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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역(光陽驛)은 2011년 5월 25일에 1.35km 남쪽에 있는 도월리로 이전하였다. 이전의 광양역은 이미 방문한 적이 있지만(관련 글 보기) 이전하고 나서는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이전에 광양역에 왔을 때에는 새로운 광양역 공사장까지 가 보았기에 길은 알고 있었다. 달라진 점이라면 논과 밭 사이에 있는 좁은 도로이기는 하지만 곳곳에 광양역이라는 이정표가 추가되어서 길을 찾기가 쉽게 바뀌었다.

 


   새로 만들어져서 광양역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뒤로는 전차선이 설치되어 있는 선로가 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규모라는 게 실감이 난다.

 

 

   그렇지만 광양읍 내에서 멀어지면서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가 좀 어렵게 되었다. 광양시내버스 2번(노선 및 시각표 보기)을 타고 올 수 있기는 하지만 열차시각표에 맞추어서 일부 버스만이 광양역에 경유하고 있다. 버스정류장의 표시와는 달리 6번은 2011년 12월 31일까지만 운행하고 폐지되었다. 대중교통과는 달리 이설되면서 주차장이 넓어지고 무료이기에 자가용으로 이용하여 역에 오는 승객들 입장에서는 더 좋아졌다.

 


   광양역은 이제 특이한 디자인을 한 최신 건물로 바뀌었다. 지붕이 곡선으로 되어 있으며 대합실이 있는 공간에는 항구의 등대와 같은 원형으로 되어 있다. 원형 옆에는 커다란 지붕이 있고 기둥은 약간 기울어져 있다. 항구도시인 광양을 상징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대합실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광양역 전체안내도와 광양 관광안내지도가 있다. 광양항이 있는 광양에는 철도가 많이 있기는 하지만 여객 열차를 탈 수 있는 역은 광양역 이외에는 옥곡역진상역뿐이다. 그나마도 경전선 복선화에 의하여 옥곡역은 없어질 예정이니 광양의 중심역에는 변함이 없다.

 


   광양역을 방문하면서 읍내에 있을 때에도 승객이 적었는데 논밭 사이로 옮겨와서 더 한산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나마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이전하여도 승객은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하여서 다행으로 생각되었다. 그래도 대합실은 차갑고 한산한 분위기가 아닐까?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사람도 없는 대합실에서는 난방을 가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대합실에 들어서니 그런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설날이어서 밖은 영하의 날씨이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자연 채광이 되는 대합실은 그나마 온기가 있었고 설날은 맞아서 광양역에서는 매표소 앞에 탁자를 준비하고 승객들에게 음료수와 간단한 다과를 제공하고 있었다. 바로 물을 끓여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니 몸이 따뜻해지면서 추위는 달아났다.

 


   설날에는 도로의 교통 체증이 심하므로 이때만은 기차를 타기 위하여 광양역에 오는 승객들이 있으므로 이들을 위한 홍보도 중요하다. 탁자 뒤에는 각종 팸플릿을 비치하여 놓았는데 광양역 시각표는 물론 자유여행패스와 내일로 같은 패스 상품도 나와 있다. 팸플릿은 광양역 대합실뿐만 아니라 코레일 전남본부(http://www.sckorail.co.kr )에서도 볼 수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설날을 맞이하여 광양역 대합실에서는 방문한 승객들을 위하여 직원이 공연을 하고 있었고 원하는 사람은 직원의 반주에 따라서 바로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광양역은 이전되었고 순천역에서 광양역까지의 경전선은 복선전철화가 되었지만 정차하는 열차의 회수는 변하지 않았고 시각표도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광양역의 시각표는 한 면에 모두 표시된다. 반면에 인근의 순천역은 열차가 많이 있어서 두 면에 나누어서 수록하였다. 전라선에서도 KTX가 운행되면서 순천에서 서울까지는 3시간 대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광양역 대합실에는 광양 주민들이 예쁜 메모지에 광양역에 담긴 사연을 적어 놓았다. 내용을 보면 광양 지역 청소년들을 초대하여 기관차를 비롯한 각종 철도 시설물 견학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고맙다고 되어 있다. 지하철이 있어서 철도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수도권을 포함한 대도시와는 달리 버스나 자가용 위주로 움직이는 지방에서는 기차를 타기가 쉽지 않다. 내일로와 더불어 이러한 기회가 늘어나서 어린 시절부터 기차를 접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대합실 한쪽으로는 승강장으로 가는 통로가 있다. 이전의 광양역에서는 LED 안내판이 전혀 없었으나 이전하면서 곳곳에 설치되었다. 통로 중간에는 광양시의 특산물을 전시하고 반대편에는 광양과 관련되는 여러 전설을 설명하여 놓았다. 광양역을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난다면 대합실 한쪽에서 특산물을 직접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

 

 

   광양역이 이전되면서 승강장은 2면 4선으로 더 늘어났다. 승강장에도 열차 출발 안내 LED가 설치되어 있기는 한데 양쪽에 같은 열차가 나와 있다. 어느 쪽에 과연 열차가 들어오기에? 기둥 옆에는 정차 위치가 표시되어 있는데 지금은 경의선과 경원선에서만 볼 수 있는 통근열차가 나와 있다. 물론 경전선은 현재의 무궁화호도 수익이 나지 않아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니 더 저렴한 통근열차가 부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든지 얼마되지 않아서 승강장은 말끔하고 전차선 역시 설치된지 얼마되지 않아서 햇빛에 비쳐서 빛나고 있다. 선로는 직선으로 뻗어 있어서 KTX도 충분히 달릴 수 있을 듯 하다. 주변에 산이 많지만 요즈음은 모두 터널을 뚫어서 지나가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승강장과 선로가 주변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춥다.

 


   광양역이 이전하기는 하였지만 이정표는 사실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엄밀하게는 조금 차이가 있다. 순천역으로 갈 수도 있지만 중간에 신호장으로 다시 부활한 평화역이 있다. 평화역에서는 전라선과 바로 연결되는 삼각선이 분기되기에 순천역에서 방향 전환을 하지 않고 여수로 빠질 수 있다.

 

 

   잠시 후에 내가 탈 목포로 가는 무궁화호가 도착하였다. 이 열차는 부산(사상역 기준)에서는 나보다 30분이나 먼저 출발하였지만 시외버스를 탄 나는 광양에 1시간 먼저 도착하여서 이전 광양역은 물론 새로운 광양역까지 둘러보았다. 기차는 사상역을 기준으로 광양까지 3시간 51분이 걸리지만 시외버스는 휴게소를 한 번 쉬고도 2시간 25분만에 올 수 있다. 무궁화호 운임은 주말 기준  13,200원인 반면 시외버스 요금은 10,500원이다.

 

 

   하지만 2012년 12월에 경전선 마산~진주 구간의 복선전철화가 개통되면서 소요 시간이 1시간 가까이 줄어들고 거리가 짧아지면서 운임도 저렴해질 예정으로 있다. 그렇게 되면 시외버스로 먼저 와서 기다리기는 어렵겠지만 철도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광양역에서 타고 내리는 승객이 늘어나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 되면 나도 경전선에서도 버스보다는 기차를 타고 와서 답사를 하게 될 것이다.


* 방문일 : 2012년 1월 23일
  작성일 : 2012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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