. 덕양역의 이정표에는 먼지가 끼여서 그런지 낙서가 있었다. 미평역에 비하면 낙서는 적은 편이었다. 덕양역을 이용하는 승객이 미평역보다 적어서 그럴까? 아니면 덕양역은 이설되지 미평역처럼 없어지는 게 아니라서 그럴까?

 

 

   현재 덕양역의 모습을 보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늦었지만 이렇게 곡선이 있는 아름다운 역이 없어지는게 안타깝다. 하지만 점점 빠른 걸 요구하기에 어쩔 수 없지 않은가?

 

* 전라선 개량이 완공되면서 덕양역은 2011년 4월 5일부터 새로운 건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아쉽게도 이와 동시에 덕양역은 여객 열차가 정차하지 않게 바뀝니다. 새로운 덕양역은 승강장과 지붕까지 갖추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게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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