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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선 도계역(道溪驛)은 이전에 스위치백이 있었을 때 방문한 적이 있다(관련 글 보기). 스위치백 대신에 솔안터널로 열차가 운행되고 나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기 위하여 다시 방문하였다.

 


   시각표가 변경되면서 도계역에서 열차가 교행하게 되어서 도계역의 1면 2선 승강장을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건물과 승강장을 이어주는 통로로 열차가 지나가야 하므로 안전을 위하여 직원들이 나와서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승강장에서 이정표를 확인하였는데 스위치백은 5일 전까지만 열차가 운행하였지만 아직 바뀌지 않았다. 바꾼다면 나한정역이 아니라 동백산역이 되어야 한다. 솔안터널 안에 솔안역이라는 신호장이 있기는 하지만 비상시 이외에는 승하차를 할 수 없으니.

 


   스위치백이 없어지기 직전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철도팬이 방문하여서 도계역 대합실은 혼잡하였겠지만 이제는 행사는 끝이 났으니 한산하였다. 열차시각표 위에 있는 솔안터널이 언제 개통될까 궁금하였는데 이제 개통되었으니 스위치백은 좀 아쉽고 솔안터널은 앞으로 기대가 된다. 매표소에는 스위치백이 없어지기 전에 제작된 나한정역과 흥전역의 스탬프를 비치하여서 그때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두 역의 스탬프가 동일한 디자인이고 글자 배열만 약간 바뀌었다. 일본이나 타이완에서는 크고 화려한 스탬프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아직 제작하기에는 기술이 부족할까?

 


   도계역 대합실뿐만 아니라 건물 앞도 한산하였다. 이곳에서 영동선 스위치백 환송행사가 열렸었다.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가 이미 100년이 넘지만 사실 새로 생기는 것에 대한 기념식은 성대하게 했으나 사라지는 것에 대한 환송식에는 매우 인색하였다. 하지만 스위치백에서는 이런 전례를 뒤집고 나한정역에 임시 정차하였음은 물론 도계역에서 지역 주민들이 참석하는 성대한 행사를 했었다. 평일이라서 참석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 속으로 응원하였다. 영동선 스위치백 환송행사에 관한 사진은 철도동호회 게시판에서 볼 수 있다(관련 글 보기). 택시 운전사들이 손님을 기다리는 한산한 도계역 앞이었지만 땅에는 그날의 열정이 남아있는 느낌이었다.

 


   이전에 도계역에 왔을 때에는 높이가 낮아 잘 보이지 않는 급수탑을 가지 못하였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왔다. 도계역의 급수탑은 다른 급수탑의 절반 높이도 되지 않을 정도로 낮다. 나한정 방면으로는 오르막이 이어지는 선로의 특성 때문에 굳이 높게 만들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근처에 있는 대한석탄공사(http://www.kocoal.or.kr ) 도계광업소의 인클라인 철길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런 철길을 오르내리는 화차를 보면 장관일 듯 하다.

 


   이번에는 솔안터널 입구로 갔다. 솔안터널이 개통되기 전인 시운전 기간과는 달리 분기기는 솔안터널로 들어가도록 바뀌어 있었다. 기차가 다니지 않은지 몇 일 되지 않았지만 예전 영동선 철길은 반짝거리지 않았고 침목으로 기차가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았고 전차선은 벌써 철거하였다. 예전 영동선 철길은 없어지는 게 아니라 하이원스위치백리조트(http://www.high1sbr.com )에서 활용하게 된다. 하이원스위치백리조트 열차가 제동 고장으로 영동선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측선이 새로 설치되었다. 스위치백 구간은 전기가 아닌 디젤차량을 사용하게 되므로 우리나라에도 타이완의 구산선(舊山線)처럼 전차선 기둥이 남은 관광용 노선(관련 글 보기)으로 남게 되는 셈이다.

 


   도계역을 출발하는 열차는 스위치백을 넘어가는 게 일상이었지만 이제는 솔안터널로 들어가서 빠르게 달리는 걸로 바뀌었다. 남은 스위치백이 어떻게 개발되어서 추억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하여 보자.


* 방문일 : 2012년 7월 1일
  작성일 : 2012년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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