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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선 스위치백이 없어지기 한 달 전인 2012년 5월 27일에 동백산역(東栢山驛)에 방문한 적이 있다(관련 글 보기). 2012년 6월 27일에 솔안터널이 개통되고 나서 다시 방문하였다. 이전에 방문할 때에는 동백산역은 영동선이 태백삼각선이 분기되는 신호장의 역할만을 하였지만 솔안터널 개통과 함께 통리역 대신에 여객열차가 정차하게 되었다. 2007년에 여객열차 정차가 중지된 이후에 5년만에 다시 부활하였다. 그렇지만 2007년 시절보다 훨씬 많은 열차가 정차하기에 약간 이설이 되었고 새로 건물이 지어지고 주변이 정비되었다.
영동선이나 태백선에서는 처음으로 보이지만 동백산역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따로 만들어져서 분기된다. 건널목에 신호등까지 설치되어 있지만 신호등은 작동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차량의 통행량이 많지 않은 도로이기 때문이다.
도로를 따라서 조금 더 가면 넓어지고 동백산역 버스정류장이 있다. 철조망 너머로 동백산역 건물과 승강장이 보이지만 버스에서 내려서 승강장까지 가려면 육교를 건너고 나서 동백산역 건물 3층으로 올라가서 통로를 거쳐서 내려가야 한다. 지나가는 차량도 보기 힘들고 직원을 제외한 사람들도 드문 이런 장소에 이렇게 복잡하게 동선을 만들었는지 의문이다. 태백에는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분들의 불편이 많을 듯 하다.
동백산역에 여객열차가 정차하였다고 역세권이 개발되었다던지 주변에 변화가 생긴 건 아니다. 동백산역 주변에 있는 솔안마을은 이전 그대로이다. 다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밭에는 배추가 한창 자라고 있었다.
동백산역이 새로운 건물로 이전하면서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건물은 이미 사라지고 터만 남았다. 그러나 선로는 변함이 없어서 영동선에서 태백삼각선이 분기되고 있고 옛 영동선 선로와 솔안터널과 연결되는 새로운 영동선 철길이 연결되는 분기기가 있어서 복잡하게 되어 있다.
솔안터널로 들어가는 새로운 철길이 개통되었지만 이전 영동선 선로는 아직 철거되지 않았다. 통리역에는 부근에는 저탄장이 있어서 화물열차가 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물열차가 자주 운행하지 않으므로 선로는 겨우 며칠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빛이 나지 않고 녹이 슬었다. 이전 영동선 철길 안쪽으로는 선로가 분기되고 과거 한보탄광에서 석탄을 옮겨싣었던 장소가 있다. 현재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시설물은 모두 녹슬고 무너져 내린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신호장이었던 동백산역이 역으로 된 이유도 사실 이곳에서 나오는 화물을 운반하기 위해서였다. 동백산역의 화물 수송은 여객보다 훨씬 이전에 실질적으로 중지되기는 하였지만 남은 선로는 솔안터널 건설에 필요한 자재 운반에 활용되었다.
이전 영동선 철길은 동백산역에서도 계속하여 오르막이 이어져서 통리역부터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반면 솔안터널을 통과하는 새로운 영동선은 동백산역에서는 경사가 없다. 그런 관계로 이전 영동선 철길에서는 동백산역과 새로운 철길이 아래로 보인다. 솔안터널을 만들면서 해발 720m에 있는 통리역까지 올라갈 필요가 없어져서 솔안터널의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동백산역 건물과 주차장은 이전 선로와 새로운 선로 사이에 있다.
이전하면서 새로 만들어진 동백산역은 태백선이나 영동선의 다른 역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제대로 된 주차장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광장을 갖추고 시계탑을 만들어 놓았다. 건물 옆에는 등나무를 설치하여 놓아서 햇빛을 피하여 쉴 수 있게 하였고 자전거 주차장까지 있다. 수도권전철이 정차하는 역을 태백 산골에 옮겨놓은 셈이다. 도로에서 넘어오는 육교에는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하고 있는데 결국 버스정류장에서 승강장까지 가는 동안에 엘리베이터를 3번이나 탈 수 있는 셈이다. 버스정류장 앞에서는 경사로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것도 나중에 불편하다고 하면 한 대 더 설치하려나?
동백산역 건물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솔안터널 관리를 맡고 있기에 이전에 비하여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대합실은 3층에 있는데 매표소 창구 하나만 설치되어 있고 승객이 적을 걸 감안하여 작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동백산역은 대합실만 작은 게 아니라 승강장으로 연결되는 통로도 작게 만들었다. 승강장은 지상에 있기에 계단 이외에도 엘리베이터도 설치하여 놓았다.
동백산역의 선로는 바로 솔안터널로 들어가게 된다. 솔안터널로 들어가는 굴은 2개가 있지만 현재는 하나만 사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태백이나 삼척의 인구 감소에 원주-강릉 간의 철도와 동해중부선 같은 새로운 철길이 생길 예정이라서 가능성은 높지 않다.
동백산역 승강장은 1면 2선으로 되어 있고 건물과 연결되는 통로 주변에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으나 끝에는 지붕이 없다. 그런 관계로 2가지 형식으로 된 이정표가 있다. 북쪽으로는 솔안터널 안에 솔안역이라는 신호장이 있으나 생략되고 도계역이고 남쪽으로는 영동선의 백산역과 태백선의 문곡역이 같이 표기되어 있다. 현재 문곡역에는 정차하는 열차가 없기에 실제 정차역은 태백역이다. 백산역은 동백산역과 겨우 1.8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동백산역에 여객열차가 정차하여도 계속하여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에 2회 정차하고 있다.
동백산역은 승강장이 있는 1면 2선에 통과선이 2선 더 있지만 방문하였을 때에는 승강장이 있는 1면 1선만 사용하고 있어서 2번선으로만 열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그외에는 2번선 옆의 선로만 하나만 열차 교행에 사용되고 있으나 승강장이 없기에 동시에 열차가 정차할 수 없다. 1번선 쪽의 선로와 통과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솔안터널은 개통되어 열차가 운행되고 있으나 아직 동백산역은 공사 중인 상태였다. 차라리 이렇게 사용하려면 지하철역처럼 2면 2선으로 승강장을 만들고 도로 쪽에서 바로 걸어들어갈 수 있는 승강장에 대부분의 열차를 정차시켰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면 엘리베이터를 3대나 설치할 필요가 없다.
내가 승차할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왔다. 열차가 동백산역에 정차하였지만 출입문이 바로 열리지 않았다. 잠시 후에 출입문이 열리고 객실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더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냉방이 가동되고 있지 않았고 객실은 조용하기만 했다. 이유는 동백산역 구내에 전기를 공급받을 수 없는 절연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전기기관차가 전기를 받을 수 없으니 객차에는 축전지에 있는 전기 일부만 제한적으로 줄 수 밖에 없어서 많은 전력이 필요한 출입문 개폐나 냉방은 불가능하다. 디젤기관차가 견인하는 열차는 발전차를 따로 연결하므로 이런 문제는 없으나 대신에 솔안터널에 엄청난 매연이 남아서 후속 열차 운전사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유일의 스위치백이 없어진 건 아쉽지만 철도 선진국의 간선에서는 운행에 지장이 많은 스위치백은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이기 때문에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대신에 만들어진 솔안터널은 1999년부터 공사를 했으니 13년에 걸쳐서 만들어졌으나 동백산역도 그렇고 터널도 아쉬운 면이 많다. 철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고 문제가 많아도 그대로 사용할 수 밖에 없고 다시 바꾸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공사를 해서 새로 만들 때에 운영자는 물론 승객들도 좋은 환경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 답사일 : 2012년 7월 1일
작성일 : 2012년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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