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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은 대한민국 다른 곳에 비하여 겨울에 날씨가 따뜻해서 눈을 보기가 힘들다. 그런 관계로 어린 시절부터 눈이 오면 다른 지역 출신인 사람들보다 눈이 오면 어떻게 되든 좋았다. 남들이 겨울에는 춥고 눈이 많아서 힘들다는 일본 홋카이도를 기차로 달려도 마냥 좋았다. 보통 부산에는 5년에 한 번 눈이 많이 오는데 올 겨울은 춥기만 하고 눈은 커녕 비도 잘 오지 않는 건조하고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2010년 2월 12일에 시작된 영동 지방의 폭설은 남쪽으로 내려와서 14일 새벽부터 부산에도 눈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아침에는 조금 눈이 적게 내렸지만 벌써 눈에 의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었다. 평소에는 아침에 막히지 않는 도로가 벌써 시내로 가는 차량들이 정체되고 있고 광안대교(http://www.gwanganbridge.or.kr )에서도 차량들이 정체가 되어서 천천히 나오고 있었다.

 

 

   일기예보에서는 눈이 멈춘다고 하였으나 낮에는 눈이 더 많이 내렸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본 바로 앞도 볼 수 없는 폭설은 아니었지만 제법 많는 눈이 끊임없이 내렸고 기온까지 낮아지면서 눈은 땅에 쌓이고 나무에는 눈꽃이 피었고 학교 운동장은 눈밭이 되어 버렸다. 여기가 부산이 맞는지 의아할 정도이다.

 


   낮 내내 눈이 내렸다. 부산에서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눈이 오는 건 나의 기억으로는 처음이었다. 강설량은 6.8cm로 많지는 않지만 동남권 교통망을 무력화시키기에는 충분하였다. 그렇지만 여기는 눈이 드문 부산이다. 교통편이 불편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싫지만은 않은 얼굴이었고 눈이 내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런 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드물기에 눈은 반가운 손님이다.


   오후 9시에 뉴스를 보니 시작부터 20분 동안 동남권의 폭설에 대하여 보도하고 있었다. 부산 뉴스가 나오는 줄 알았다. 평소에는 잘 보도하지 않던 지방 뉴스를 이렇게 자세히 오랜 시간 할애하니 의아하지만 어떻게 보면 수도권에서는 눈이 오는 게 그렇게 낯설지 않기에 신기하게 생각할 수 있다. 서울에 갔을 때 가장 신기한 게 주택가 도로 앞의 '자기 집 앞의 눈을 치웁시다'라는 문구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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