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우리나라에서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웃 일본에서는 교통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대부분의 여행이 패스를 이용하고 있었고 패스를 사용하지 않는 날에는 승차권을 구입하였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승차권을 사용하나 교통카드를 사용하나 가격이 동일하고 교통카드를 사용한다고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일본에 살고 있다면 교통카드 포인트를 모아서 사용할 수 있겠지만 어쩌다 몇 번 사용해서는 포인트가 얼마 쌓이지 않는다.


   그런데 2014년 4월 1일에 일본에서 소비세(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에 해당)가 5%에서 8%로 인상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도쿄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수도권에 해당하는 칸토 지방[関東地方]의 운송사업자들은 교통카드로 운임을 지불할 때에는 1엔 단위의 운임을 설정하였지만 승차권을 구입할 때에는 1엔 단위에서 올림을 하여서 10엔 단위로 운임을 설정하였다. 회사에 따라서 거리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교통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0~9엔이 더 저렴해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 일본을 여행할 때에는 교통카드를 구입하여서 활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소액이라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신용카드 결제가 많지 않아서 교통카드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교통카드가 도시철도와 버스를 타는 것 이외에도 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하거나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결제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500원 이하가 동전이라서 동전의 활용도가 떨어지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의 5,000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 500엔까지가 동전이니 동전이라도 무시할 수 없다. 교통카드가 있으면 소액 결제가 가능하니 동전을 들고 다닐 필요가 줄어든다. 사실 나도 여행을 하면서 활용도가 극히 떨어지는 1엔과 5엔 동전을 가능하면 없애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국내에서는 일본의 교통카드를 구입하기가 어려우므로 일본에 입국해서 구입해야 한다. 나리타공항[成田空港, http://www.narita-airport.jp ]으로 입국하여서 공항제2빌딩역[空港第2ビル駅]으로 내려갔다.


   공항제2빌딩역에서는 JR동일본 이외에도 케이세이전철[京成電鉄, http://www.keisei.co.jp ]도 탈 수 있고 실제 승객은 케이세이전철이 더 많다. 케이세이전철에서는 파스모(PASMO, http://www.pasmo.co.jp )라는 교통카드를 발행하고 있고 JR동일본에서 발행하는 스이카(SUICA, http://www.jreast.co.jp/kr/pass/suica.html )와 사용할 수 있는 범위는 거의 비슷하다. 그렇지만 스이카는 2001년 11월부터 사용이 시작된 일본에서도 역사가 가장 오래된 교통카드여서 2007년 3월부터 사용을 시작한 파스모에 비하여 판매량이 2배 정도 많다. 또한 스이카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할인승차권에 포함되어서 판매되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이카를 사려고 하였다.

 

 


   그런데 JR동일본에서는 나리타익스프레스 승차권을 파는 자동판매기만 잔뜩 있고 스이카나 보통승차권을 판매하는 자동판매기는 보이지 않는다. 개찰구 쪽으로 가니 자동발매기 2대가 벽 안으로 숨어 있다. 이중에서 오른쪽에 있는 자동발매기(다기능발권기)에서만 스이카 발매가 가능하다. 충전이나 승차권 구입은 2대 모두 가능하다.


   스이카 한글 홈페이지에는 무기명(이름이 적히지 않은) 스이카에 대해서만 설명이 되어 있지만 스이카는 3가지 종류가 있다. 무기명 Suica와 이름이 적힌 My Suica 그리고 Suica정기권이 있다. 일본에서 출퇴근을 하는게 아니니 정기권은 필요없고 My Suica를 구입하였다. My Suica는 만일 분실을 하더라도 수수료를 내고 재발행을 할 수 있다. 다만 간단히 개인정보(이름, 생년월일, 성별, 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하므로 시간이 좀 걸렸다.

 

 


   일본어로 내 이름이 적힌 스이카와 함께 영수증을 받았다. 디자인은 매우 단순한데 정기권을 추가하는 경우에 정기권을 사용하는 날짜와 구간이 카드에 찍히므로 잘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스이카의 주인공은 오른쪽 아래에 있는 펭귄으로 광고에서는 물론 스이카를 홍보할 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펭귄이니 날지는 못하고 뒤뚱뒤뚱 걷는데 소시지를 매우 좋아한다. 도쿄역에는 스이카 펭귄 기념품 판매점인 펜스타(Pensta)가 있고 도쿄 이케부쿠로[池袋]에 있는 메트로폴리탄호텔(ホテルメトロポリタン, Hotel Metropolitan, https://ikebukuro.metropolitan.jp )에는 스이카의 펭귄이라는 주제로 펭귄 그림으로 가득한 방이 있을 정도이다.

 

   정작 구입한 스이카는 패스를 사용하지 않는 첫 날과 마지막 날 이외에는 기차를 탈 때에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잔돈을 꺼내기 귀찮아서 물품 구매시에 많이 사용하였다. 심지어 나리타공항 면세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스이카를 사용한 내역은 역에 있는 자동발매기에서 조회할 수 있고 인쇄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공간의 한계가 있는지라 자세히는 나오지 않고 날짜와 잔고의 내역만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교통카드는 인터넷에서 날짜와 시각까지 자세히 나와서 무언가 부실한 느낌이 든다.

 

 


   덕분에 이번 여행에서는 자동판매기에서도 사용할 수 없는 1엔과 5엔 동전을 모두 없애는데 성공하였다. 다음에는 충전을 좀 더 많이해서 동전 사용을 더 줄이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완전히 사용하지 않고 다닐 수는 없겠지만.


* 작성일 : 2014년 5월 14일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