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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에서 첫 기차를 타고 이양역에 내렸다. 공휴일이어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내리는 승객은 나 혼자뿐이고 타는 승객은 없다. 혼자서 내려서 나오니 커다란 역 구내가 부담스럽다. 기차는 천천히 출발해서 언덕을 올라간다. 다음 정차역인 명봉역으로 가려면 화순군에서 보성군으로 바뀌면서 산을 넘어가야 한다.



   이양역 승강장은 1면 2선이고 이외에도 유치선이 더 있으며 화물 승강장까지 있지만 현재는 침목만 있을 뿐 텅 비어 있다. 용산역을 오가는 무궁화호는 객차 6~7량이 연결되어 있기에 승강장이 길지만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지붕은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의자만 놓여 있다.



   이정표도 있던 걸 뽑아갔는지 하나만 남아 있는데 상태가 좋지 않다. 다음 역은 잘못 표기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잘 보이지 않게 가려놓았고 온통 낙서로 도배가 되어 있다.



   이양역 건물은 단층이지만 오래되지 않았다. 현재 건물은 1997년에 지어졌다. 그러나 건물 바깥으로 녹색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열차가 더 이상 정차하지 않는 무인역에서 볼 수 있는 시설이니 이양역에 여객 열차가 정차하는 건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좋지 않은 징조이다. 열차 교행 때문에 역 자체가 장부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폐역은 불가능하겠지만 여객이라도 타고 내리지 않으면 일반인에게는 역으로의 기능은 끝났다고 할 수 밖에 없다.



   2013년에 직원이 철수하면서 이양역은 무인역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나름대로는 화려하게 꾸며놓았고 화장실도 사용할 수 있지만 무인역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합실에는 의자는 겨우 2줄만 남았고 나머지는 텅 빈 공간이다. 벽에는 어린이들이 그려놓은 그림으로 단장하였고 여기서는 볼 수 없는 KTX 사진이 붙어 있다. 매표소는 이전의 나무판과는 달리 투명판으로 막아 놓아서 좀 더 세련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2016년부터는 이양역에는 명예역장이 배치되어 있으며 인근 직원이 있는 역으로 연락할 수 있는 전화가 설치되어 있다. 열차가 시각에 맞추어서 도착하지 않는다면 문의하여 보면 편리하다.



   이양역 대합실에는 팸플릿이 비치되어 있다. ‘이양역과 함께’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고 간단한 소개와 함께 대표적인 관광지인 쌍봉사가 나와 있다. 이양역을 중심으로 한 스카이뷰 지도가 있는데 지도에 먹거리에 해당되는 식당과 주요 볼거리를 좀 더 표시하여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면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이양역 건물 입구에도 철조망이 있고 일부만 개방되어 있다. 이양역을 이용하는 승객이 더 줄어든다면 이 철조망 안으로는 더 이상 들어갈 수 없게 닫히게 된다. 도로 교통의 발달과 짧은 배차 간격으로 광주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화순농어촌버스로 이양역의 상황은 좋지 않다.



* 방문일: 2016년 5월 6일
 작성일: 2016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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