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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버스를 타고 목적지인 타이중역에서 내렸습니다. 밤 늦은 시간이지만 역을 보지 않을 수 없죠. 타이중역을 한 번 살펴본 후에 오늘 일정을 끝냅니다.

 

 

 

 

 

6. 5월 23일 - 철도 모형이 전시되어 있는 타이중역[台中車站]

 

   걸어서 1분도 안 되어서 타이중역[台中車站]의 모습이 보였다. 밤이지만 역의 모습은 뚜렷이 볼 수 있었다. 중국도 그렇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와는 달리 역(驛)이라고 하지 않고 춰짠[車站]이라고 부른다. 기차를 훠춰[火車]라고 하므로 훠춰짠[火車站]이라고도 한다. 타이완에서 기차에 해당되는 한자인 지춰[汽車]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도로 곳곳에 ‘汽車’를 볼 수 있다. 이런 단어 몇 개만 보아도 우리나라는 일본과 가까운 나라라는 게 분명하다.

 


   한산한 주변과는 달리 역에는 대합실은 물론 승강장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승강장에는 하교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교복을 입고 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타이완의 역의 특징으로는 작은 규모의 간이역을 제외하고는 개표구와 집표구가 항상 분리되어 있다. 집표구는 건물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직원에 의한 개집표 통로와 자동개집표기가 같이 있다. 그 이유는 다음에 설명하겠지만 자기 기록이 있는 승차권과 그렇지 않은 승차권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자동개집표기는 일본에서 본 것과 비슷하게 생겼다.

 


   역의 대합실 안으로 가 보았다. 한자는 우리나라와는 달라서 아래의 영어가 없으면 위치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들어가는 길목에는 자동발매기가 있었다. 모양으로 보아서는 매우 단순해 보였다. 이 자동발매기로는 좌석이 지정되지 않는 단거리 승차권만 살 수 있다. 조작 방법 역시 영어로도 같이 적혀 있어서 중국어를 몰라도 표를 살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왼쪽으로는 매표소가 있고 오른쪽에는 개표구가 있었다. 매표소는 밤 늦은 시간이라서 일부만이 열려 있었다. 개표구에는 직원이 있는 곳과 자동개집표기가 있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정기권과 자기가 기록된 승차권만 자동개집표기를 통과할 수 있다.

 

 

   역의 한 쪽에는 열차 모형 및 철길이 있는 지형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새마을호급인 쯔장하오[自强號]에서부터 무궁화호급인 쥐광하오[莒光號]를 비롯하여 디젤기관차와 전동차까지 전시되어 있었고 사진과 설명이 같이 있었다. 비록 중국어라서 읽을 수는 없지만.

 


   역의 한쪽 끝에는 다른 종류의 자동발매기가 있었다. 영어를 번역하면 ‘다기능자동발매기’인데 좌석 지정 승차권의 발매가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예매 및 타역발 승차권도 살 수 있다. 신용카드와 일부 체크카드만 가능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현금으로도 승차권을 살 수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자동발매기 앞은 매표소에 비하여 한산한 편이어서 많이 이용하였다. 영어로도 같이 나와서 중국어를 몰라도 쉽게 승차권을 살 수 있다.

 


   이 역에는 운행하지 않지만 2007년부터 새로 운행하는 틸팅열차인 타로코호[太魯閣號]의 포스터도 붙어 있었다. 지금 시간대에서는 문을 닫았지만 가게에서는 타로코호를 이용한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런 것들을 보면 뜻을 알기가 어려워진 한자로만 글자만 바뀌었을 뿐 곳곳에 철도에 관련된 포스터와 모형이 있어서 이곳이 일본의 어느 역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었다. 타이완의 첫 날이지만 타이완인들의 열차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밤이 늦어 오늘은 이것으로 일정이 끝났다. 역 주변에서 숙소를 찾았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역을 중심으로 숙소가 많이 있는데 가격은 300元에서 1,000元까지 다양하다. 너무 저렴하면 시설이 엉망이라서 불편하므로 궁리하다가 530元인 호텔에 투숙하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5,090원 정도라서 그런지 역시 내부는 일본의 비즈니스호텔보다도 수준이 떨어졌다. 씻고 잠만 자면 되고 필요한 것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약하기는 하지만 중앙 냉방이 되어서 땀이 나지도 않는다.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와 홍차를 먹고 타이완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다음으로는 '타이충역[台中車站] 앞의 아침 풍경'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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