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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여행을 하면서 보통은 외국인 전용 패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리나라에서 교환권을 구입하여서 현지에서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에서 구입하더라도 현금으로 지불하였다.

 

   일본에서는 인건비 절약을 위하여 매표소 창구를 없애고 자동발매기만이 있는 역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다행인 점은 이전에는 철도 승차권 구입에 거의 불가능하였던 신용카드가 최근에 와서 점점 가능한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승객이 많은 일부 역에는 신용카드 전용 자동발매기까지 설치되었다. 신용카드 전용 자동발매기가 많은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달랐지만 점차 바뀌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는 자동발매기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여행하는 동안에 여러 역에서 자동발매기를 사용하였지만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 모두 사용이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현금으로 승차권을 구입한 적이 매우 드문데 일본은 신용카드를 사용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기기의 차이 때문인지 발권을 시도한 자동발매기 중에서 하나가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었다. 다른 자동발매기와는 차이가 있어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JR동일본(http://www.jreast.co.jp )에서는 특급과 신칸선의 지정석은 물론 각종 할인승차권까지 구입할 수 있는 창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느 정도 가능한 지정석권매기(指定席券売機, 시테이세키켄바이키)라는 자동발매기가 있다. 이게 설치되면서 규모가 작은 역이나 지정석 수요가 많지 않은 역들은 창구를 없애기도 하였다. 료모선[両毛線]의 아시카가역[足利駅] 역시 2006년에 창구가 폐지되었고 발권기로 대신하여 오다가 2013년에 현재의 지정석권매기가 설치되었다. 승하차인원은 인근의 토부철도[東武鉄道, http://www.tobu.co.jp ] 아시카가시역[足利市駅]과 비슷하지만 아시카기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지정석이 있는 열차가 없어서 발권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지정석권매기 위에는 가능한 업무가 나와 있다. 침대권, 버스지정권, 단체승차권, 렌트카권의 발매는 되지 않고 환불도 할 수 없다. 다만 직원이 없는게 아니라 개찰구에는 직원이 있어서 직원에게 요청하면 가능하다. 결국 승차권 발매를 직원이 해 주지 않고 승객이 직접 기계를 조작하여 하되 직원은 필요한 경우에만 도와주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도 도시철도나 광역철도에서는 이미 이런 방식이 정착되었다.

 

 


   이 역의 지정석권매기에는 화면의 오른쪽 위에 ‘한국어’라는 표시가 있었다. 영어가 지원되는 자동발매기는 흔하지만 한국어가 되는 건 JR에서는 처음 보았다. 최신 MV50型 자동발매기이다. 일단 눌러 보았다.

 

 


   일본어 초기 화면에서는 다양한 기능이 있었는데 한국어를 누르는 순간 지정석과 자유석으로 단순화되었다. 영어나 중국어에서도 마찬가지로 기능이 제한되어 있다.
 

 

 

   지정석을 누르면 가능한 열차의 지정석이 표시된다. 신칸선[新幹線]과의 환승까지도 있다.

 

 


   여기서 ‘재래선 지정석’을 선택하여 보았다. 일본에서는 특급 열차의 애칭이 있지만 지정석권매기에서는 애칭이 아니라 갈 수 있는 목적지를 표시하고 있으며 한글이 아니라 영어로 행선지가 나와 있다. 여기서 해당 특급 열차를 선택하면 출발지와 목적지를 선택하고 이어서 날짜와 시각을 선택하여서 승차권과 특급권을 구입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에게 필요한 건 할인승차권이었다. 할 수 없이 일본어 메뉴로 돌아가서 할인승차권을 의미하는 일본어인 오토쿠나킷푸(おトクなきっぷ)를 선택하여서 휴일오데카케패스(休日おでかけパス, 큐지츠오데카케패스)를 구입하였다. 휴일오데카케패스는 도쿄와 근교 지역의 JR동일본 노선의 보통이나 쾌속 열차를 하루 동안에 자유롭게 탈 수 있다. 이름처럼 휴일인 토, 일, 공휴일에만 사용할 수 있지만 골든위크, 여름 휴가 기간, 연말연시에도 사용할 수 있다. 신칸선, 특급, 급행, 그린샤 등은 운임만이 유효하므로 추가로 해당 특급권이나 그린샤권 등을 구입하면 승차할 수 있다. 아쉽게도 JR동일본의 한글 홈페이지에는 나오지 않고 일본어 홈페이지에만 소개되어 있다(일본어 설명 보기).

 

 

 

   이 승차권에서 사용하는 건 1장뿐이다. 다만 승차권의 공간이 좁아서 안내는 따로 길게 나오는 종이가 따라온다. 신용카드로 구입한 승차권이라서 금액 아래에 ‘C制’라는 표시가 있다.

 

 


   일본에서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영수증과 별도로 신용카드이용표(クレジットカードご利用票)를 주는 경우가 많다. 승차권의 경우도 이것이 따라오는데 매표소에서 구입하는 경우에도 같은 방식으로 준다. 과거에는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이 모두 표시되었으나 현재는 번호 대부분은 X로 표시되어서 정보가 유출되는 걸 막고 있다.

 

 


   자동발매기에서 승차권을 구입할 때에는 선택 사항으로 영수증을 인쇄할 수 있다. 영수증에도 신용카드로 결제하였다고 표시되어 있고 세무서에 신고하는 인지세까지 있다고 한다.

 

 


   이 승차권을 들고 하루 동안에 도쿄와 근교를 자유롭게 오갔다. 특급이나 신칸선은 추가 비용이 들어가므로 이용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외국인 전용이 아니라서 자동개집표기를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외국인 전용 승차권은 직원이 있는 개찰구만 지나갈 수 있어서 항상 직원이 있는 개찰구를 찾아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승객들 때문에 기다리기도 해야 하지만 이건 그냥 자동개집표기에 넣으면 마음대로 나갔다가 들어갈 수 있다. 도쿄에서 하루 동안의 자유 시간이 있다면 편리한 승차권이다. 다만 그게 주말이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 작성일 : 2014년 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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