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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25일에 광양역(光陽驛)은 44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남쪽으로 1.35km 떨어져 있는 도월리로 이전하였다. 짧은 구간이고 수도권에서 먼 지역이라서 철도팬들의 관심에는 벗어나 있었지만 순천~광양 구간이 복선전철화가 되어서 더 많은 화물열차가 오갈 수 있게 되었다.
8개월에 지난 2012년 1월 23일에 이전 광양역이 어떤 상태로 되어 있는지 보기 위하여 답사에 나섰다. 광양까지는 기차로 갈 수 있지만 소요 시간이 2배나 더 걸리고 운임도 비싸기 때문에 시외버스를 타는게 낫다. 설날 연휴를 맞아서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http://www.busantr.com )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만 내가 탄 버스는 광양까지만 가서 그나마 비어있는 자리가 있었다. 남해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약간 정체가 있었으나 소통은 원활하여 광양터미널에는 2시간 25분이 걸려서 도착하였다.
광양터미널은 바뀌지 않았지만 근처에 있는 광양역은 이전하면서 광양역이 종점인 순천시내버스는 그에 맞게 광양터미널로 종점 이름을 바꾸어 놓았다. 앞의 글에 언급하였지만 이전한 광양역은 열차 시각에 맞추어서 일부 시내버스만이 들어가서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은 엄청나게 떨어졌다.
과거 물류회사의 창고가 있던 공간에는 각종 가게들이 들어서고 천막이 설치되면서 시장의 일부가 되었다. 설날 당일이라 시장이 문을 열지 않으므로 사람은 없고 한산하지만 평일에는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혼잡하지 않을까?
광양역 건물은 모양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광양역이 아니라 광양 5일 임시시장이라고 적어 놓았다. 광양시에서는 광양5일시장 시설현대화작업에 따라서 완성되는 2012년 10월까지는 이전 광양역을 임시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광양역 건물은 광양5일시장 상인회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광양역 대합실은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서 예전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고 시각표도 떼어내지 않고 보존하여 놓았다. 화장실까지도 사용할 수 있어서 지금도 기차가 다니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그렇지만 승강장으로 나가면 아니라는 게 금방 확인된다. 이전 승강장 쪽에서 보면 광양이라는 표시가 그대로 남아있지만 승강장 역시 시장이 되어 버려서 상품 판매를 위한 시설이 들어와 있고 선로 일부는 이미 철거하여 버렸다.
광양역 이정표는 같은 색깔의 종이를 입혀서 안내판으로 변신하였다. 아래의 코레일 마크가 과거에는 이정표였다는 걸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전 광양역 승강장에 있던 Y자 모양의 지붕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비를 피할 수 있기에 시장 내에서의 이동 통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붕 기둥에는 역명판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이곳이 역이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광양역은 광양제철선이 분기되어서 여객보다는 화물 열차 운행이 많았다. 건물 앞의 선로는 모두 철거되었으나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선로 일부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기차가 다니지 않으면서 녹슬어 버렸다. 그런 선로 일부도 이동 통로가 되면서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자갈로 선로를 덮어 놓았다.
승강장의 지붕이 길지 않기에 지붕이 없는 곳에는 천막으로 가려 놓았다. 덕분에 이정표도 천막 아래에 있어서 마치 이정표를 보호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천막을 지지하는 끈은 침목과 선로를 고정하는 못에 묶어 놓았다.
광양역은 승강장이 길어서 남은 공간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이설 예정으로 되어 있어서 나중에는 거의 방치 수준이어서 상황이 좋지 못하다.
순천 방향의 철길은 일부 자갈에 덮히고 철거되기는 하였으나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에서는 작년 가을에 레일바이크 체험 행사가 열렸다. 광양시에서는 경전선 복선화로 폐선되는 구간을 레일바이크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겨울이라 레일바이크도 없으니 선로를 따라서 걸어가다가 서천이 나오면 남쪽으로 내려가면 이전한 광양역으로 갈 수 있다.
역이 이전하면 건물을 해체하거나 판자로 막아서 폐가처럼 방치되는 경우가 많지만 광양역은 시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상인이나 시에서도 역으로서의 건물이나 이정표를 그대로 두고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광양역은 이전하였지만 시장으로서 사람들이 모이는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방문일 : 2012년 1월 23일
작성일 : 2012년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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