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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당역(禮堂驛)에 가기 위하여 보성농어촌버스를 타고 예당에서 내렸다. 경전선 철길이 있기는 하지만 보성시외버스터미널벌교버스공용터미널 사이에는 보성농어촌버스가 거의 30~4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어서 훨씬 편리하다. 교통카드로 요금을 지불할 수 있지만 환승할인은 되지 않고 거리에 비례하여 요금이 올라가므로 승차를 할 때에는 기사에서 목적지를 이야기해야 했었다.


   시골의 많은 버스정류장이 그렇듯이 예당 버스정류장에는 아무런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다만 시외버스 승차권을 판매하는 영신할인마트의 유리창에 버스터미널이라고 적어 놓아서 이곳에 정차한다는 걸 알 수 있을 뿐이다.

 

 


   영신할인마트 안에는 시외버스와 보성농어촌버스 시각표가 붙어 있다. 시외버스는 1시간에 3대 정도 있어서 자주 운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순천과 목포를 연결하는 2번 국도를 따라서 운행하는 시외버스라서 서쪽 방면은 행선지가 대부분 목포 아니면 해남이고 동쪽으로는 대부분 순천을 거쳐서 여수 또는 부산으로 향한다. 동쪽 방면에서 동)은 부산동부터미널이 아니라 동광양을 의미한다. 이런 운행 형태 덕분에 광주나 서울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어서 순천이나 보성에서 갈아타거나 기차를 이용해야 한다. 다만 2012년 4월 27일에 목포광양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일부 시외버스는 이 고속도로로 운행하게 되면서 시각표가 조정되었다.

 

 


   보성농어촌버스 역시 보성군 내의 2번 국도를 따라서 운행하고 있어서 국도에서 벗어난 득량으로 가는 버스는 많지 않다. 보성군청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시각표를 제공하고 있다(시각표 보기).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서 150m 정도 걸어가면 예당역 입구가 나온다. 모텔을 제외하고는 건물의 높이가 낮은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지만 도로 끝에 있는 역은 무언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예당역은 경전선 서부에 있는 역 중에서는 드물게 유리궁전으로 된 건물이고 디자인도 특이하게 해 놓았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좀 위압적인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최근에 지어진 건물은 아니고 2001년에 준공되었다. 이러한 디자인의 건물이 들어선 이유는 역 유래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건물이 지어질 당시의 철도청장이었던 손학래 씨의 고향이 이곳 예당이기 때문이었다. 고향의 역이었기에 최신의 디자인으로 건물을 지었던 셈이다. 고향 사람들의 이동의 편의를 위하여 당시에 서울~서광주~순천을 연결하는 새마을호가 운행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예당역에서 화물을 취급하였지만 현재는 중지되어서 화물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문은 굳게 닫혀 있다. 그 앞에는 창고 같은 건물이 있어서 과거에는 물류회사의 사무실이 있었을 걸로 추측이 되는데 현재는 체육관으로 쓰이고 있다.

 

 


   선로를 따라서 걸어가면 건너갈 수 있는 육교가 있다. 육교 위에서는 직선으로 뻗은 경전선과 예당역 구내의 철길을 볼 수 있다. 예당에서 조성까지는 평지여서 선로가 논 사이로 직선으로 되어 있어서 그나마 속도를 내면서 달릴 수 있다.

 

 


   크게 지은 예당역 건물이지만 대합실에는 아무도 없다. 그러다 보니 조명은 꺼져 있고 냉난방은 되지 않았다. 3월이지만 밖에는 비가 내리고 어두웠지만 천장이 높은 예당역 대합실의 특성상 조명과 난방은 에너지 낭비가 될 수 밖에 없다. 건물을 지을 당시에는 예당의 인구가 늘어나고 철도 이용이 더 많아지리라고 예상했을까?

 

 

 


   대합실의 벽은 대리석을 사용하였고 천장도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벽에는 사진과 그림이 붙어 있고 텔레비전과 책이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지 않게 해 놓았다.

 

 


   하지만 승객이 많지는 않으니 매표소의 창구 하나에 불과하고 호출벨을 눌러야 직원이 나온다. 매표소 위의 시각표에는 하루에 5왕복 무궁화호가 정차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모든 정기 여객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버스와는 달리 서울을 오가는 무궁화호도 하루에 1왕복 운행하고 있으며 명절에는 임시열차가 1왕복이 더 추가되어서 운행한다. 수도권으로 바로 운행하는 버스가 없으니 기차가 중요한 교통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예당역 대합실은 승강장 방향으로도 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시원하게 보인다. 승차할 열차의 도착 시각이 되어서 승강장으로 나갔다. 승강장에서 본 예당역 건물은 입 구에서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예당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으로 건널목으로 연결된다. 건널목 때문에 열차끼리 교행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물에서 먼 쪽의 선로로 열차가 들어온다.

 

 


   승강장에서 보성 방면의 철길은 앞에 산이 있어서 직선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곡선이 있어서 피하여서 가게 된다. 덕분에 국도와는 달리 경전선 철길은 득량을 거쳐서 보성으로 간다.

 

 


   예당역 승강장에는 이정표와 함께 지붕이 설치되어 있다. 지붕에도 이정표가 걸려 있어서 2가지 형태의 이정표를 볼 수 있다. 서부 경전선의 역으로는 드물게 이웃한 역에도 모든 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사실 보성역부터 벌교역까지는 모든 열차가 각역 정차를 하고 있으며 아직 통과하는 역도 없다.

 

 


   지붕은 승강장 모두를 덮을 정도의 길이는 아니지만 서울을 오가는 열차 이외에는 4량 이하로 운행하고 있기에 충분하다. 예당역에 들어오기 전에 보았던 화물 승강장을 여기서도 볼 수 있는데 사용하지 않아서 텅 비어 있다.

 

 

 


   잠시 후 용산역에서 출발한 무궁화호 1441열차가 예당역에 들어왔다. 디젤기관차에 객차가 7량이 연결되어 있어서 승강장이 꽉 차는 느낌이 들었다. 열차의 특성상 내리는 승객은 제법 있었지만 타는 승객은 나 혼자 뿐이었고 객차 안은 비어있는 자리가 훨씬 많았다.

 

 


   전 철도청장의 고향인 예당역은 새로운 건물을 최신 디자인으로 짓기는 하였지만 서부 경전선의 쇠락은 막을 방법이 없어서 점점 승객이 감소하고 있다. 건물이 지어진 2001년과 비교하면 2011년의 승객은 45%나 감소한 상태이다. 2012년에는 목포광양고속도로가 개통되어서 도로 교통이 더욱 편리해졌다. 경전선 개량을 한다고 해도 감소하는 인구 때문에 역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미 경전선 마산~진주 구간이나 영동선 원주~강릉 구간에서 역의 수를 대폭 줄여서 철도를 건설하고 있다.


* 방문일 : 2012년 3월 4일
  작성일 : 2012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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