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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5일 경전선 마산역에서 진주역(晉州驛)까지의 구간이 전철화가 개통되면서 마산역까지 운행하였던 KTX와 일반 열차 일부가 진주역까지 연장 운행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서울에서 진주까지 운행하는 열차가 있었으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철도가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서울에서 진주까지 바로 가는 열차는 무궁화호 1왕복만 남았다. 복선전철화가 되면서 이전보다도 더 많은 8~9왕복의 열차가 서울에서 진주까지 바로 가게 되었다. 그렇지만 철도는 고속도로와는 달리 대구로 우회를 하는 관계로 아무리 KTX가 고속선을 305km/h로 달린다고 한들 소요시간에서는 버스와 비슷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운임은 2배가 넘게 비싸다. 그런 관계로 해당 구간의 이동 수요가 철도로 많이 이동하기는 어렵다.
진주역 답사를 생각하면서 버스를 타려고 생각하였으나 겨울이라서 눈이 내려서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며 KTX 운임은 비싸지만 미리 예매하면 50%나 할인되는 파격가 할인이 있어서 KTX를 타고 가기로 하였다. 출발 1달전에 예매를 하니 절반 가격으로 예매에 성공하였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정시성과 안락함이 좋은 KTX를 타는 것도 나쁘지 않다.
토요일 새벽의 서울역은 한산하지만 열차는 자주 출발하고 있었다. 5:50에 출발하는 KTX가 진주로 가는 첫차인데 버스보다도 약간 일찍 출발해서 진주에도 조금 빨리 도착할 수 있다.
승강장으로 들어가서 KTX 열차에 탔다. 요즈음에는 좌석을 원하는대로 지정할 수 있기에 가장 앞에 있는 18호차로 선택하였다. 평일에는 자유석 차량이라서 좌석을 지정할 수 없는 차량이다.
가장 앞의 객차이고 주말이라서 그런지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진주역까지 갈 때까지 나만의 공간이었다. 천안아산역까지는 1명의 승객이 있기는 했지만 다른 객차에 타야하는 승객이 천안아산역의 환승 편의를 위하여 일부로 들어온 상황이었다. 해외에서는 객차에 혼자서 타고 간 경우가 꽤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거의 처음으로 생각된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에는 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어두웠지만 남쪽으로 가면서 해가 떠서 밖이 밝아지고 경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동대구역부터는 기존선을 달리면서 열차 속도가 떨어지고 곡선이 있어서 속도를 줄여서 가는 구간이 있어서 좀 더 경치를 보기가 좋아졌다. 미전역에서 미전선으로 분기되어서 경전선으로 들어섰다. 미전선 하행 선로는 고가로 있어서 경부선 복선 위를 넘어가서 호수와 철길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느린 경전선이라고는 하지만 이제는 개량이 되면서 이제는 경부선보다도 더 빠르게 달리는 철길로 바뀌었다. 중리역부터는 이전 경전선과는 경로가 약간 차이가 있어서 거리가 짧아졌다. 군북역을 지나서는 이전 경전선 철길이 옆으로 보이고 마을 주민들이 만들었다는 원북역이 보였다. 지금은 경전선이 이설되면서 대합실의 창문을 나무판으로 막아 놓았다.
진주역에서의 회차의 편의를 위하여 KTX 열차는 진주역 상행선 승강장의 선로로 들어가서 도착하였다. KTX가 운행하고 나서는 진주역은 처음 와 보았다. 이전에는 공사 중인 진주역을 온 적이 있으나(관련 글 보기) 그때와는 달리 진주역은 모두 완성되어서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진주역 승강장은 2면 4선으로 되어 있고 승강장 가운데에는 나무로 만든 지붕이 있다. 이전하기 전의 진주역 역시 나무로 된 지붕이 승강장에 있어서 양식은 일본식에서 한식으로 바뀌었지만 나무 지붕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진주역 이정표는 지붕에 붙어있다. 이전에는 창원 방면으로는 개양역이었으나 경전선이 개량되어서 진주역이 개양역 부근으로 이전하게 되고 간이역들이 없어지면서 반성역이 다음 역으로 바뀌었다.
승강장에는 의자가 놓여있고 LED전광판이 있다. 다만 다른 KTX 정차역과는 달리 냉난방이 되는 공간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KTX를 비롯한 많은 열차의 시발역이므로 바로 열차에 타게 되어서 필요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경전선은 진주역에서 끝나는게 아니고 하동, 순천, 보성을 거쳐서 광주까지 이어진다. 진주역 앞으로는 이번에 이설되면서 신설된 터널로 철길이 들어간다. 터널은 복선 규격으로 만들어졌지만 철길은 단선만이 있다. 터널에서 나오면 산강 마을(관련 글 보기)이 있고 여기서 이전 경전선 철길과 연결되면서 느릿느릿 운행하게 된다.
진주역에서는 화물 취급도 하는데 여객 승강장보다 높은 화물 승강장에도 나무로 된 고풍스러운 지붕을 달아 놓았다. 보통 화물 승강장은 지붕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여객 승강장과 비슷하게 단장하여 놓았다. 공사 중에는 지붕이 없고 고상홈이라서 광역전철을 염두하여 두고 만들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물론 나중에 필요하면 용도를 바꾸면 된다.
승강장에서 보는 진주역 건물은 크고 가운데에 연결 통로가 있다. 한옥 양식의 건물에 어울리게 역명판이 붙어있지 않고 궁서체로 된 글자로 직접 붙여놓았다.
진주역 승강장과 건물은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다. 지하도는 요즈음에 새로 만들어지는 역들과 별반 다른 점이 없다.
진주역 건물의 규모를 생각하면 대합실은 천장만 높고 면적은 크지 않은 편이다. 승강장과 연결되는 문 위에는 LED전광판이 설치되어 있고 매표소는 창구가 2개 있으나 하나만 사용하고 있다. 진주 부근에 공군부대가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국군철도수송지원반(TMO) 창구가 있다. KTX가 운행하는 역이기는 하지만 자동발매기는 설치되어 있지 않다.
대합실 중앙은 아무래도 천장이 높아서 냉난방을 하기에 효율이 떨어지므로 따로 냉난방이 되는 고객대기실을 갖추고 있다. 이전의 진주역에서는 없었던 매점이 있어서 간단하게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시내에 있었던 예전의 진주역과는 달리 이전한 진주역은 좀 외진 장소에 있기 때문이다.
진주역은 건물만 큰게 아니다. 왜 꼭 만들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광장도 크게 만들었다. 광장에는 꽃 무늬로 타일을 깔아놓고 물이 나올 수 있게 만들었다. 광장 주변에는 나무를 심고 의자가 있어서 앉아서 쉴 수 있게 하였지만 햇빛이 비치고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워서 사실 실용성은 전혀 없다. 게다가 승객들은 진주역 건물에서 나와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하여 걸어가야 하는데 지붕이 없기에 불편하다.
많은 사람들이 역이 외곽으로 이설되면 접근성이 불편해서 좋지 않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대도시가 아닌 경우에는 자주 운행하지 않고 우회를 많이하는 시내버스보다는 자가용을 많이 타기 때문에 오히려 자가용 운전자들에게는 외곽에 있는 주차할 공간이 충분히 있는 역이 더 낫다. 진주역 역시 이전하면서 주차장이 확장되었으나 연결 도로가 한산하여 불법 주차한 차량들이 많다.
진주역 광장 동쪽에는 정원을 조성하여 놓았다. 전통 양식으로 만든 담장에 키가 큰 나무를 심었다. 화물 승강장의 커다란 지붕과 잘 어울린다. 사진만으로 보면 커다란 지붕 아래에서 철도로 수송하기 위한 화물을 싣고 내린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듯 하다.
정원 옆에는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이 유료인 관계로 비어있는 자리가 많고 대신에 진주역으로 들어오는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한 차량들이 많다. 울산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진주역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주차장 입구 부근에는 화물을 싣은 차량이나 직원 차량이 들어가는 통로가 있다. 여기서도 진주역 화물 승강장에 있는 전통 양식의 지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화물 승강장에 저런 지붕이 있으면 기둥 때문에 화물 환적에 방해가 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진주역 광장을 지나면 택시나 시내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있다. 진주역이 이전하면서 택시도 역시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택시는 사실 건널목을 건너서 타게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택시가 더 많다.
진주역으로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순환버스인 131번과 132번 이외에는 배차 간격이 워낙 길어서 실제 이용하기는 어렵다. 순환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곳을 오갈 때에는 개양오거리에서 환승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진주시내버스의 노선도와 배차간격은 진주버스정보관리시스템(http://bis.jinju.go.kr )에서 조회할 수 있다.
진주역을 연결하는 도로는 포장까지 완벽하게 끝났다. 진주역 이외에는 다른 곳과는 연결되지 않기에 왕복 2차선 도로이지만 오가는 차량은 많지 않다. 경전선 이전에 따라서 폐역이 되어버린 개양역 건물이 나가는 길에 볼 수 있다. 진주역이 이전하였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개양역이 진주역으로 바뀌고 남강을 따라서 진주 시내를 돌던 경전선 철길이 폐쇄되면서 이전 진주역이 없어진 게 더 맞지 않을까?
이제는 KTX가 운행되면서 진주역으로 가는 건 더욱 가까워졌고 편리해졌다.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지만 접근성은 그다지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다. 경전선은 광양역까지 개량을 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부전-마산 간 복선전철과 중부내륙선이 개통된다면 진주의 관문이었던 과거의 영화를 다시 재현할 수 있지 않을까?
* 방문일 : 2013년 2월 2일
작성일 : 2013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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