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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발생한 태풍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볼라벤(BOLAVEN)이 북쪽으로 오면서 한반도는 긴장에 높이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태풍이 도착하기 하루 전인 8월 27일에는 그런 분위기가 아직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뜨거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을 뿐 파도는 낮고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그렇지만 파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기에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바다에 들어가는 건 금지되어 있었다.

 


   다른 태풍과는 달리 볼라벤은 진행 경로가 황해여서 부산에는 큰 피해가 없을 걸로 예상이 되었다. 부산은 예전부터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이다. 어릴 때에도 태풍이 지나가지 않는 해가 없을 정도였다. 물론 태풍이 오면 휴교를 하기에 더욱 기다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휴교가 결정되면 날씨가 괜찮아서 밖으로 나가기도 했는데 사실은 태풍에서 벗어나서가 아니라 태풍의 눈에 있어서였다. 태풍의 눈에서 벗어나면 다시 강풍이 불고 비가 내렸다. 몇몇 태풍은 강력하여서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서 홍수가 나기도 하고 아파트에서 유리창이 깨지면서 떨어져서 위험한 적도 많았다. 이런 일들은 시설을 더욱 보강하게 했는데 방파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서 웬만한 파도는 넘어올 수 없으며 다른 도시와는 달리 건물의 유리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태풍이 많이 지나가는 부산은 그에 맞추어서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 셈이다.


   볼라벤 태풍이 한반도 옆을 지나가는 8월 28일에 방파제로 나가 보았다. 20년 전에는 방파제로 넘어오는 파도를 구경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바닷물만 조금 튀어오를 뿐 시원스럽게 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게다가 안전을 더욱 중요시하면서 차단 테이프를 붙여놓았다. 이전에는 호기심에 방파제 앞에 나갔다가 높은 파도에 바닷물로 샤워를 한 적도 있었다.

 


   광안리해수욕장 역시 높은 파도가 몰려오고 있었다. 해수욕장은 수심이 서서히 낮아지기에 바닷물이 멀리까지 온다. 아침 이른 시간이 밀물이고 지금은 썰물이라서 높은 파도도 해수욕장을 다 삼키지는 못하였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백사장이 짧은 광안리해수욕장 중앙은 사정이 다르다. 썰물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래사장 끝까지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인근 가게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밀물이 되면 도로까지 넘어올 수 있기에 안심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의외의 장소에 태풍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 지대가 있다.

 


   태풍이 만든 높은 파도는 광안대교(http://gwanganbridge.bisco.or.kr )를 지나서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사실 이런 파도에서는 바다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죽음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눈썰미가 좋으신 분들은 놀라운 걸 볼 수 있다. 바로 광안대교는 이번 태풍으로 통제가 되지 않았고 정상적으로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 25m/sec이 넘는 풍속으로 통행이 금지된 인천대교(http://www.incheonbridge.com )와는 달리 광안대교에서의 풍속은 그보다 낮아서 통제할 수준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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