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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짧은 등산, 보다는 산책을 하여 고자이쇼다케 정상에 갑니다. 돌아올 때에는 리프트를 타고 온답니다.

 

 

 

 


38. 1월 29일 - 시가현[滋賀県]과 미에현[三重県]의 경계인 고자이쇼다케[御在所岳] 정상

 

   로프웨이에서 내린 산쵸[山頂]역은 식당, 다방, 매점 등 여러 편의 시설이 있었다. 물론 모든 물건을 로프웨이로 운반하여야 하므로 시중보다는 가격이 비쌌다. 특이한 점은 산 위에서 다니기 편하도록 무료로 장화를 빌려주고 있었다. 나는 그냥 계속 운동화를 신고 가기로 하였지만 친구는 여기서 장화로 갈아 신었다. 이곳은 점심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로 매우 혼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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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까지 왔으니 고자이쇼다케의 정상까지는 가 보아야 한다. 물론 로프웨이로 780m를 순식간에 올라와서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힘들게 올라오는 일반 등산과는 약간 의미가 다르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오기가 쉬운 곳은 아니다.

 

 

   밖으로 나가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매우 춥기 때문에 가방 안에 있던 목도리와 장갑을 꺼내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눈이 거의 오지 않는 따뜻한 곳만을 다니므로 사실은 필요하지 않지만 고자이쇼다케 정상 구간 때문에 준비하였다. 역시 밖으로 나가니 공기부터 차가왔다. 길은 모두 눈으로 덮혀 있었다. 약간 내려가니 바로 등산로가 보였고 고자이쇼다케를 중심으로 하는 스즈카산맥[鈴鹿山脈]의 봉우리들이 보였다. 모두 눈으로 덮혀 있어서 설산이었다. 로프웨이를 타고 온 미에현 방면은 보이지 않고 나머지는 산들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정상 아래로는 스키장과 눈썰매장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었다.

 

 

   이미 정상의 위치는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가는 일만 남았다. 그렇지만 실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스키장과 눈썰매장을 피하여 나 있었다. 중간에 스키장의 입구에 가니 건물이 있고 여기에는 눈과 얼음이 쌓여 이게 원래 무엇이었는지 파악하기가 힘든 쥬효[樹氷]이 있었다. 겨울의 고자이쇼다케의 상징이자 기념 촬영의 장소이다.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하여 줄을 서서 기다렸다.

 

 

   사진을 찍고 다시 등산로를 따라서 정상으로 향하였다. 길은 눈으로 덮혀 있어서 매우 미끄러웠다. 친구는 장화로 갈아신어서 미끄러지지 않고 성큼성큼 갔지만 운동화에 아이젠도 없는 나는 조심조심 한 걸음씩 나아갔다. 대학교에 다닐 때에는 운동화만 신고 한겨울에 지리산, 속리산, 설악산을 등반한 적이 있었지만 그에 비하여는 매우 평탄한 등산로였다. 다만 산을 내려간 후에도 계속 여행을 해야 하는 관계로 신발 안에 눈이 들어갈까 두려웠다.

 

   로프웨이에서 내려서 걸어서 약 25분. 우리는 고자이쇼다케의 정상인 잇토삼카쿠텐[一等三角点]에 도착하였다. 정상에는 사진과 같이 정상임을 알려주는 나무로 된 안내판이 있고 그 둘레에는 원형으로 만들어서 보호하고 있었다. 실제로는 정상 부근에는 동심원 모양으로 계단이 있지만 이 당시에는 눈으로 덮여 있는 관계로 정상 안내판 이외에는 알 수 없었다.

 

 

   고자이쇼다케의 정상인 잇토삼카쿠텐은 해발 1211.95m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주요 산들과 비교하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특별히 힘을 들이지 않고 로프웨이를 이용하여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곳은 미에현[三重県]과 시가현[滋賀県]의 경계이기도 하다. 고자이쇼다케는 물론 스즈카산맥은 북쪽에서 남쪽까지 모두 현의 경계에 걸려 있다. 현재도 그렇지만 이 산맥은 오사카를 포함하는 칸사이[関西] 지역과 나고야를 중심으로 하는 츄부[中部] 지역으로 나누어 놓는다. 교통 상으로는 이 산맥 때문에 토카이도본선[東海道本線]과 토카이도신칸선[東海道新幹線]은 상대적으로 낮은 세키가하라[関ヶ原] 쪽으로 넘어가서 마이바라[米原]를 경유하여 교토와 오사카로 가게 된다. 약간 북쪽으로 돌아서 가는 셈이다. 킨테츠의 경우에도 스즈카산맥을 통과하기 위하여 길이가 5652m인 신아오야마터널[新青山トンネル]이 있다. 킨테츠 오사카선에서 가장 복선화가 늦게 된 구간이다. 킨테츠 노선은 고자이쇼다케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는 남쪽에 있다. 과거 토카이도신칸선의 경우에는 나고야와 오사카를 직선으로 통과하는 고자이쇼다케 부근을 통과하려는 계획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산맥을 지나는 장대터널을 만들기 어려웠고 도쿄올림픽 이전에 개통해야 하는 관계로 공사기간도 부족하였다. 또한 마이바라에서 호쿠리쿠[北陸] 지역으로의 환승을 고려하여 현재의 노선으로 만들어졌다.
  
   정상 부근에는 스키장과 눈썰매장과는 달리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대부분이 등산객이었다. 주변으로는 많은 산들이 보였다. 마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가현과 미에현의 경계이지만 시가현 쪽은 계속 산들로 이어져 있어서 실제 이쪽에서 올라오거나 내려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다. 지도상으로 보아서는 거의 하루 이상 등산을 해야 할 정도로 산지가 넓다.

 

 

   이제 다시 되돌아간다. 다시 등산로를 따라 내려갈 수도 있지만 소요시간을 줄이기 위하여 리프트를 타기로 하였다. 리프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와이드산산선프리킷푸[ワイド3·3·SUNフリーきっぷ]로 탈 수 없으므로 자판기에서 승차권을 구입하였다. 승차권이지만 일본의 로컬선이나 버스를 탈 때 뽑는 세이리켄[整理券] 같이 생겼다.

 

   리프트는 의자 위에 앉아서 이동하는 케이블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우리나라에도 스키장이나 에버랜드에 설치되어 있는데 약간 다른 점이라면 이건 작은 의자 하나뿐이라서 1명만이 앉을 수 있다. 리프트 타는 곳에서는 직원 1명이 의자에 묻은 눈과 얼음을 걸레로 깨끗이 닦고 있었다. 우리는 의자에 앉았고 리프트는 출발하였다.

 


No. 40 리프트편 : 쵸죠[頂上] 13:40→로프웨이(ロープウエイ) 13:48
리프트 길이 : 500m, 요금 : ¥300, 운영회사 : 고자이쇼로프웨이주식회사[御在所ロープウエイ株式会社]

 


   리프트는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등받이도 없는 의자이다. 눈이나 비가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의자도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쵸죠를 출발하면 내리막이다. 반대로 올라가는 쪽에는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리프트의 속도는 거의 걸어가는 속도이지만 그래도 눈길을 걷는 것보다는 빠르다.

 

   리프트는 중앙까지는 내려가다가 카모시카(カモシカ)역을 통과하면 다시 올라가서 로프웨이역에 도착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고자이쇼 산정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좋다. 왼쪽으로는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스키장은 비록 크지는 않지만 미에현 주민들이 나가노 지역까지 가지 않고도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중간에는 카모시카역이 있다. 카모시카는 영양(羚羊)이다. 토호쿠 지역에서는 특급 열차의 애칭으로도 쓰이고 있다. 이곳에는 니혼카모시카센터(日本カモシカセンター)가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영양 전문 동물원으로 영양에 대한 자료들을 전시하여 놓았다. 현재는 시설이 노령화되어 2006년 11월 30일 문을 닫았다. 시간상 우리는 이곳은 구경을 하지 않았다.

 

 

   카모시카역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오르막이다. 그렇지만 걸어 가는 것이 아니고 리프트에 앉아 있으면 약간 흔들거리지만 천천히 올라간다.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여 아래에는 나무로 계단이 있다. 혹시 의자에서 떨어져도 바로 밑에 나무로 된 계단에 내리게 된다.

 

   이렇게 하여 다시 로프웨이 타는 곳에 도착하였다. 친구는 장화를 벗고 다시 원래 신발을 신고 우리는 돌아가기 위하여 줄을 섰다. 오후가 되면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줄을 서 있고 반대로 올라오는 사람들은 적었다.

 

 

 

 


   다음으로는 '특수 협궤가 있는 킨테츠욧카이치[近鉄四日市]역으로 복귀'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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