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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이번 편부터는 타이완이 나옵니다. 흥분되기도 하였지만 익숙하지 않은 중국어 때문에 생각보다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더군요. 중간중간에 짧은 지식이지만 타이완에서 쓰이는 중국어의 표현도 알려드리면서 이해를 돕겠습니다. 저도 공부를 하고요. 그리고 요즈음에는 인터넷 덕분에 중국어의 골치거리인 성조도 포털의 사전에서 소리로 들려주더군요.

 

 

 

 

 

4. 5월 23일 - 비행기를 타고 타이완타오위앤국제공항[台灣桃園國際機場]으로 가서 입국

 

   비행기의 조명이 꺼지고 천천히 활주로를 향하여 이동하였다. 그 사이에는 비상 탈출 요령이 방송되었다. 비행기는 날아갈 때에는 부드럽게 가지만 지상을 갈 때에는 울퉁울퉁하면서 천천히 간다. 공항의 끝으로 가서 잠시 기다리다가 17:55에 드디어 이륙을 위하여 가속하였다. 사뿐히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No. 3 비행기편 : 서울(인천) 17:39→타이페이[台北](타오위앤[桃園]) 18:58
편명 : 타이항공 TG635, 거리 : 1,473km, 기종 : Boeing 777-300

 


타이완은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여기서부터는 타이완 시간을 적용한다.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어서 안정적으로 가면서 승무원들이 바빠졌다. 기내식이 나누어주는 시간이다. 기내식은 쇠고기와 해물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쇠고기를 선택하였다. 이전에 타이항공의 기내식은 동남아 특유의 향료가 많이 들어있어서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과연 그런지 호기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받은 기내식은 내가 먹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실어서 그런지 김치와 고추장볶음까지 있었는데 이들이 없어서 충분히 먹을 수 있었다. 밥은 갈비에 소스가 들어간 덮밥인데 다른 음식과는 달리 따뜻하게 데워져서 먹기에 좋았다. 도중에 음료수도 승무원들이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오렌지주스를 달라고 하였다. 사실 미리 인터넷으로 기내식을 살펴보았다. 바로 다음의 세계엔에 ‘세계의 기내식이란 게시판이 있어서 항공사 이름만 넣으면 네티즌이 찍은 기내식 사진을 볼 수 있다. 기내식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싣는다. 그러다보니 타이의 맛이 안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년에 젠닛쿠[全日空, All Nippon Airways (ANA)]를 탔을 때에는 한일 항로 중 가장 싼 항공료였지만 기내간식 수준이라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밥을 먹으니 무언가 제대로 비행기를 탄 느낌이 난다.

 

   기내식은 다 먹었고 타이페이에 내리는 승객들을 위하여 타이완 입국신고서를 나누어준다. 나도 하나 받아서 빈 자리를 채워나간다. 일본과 마찬가지고 타이완도 영어 또는 한자로 적으면 된다. 음료수는 계속하여 마실 수 있는데 중국차도 받아서 마셨다. 뜨거운 차에 레몬 비슷한 과일 조각이 들어가 있다. 처음 마실 때에는 느낌이 나지 않았는데 점점 시다. 잘 저어주지 못해서인지 아래로 내려갈수록 신맛이 강하다. 오렌지주스도 한 번 더 마셨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던 것과는 다른 맛이 난다. 자몽이 섞었는지 독특한 신맛이 난다.

 

 

   이제 비행기의 조명은 꺼지고 조용해졌다. 나는 워낙 음료수를 많이 마셔서 화장실을 가야 했다. 통로 측 좌석이라서 바로 나올 수 있었다. 비행기 중앙에도 화장실이 있지만 뒤쪽에 많이 있었다. 화장실은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평범하다. 화장실로 가는 도중에 창문을 통하여 밖을 볼 수 있었는데 비행기는 구름 위로 날고 있었고 태양은 지평선 위에 있었다. 일본의 오키나와[沖縄]는 구름에 가려서 볼 수 없었다.

 

   30분 정도 조용히 가다가 안내방송이 나온다. 타이페이에 도착하고 있다고 한다. 안전벨트를 확인하고 내 좌석을 정리하였다. 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더니 사뿐히 착륙한다. 속도를 줄인 비행기는 천천히 공항 건물로 이동한다. 인천공항과는 달리 금방 터미널에 도착하여 비행기와 연결된다.

 

   이 비행기는 방콕이 종점이다. 그러면 방콕으로 가는 승객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일단 비행기로 나가서 기다리다가 다시 타는지 아니면 비행기에 앉아있으면 되는가? 답은 전자였다. 비행기에서 나오면 승무원이 방콕으로 가는 승객은 무언가 하나를 주고 출국장 대합실로 가게 된다. 나는 이곳이 목적지이니 입국 수속을 밟으면 된다.

 

 

   입국장으로 가는 길은 걸어서 좀 가야 한다. 중간에는 환전을 위한 은행과 면세점이 있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었다. 입국심사장은 타이완 국민과 다른 외국인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적게 서 있는 줄에서 나의 순서를 기다렸다. 별건 아니지만 은근슬쩍 긴장되는 순간이다.

 

 

   나의 순서가 되어서 입국신고서와 여권을 제시하였다. 일본에 입국을 할 때마다 심사관이 귀찮게 굴어서 이번에는 무슨 질문을 할까 궁금하였다. 그렇지만 나의 예상과는 달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30일 체류 도장을 찍어주었다. 참고로 타이완은 대한민국 국민이 관광 목적으로 입국할 때에는 30일까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무비자 입국의 경우에는 타이완에서 연장되지 않으므로 30일 이상 체류할 때에는 우리나라에 있는 주대한민국 타이완대표부에서 비자를 받아야 한다. 참고로 대부분의 국가가 그렇듯이 우리나라도 타이완과 국교가 성립되어 있지 않다.

 

 

 

   입국도 무사히 했으니 가방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부터 나의 한자 실력을 테스트당한다. 항공회사 이름이 모조리 한자로 나와 있다. 타이항공은 어느 것일까? 타이(Thai)를 한자로는 태국(泰國)이라고 하니 태국항공은 태항(泰航)이 된다. 항공사 코드와 편명을 보니 맞다. 일본이야 외래어를 카타카나로 표시할 수 있지만 한자만 쓰는 타이완은 그럴 수 없으니 비슷한 음이나 뜻을 가진 한자로 표기해야 한다. 다니면서 황당한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런 걸 볼 때마다 나는 세종대왕께 감사를 드렸다. 한글이 없었으면 우리도 지금도 한자를 쓰던지 아니면 표음문자로 일본어를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가방도 찾고 입국장을 빠져 나왔다.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한 후 약 23분이 걸렸다. 그런대로 빠르게 빠져나왔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인천공항에 비하여는 한산해서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타이중[台中]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다음으로는 '타이완타오위앤국제공항[台灣桃園國際機場]에서 타이중[台中]으로 이동'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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